“이슬라믹 지하드 거라던데”…‘로켓 오발’ 감청주장

오주환 2023. 10. 18.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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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IDF)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알아흘리 병원 폭발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이슬라믹 지하드의 로켓 오발사고라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음성을 18일(현지시간) 공개했다.

해당 음성은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팔레스타인의 또 다른 무장단체 하마스의 첩보원들이 거론한 '오발' 내용을 감청, 녹취한 것이라고 이스라엘군은 주장했다.

하가리 소장은 또 알아흘리 병원 폭발이 이슬라믹 지하드의 로켓 오발 때문이라는 기존의 주장을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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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병원 폭발이 이슬라믹 지하드의 로켓 오발 때문이라며 이스라엘군이 공개한 영상. X(옛 트위터) 캡처


이스라엘군(IDF)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알아흘리 병원 폭발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이슬라믹 지하드의 로켓 오발사고라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음성을 18일(현지시간) 공개했다.

해당 음성은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팔레스타인의 또 다른 무장단체 하마스의 첩보원들이 거론한 ‘오발’ 내용을 감청, 녹취한 것이라고 이스라엘군은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우선, 수백명이 사망한 폭발이 벌어진 알아흘리 병원에 자국군의 공습 흔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브리핑에서 폭발 전후 가자시티 알아흘리 병원 상공에서 촬영한 영상과 사진 등을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고 BBC 등이 보도했다.

하가리 소장은 “이스라엘군의 공습 때문이라면 현장에 공습에 의한 구덩이나 건물에 구조적인 손상이 있었을 것”이라며 “그런 흔적을 발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병원 벽도 그대로 있다”며 손상된 곳은 병원 밖 주차장뿐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군이 공개한 영상과 사진에는 알아흘리 병원 주차장이 불에 타는 장면이 담겼을 뿐 병원 건물은 심한 손상이 없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병원 폭발이 이슬라믹 지하드의 로켓 오발 때문이라며 이스라엘군이 공개한 영상. X(옛 트위터) 캡처


하가리 소장은 또 알아흘리 병원 폭발이 이슬라믹 지하드의 로켓 오발 때문이라는 기존의 주장을 반복했다.

그는 전날 오후 6시59분쯤 이슬라믹 지하드가 병원 인근 묘지에서 10여발의 로켓을 발사했으며 이와 동시에 가자시티에 있는 병원에서도 폭발이 있다는 보고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마스도 이를 알고 있으면서 이스라엘군의 책임으로 돌리고, 폭발로 인한 사상자 수를 부풀렸다고 비난했다.

하가리 소장은 이슬라믹 지하드 대원들이 로켓 발사 실패에 대해 대화하는 감청 정보도 있다고 주장했으며, 이런 분석 결과를 미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과도 공유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군이 하마스 첩보원들을 감청한 내용이라며 공개한 음성. X(옛 트위터) 캡처


이스라엘군은 이후 X(옛 트위터) 공식 계정을 통해 폭발 당시 확보했다는 ‘하마스 첩보원 간의 감청 음성’을 공개했다.

대화 녹취를 들어보면 대원 A가 “미사일이 이렇게 떨어지는것은 처음 본다”고 말하자 B는 “이건 이슬라믹 지하드 것이라던데”라고 답한다.

A가 “뭐라고, 이게 우리가 쏜 거라고?”라고 놀라 되묻자 상대는 다시 “그런 것 같아”라고 대꾸한다.

“누가 그러더냐”라고 재차 캐묻는 질문에 B는 “미사일 파편을 보면 이스라엘 것이 아니라 이쪽 지역 것처럼 보인다고 한다”고 설명한다.

잠시 침묵이 이어진 후 B가 “하지만 신이시여, 왜 이게 다른 데에서 폭발하지 않았을까”라고 한탄하자 A는 그새 다른 곳에서 정보를 입수한 듯 “병원 뒤 묘지에서 이걸 쐈고, 오발로 거기에 떨어졌다고 한다”고 덧붙인다.

다시 침묵이 이어진 후 오발 장소와 관련한 대화가 몇 차례 오가다가 대화가 종료된다.

이날 이스라엘을 찾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나 “병원 폭발은 다른 쪽 소행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전날 오후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의 알아흘리 병원에서는 대규모 폭발로 민간인 수백명이 숨졌다.

이를 두고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최소 500명이 숨진 “끔찍한 학살”이자 “명백한 전쟁 범죄”라고 비난했지만, 이스라엘은 이슬라믹 지하드의 로켓 오발사고라며 책임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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