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재명 '아파트 불가' 알고도 승인"…백현동 공소장 적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 검찰이 이 대표의 범행동기를 “인허가 알선을 통해 (브로커 김인섭에게) 경제적 이익을 얻게 도와주고, 향후 정치활동에 필요한 도움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라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지난 12일 검찰은 이 대표를 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며 백현동 비리 수사 결과를 공소장에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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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섭 청탁 이후 '공영개발→민간 단독 개발'
중앙일보가 입수한 39쪽 분량의 공소장엔 ▶이재명 대표와 정진상 전 당대표 비서실 정무조정실장의 동반자 관계 ▶두 사람과 '백현동 브로커' 김인섭씨의 약 20년 간의 친분 ▶당초 이 대표가 백현동 부지에 아파트 건설을 불허한 사실 ▶김씨가 민간업자 측에 영입되고 청탁으로 인·허가 특혜가 이뤄진 정황 순으로 내용이 담겼다.
공소장에 따르면 이 대표는 2010년 성남시장에 당선된 이후 ‘백현동 부지에 아파트 불가, 공영개발’이라는 일관된 방침을 유지했다. 2011년 8월 기자회견에선 “대규모 고급 주택부지 등으로 개발되면 난개발로 인한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현동 땅을 포함한 공공기관 이전 부지의 공영개발을 목적으로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설립됐다.
이런 방침은 2014년 2월 ‘2020 성남도시기본계획’에 그대로 반영됐다. 실제로 성남시는 백현동 민간 개발업자가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변경해달라는 두 차례 요청을 모두 반려했다. 하지만 김인섭씨의 청탁 이후 상황이 바뀐 것으로 파악됐다. 2013년 말~2014년 초, 김씨가 정진상 전 실장에게 ‘내가 백현동 부지에 아파트 짓는 사업을 하려고 한다’고 말한 것이 청탁의 기점이라고 검찰은 판단했다.
성남시 정책실장으로 실세로 통하던 정 전 실장은 2014년 11월~12월, 용도변경 업무를 하는 공무원에게 “인섭이 형이 백현동 사업을 하려고 하는데 잘 챙겨줘야 한다”, “민간업자 측 요구대로 처리해 줘라”고 지시했다고 조사됐다. 이후 자연녹지에서 준주거지로 4단계 수직 용도상향이 이뤄졌다. 검찰은 “이 대표가 주거 용도 전환이 불가능한 부지에 아파트를 건설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보고 내용을 그대로 승인했다”고 적시했다.
업자 이익 극대화 '50m 옹벽'… 검찰 "이 대표가 결재"
원래 산지였던 백현동 부지에 지은 아파트는 단지 바로 옆에 50m 옹벽이 있다. 민간업자가 산지관리법에 따른 계단식이 아니라 50m 높이에서 산을 수직 절개한 뒤, 5개동을 추가로 넣었기 때문이다. 공소장에 따르면, 정 전 실장은 이와 관련해서도 2016년 10월 중순 모 국장에게 전화해 “옹벽 건축계획안을 문제 삼지 말고 빨리 사업을 진행시켜라”라는 취지로 지시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옹벽 건축계획안이 포함된 지구단위계획을 결정, 고시했다.
검찰은 이 대표와 정 전 실장이 특혜를 제공한 결과, 민간업자가 총 1356억 원 상당의 이익을 챙겼다고 봤다. 반대급부로 공공으로 환수할 수 있었던 공사의 확정이익 200억원은 사라졌다는 것이 검찰의 수사 결과다.
김철웅 기자 kim.chulwo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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