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호, 플레잉코치 거절 이유 "선수면 선수, 코치면 코치…확실한 게 좋아" [현장인터뷰]
(엑스포츠뉴스 용산, 나승우 기자) 이번 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한 대구FC 레전드 '태양의 아들' 이근호가 최원권 감독의 제안에도 플레잉코치는 하지 않겠다고 결심한 이유를 밝혔다.
2023시즌 K리그1 파이널라운드를 앞두고 18일 서울 용산구 나인트리 프리미어 로카우스 호텔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파이널라운드 미디어데이'에서 파이널A(상위 스플릿)에 진출한 6개 구단(울산 현대, 포항 스틸러스, 광주FC, 전북 현대, 대구FC,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 주장들이 파이널 라운드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이날 울산은 홍명보 감독과 김기희, 포항은 김기동 감독과 김승대, 광주는 이정효 감독과 안영규, 전북은 발레리우 보르디아누 수석코치와 김진수, 대구는 최원권 감독과 이근호, 인천은 조성환 감독과 오반석이 참석했다.
대구 레전드 이근호는 이번 시즌이 현역 마지막 시즌이다. 지난 16일 대구는 구단 SNS를 통해 이근호의 은퇴 소식을 알렸다. 이근호도 "대구에서 은퇴하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 프로 무대에 입성해 20년이라는 긴 시간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대구 가족과 함께하는 지금 이 순간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아직 5경기가 남은 만큼 최선을 다해 뛰고 웃으며 마무리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이근호는 본 행사 전 취재진과 만나 은퇴를 결정하게 된 과정과 이유를 설명했다.
먼저 이근호는 "솔직히 시즌 시작 전까지만 해도 대구의 평가는 강등 아니면 하위권이었다. 그 예상을 깨기 위해 열심히 해 왔고, 초반 어려움을 잘 극복해서 여기까지 왔다"면서 "남은 경기에서 더 죽어라 뛰어야 된다고 선수들을 압박할 생각이다. 그럼 선수들이 한 발 더 뛰고 잘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은퇴를 결정한 후 최원권 감독과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묻자 "원래 은퇴 결정을 6월에 했다. 그 때 말씀을 드렸더니 계속 만류 하셨다. 감사하게도 내년 시즌까지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은퇴를 갑자기 결정한 건 아니어서 그 부분은 좀 고사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3번인가 계속 거절하셨다. 그런 부분도 너무나 죄송하지만 마지막에 받아주셔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마지막을 더 열심히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은퇴를 결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갑자기 결정한 건 아니었다. 내 나름대로 계획을 세웠고,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도 생각했다. 올 시즌 초반 세징야 선수가 다치면서 경기를 좀 많이 나가긴 했다. 선수들이나 감독님도 몸 상태가 작년보다 좋다고 이야기 할 정도였는데 오히려 이 때 은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때가 6월이었고, 먼저 감독님을 찾아가 말씀 드렸다. 감독님께선 '아직 너무 이르다. 시즌이 한참 남았으니 좀 더 생각 해봐라'고 한 번 고사를 하셨다. 감독님이 워낙 확고하셨기 때문에 이제 구단에도 어느 정도 이야기를 해놨다. 감독님은 계속 '10월, 11월에 이야기하자' 그러셔서 너무 감사했지만 계속 은퇴 이야기를 하는 게 죄송하기도 했다"며 "4번째 찾아갔더니 그때는 받아주셔서 은퇴를 선언하게 됐다"고 은퇴 결정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은퇴 후 계획은 구체적으로 세우지 않았다고 밝힌 이근호는 가장 중요한 게 육아라고 말했다. 이근호는 "프로축구선수협회장은 후임을 찾을 때까지 역할을 계속해야될 것 같다. 일단 지금 논의 중이긴 하다. 제일 첫 번째는 육아다. 너무 사랑스러운 아이가 태어나 있는 게 감사하다. 이제 그 곁에서 조금 많이 케어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는 지도자 라이선스를 무조건 따야 된다. 올해 못 땄기 때문에 내년에 A급 라이선스를 따야 된다. 아직 지도자 준비가 덜 됐다. 대구에서 어린이 아카데미 정도를 구상하고 있다"며 "은퇴 기사가 나오고 나서 방송이나 유튜브에서 연락이 오기도 한다. 그런 건 최대한 활용해서 놀 수는 없으니 열심히 해볼 생각"이라며 지도자 준비를 하면서 예능에 출연할 생각이 있음을 알렸다.
다만 대구에서 플레잉코치나 선수로 더 뛰면서 준비하는 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근호는 "솔직히 감독님께서 제안을 주시긴 했다. 대구에서 (선수를)하면서 자격증도 따고 준비하라고 제안해주셨는데 개인적으로 바로 들어가서 도움을 드릴 수 있는 건 없다고 판단했다. 이제 시작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조금 더 준비가 된 다음에 해야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한 "개인적으로 플레잉코치는 선수면 선수, 코치면 코치, 이렇게 딱 정확히 나눠지는 걸 좋아해서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다. 선수로도 뛰면서 코치까지 할 자신이 없었다"며 "예전부터 그런 생각을 했다. 확실한 게 좋다. 우선은 쉬면서 여러가지 가능성을 다 열어놓고 생각하고 있다. 지금 에너지를 확 쏟기보단 조금 쉬면서 가닥을 잡아갈 생각"이라고 플레잉코치를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도 밝혔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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