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류현진 "후반기 복귀 만족…한화서 은퇴 마음 변함 없어" [귀국 일문일답]

유준상 기자 2023. 10. 18.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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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인천공항, 유준상 기자) 성공적인 재활 이후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한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이 한국으로 돌아왔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네 번째 시즌을 보낸 류현진은 지난 1일(이하 한국시간)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홈경기를 끝으로 정규시즌 일정을 마무리했고, 18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지난해 6월 2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경기 이후 몸 상태에 이상을 느낀 류현진은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존 수술)을 받게 됐고, 일찌감치 2022시즌을 마감한 채 재활에 돌입했다.

수술 당시만 해도 현지 매체의 전망은 회의적이었다.

일반적으로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는 선수들에게 필요한 재활 기간은 최소 1년 이상으로, 회복세에 따라서 이 기간이 더 길어질 수도 있다. 특히 류현진의 경우 적지 않은 나이를 감안할 때 이전과 같은 기량을 되찾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부호가 붙은 게 사실이었다.

누구보다도 복귀 의지가 강력했던 류현진은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복귀하는 것을 목표로 몸 만들기에 돌입했다. 웨이트 트레이닝과 유산소 운동을 병행하는가 하면, 체중을 감량하기도 했다.

올해 5월 말 첫 불펜 피칭을 실시한 류현진은 6월 라이브 피칭, 7월 재활 등판까지 차례로 소화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그러면서 8월 2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홈경기 선발 등판을 통해 정확히 1년 2개월 만에 빅리그 복귀전을 치렀다.

8월 14일 시카고 컵스를 상대로 복귀 첫 승을 신고한 류현진은 8월에만 3승을 수확하는 등 순조로운 흐름을 이어갔고, 시즌 막바지까지 꾸준히 로테이션을 소화했다. 올 시즌 류현진의 최종 성적은 11경기 52이닝 3승 3패 평균자책점 3.46이다.

귀국 이후 취재진을 만난 류현진은 "후반기에 복귀하겠다는 약속을 지켜서 만족하고 있다"며 "복귀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한 시즌을 돌아봤다.

다만 류현진은 6경기 동안 승수를 추가하지 못하면서 시즌 3승에 머물렀다. 월별 성적을 비교하더라도 8월(5경기 24이닝 3승 1패 평균자책점 2.25)보다 9월(6경기 28이닝 2패 평균자책점 4.50) 성적이 아쉬웠던 게 사실이다. 결국 류현진은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ALWC)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다.

본인의 생각은 어떨까. 류현진은 "충분히 이해가 됐던 부분이다. 와일드카드 시리즈 이후를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왕이면 팀이 계속 이겼으면 좋았겠지만, 그 부분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 내년에는 더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포스트시즌 챔피언십시리즈(CS·7판4선승제) 일정이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류현진은 월드시리즈 일정까지 모두 끝나면 FA(자유계약) 자격을 취득하게 된다. 당장 소속팀을 찾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현지에서도 류현진의 거취를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KBO리그 복귀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관측됐다. 캐나다 현지 매체 '스포츠넷'의 벤 니콜슨-스미스는 지난 5일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서 브랜든 벨트, 맷 채프먼 등 토론토의 FA 선수들과 관련한 소식을 전하던 중 류현진의 이름도 언급했다. 그는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팀과 계약하길 원한다"고 전한 바 있다.

류현진은 "아직까지는 뭐라고 말씀을 드리지 못할 것 같고, 일단 상황을 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시간이 지나야 하지 않을까"라며 "충분히 (만족스러운 제의에 대한) 이야기가 있으면 당연히 잔류하고 싶은 생각이다. 그렇지 않다면 또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다"고 밝혔다.

당분간 국내에 머무르는 류현진은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휴식을 취하고, 여느 때와 다름없이 훈련을 진행하면서 2024시즌 준비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다음은 류현진과의 일문일답.

-귀국 소감은.

"재활한다고 12월에 출국했을 때 '후반기에 복귀할 수 있겠다'고 했는데, 그걸 지킨 것 같아서 만족하고 있다."

-올 시즌 스스로를 평가한다면.

"평가보다는 일단 복귀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포스트시즌에 등판할 기회가 오지 않은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나.

"일단 (팀의 결정이) 충분히 이해가 됐던 부분이고, 와일드카드 시리즈 이후를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왕이면 팀이 계속 이겼으면 좋았을텐데, 그러지 못했기 때문에 시즌이 끝난 것 같다. 그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는 것 같다."

-다시 FA 신분이 됐는데 거취에 대한 본인의 생각은.

"아직까진 나도 잘 모르겠다."

-일각에서는 한국으로 돌아온다는 의견도 있는데.

"일단 아직까지는 뭐라고 말씀드리지 못할 것 같다.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고, 시간이 지나야 하지 않을까 싶다."

-캐나다 현지에 있을 때 메이저리그에 잔류하고 싶다는 얘길 했는데.

"충분한 이야기가 있다면 그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그렇지 않다면 또 어떤 상황이 될지 모르는 것이다.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시간이 좀 지나야 하지 않을까 싶다."

-시간이 좀 생겼는데 당분간 어떤 계획이 있나.

"일단 휴식을 취한 다음에 훈련을 시작해야 할 것 같다. 훈련하는 건 똑같이 시즌 준비하는 것처럼 할 것이고, 그렇게 해서 내년에는 풀시즌을 뛸 수 있도록 몸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한화에서 보내고 싶다는 약속을 기억하는 한화 팬들이 많은데, 아직도 유효한가.

"그 마음은 변함이 없다. 당연히 그렇게 할 것이다."

-보고 들었겠지만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야구대표팀 성적이 좋았다. 후배들의 모습을 보면서 어땠는지.

"경기를 다 보진 못했고 하이라이트로 봤는데, 젊은 선수들 위주로 대회에 나가서 금메달이라는 멋진 선물을 가져온 것 같다. 그 선수들이 앞으로 계속해서 국제대회에서 한국 야구를 이끌어가야 하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이번에 우승한 것이 많은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토론토에서 네 시즌을 보냈는데 그 시간을 돌아보자면.

"어떻게 보면 시간이 금방 지난 것 같다. 코로나19도 있었고 (그로 인해 임시로 사용한) 버팔로 세일런 필드에서도 경기를 하고 많은 일이 있었다. 생각보다 빨리 지나가지 않았나 싶다."

-본인을 보며 자란 후배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 조금씩 진출하고 있다. 김하성에 이어 이정후도 메이저리그에 도전한다는 의지를 밝혔는데 어떨 것 같은가.

"우리나라 최고의 타자다. 모두가 인정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일단 빨리 적응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 선발투수가 빨리 교체된 것에 대해 논란이 있었는데, 같은 선수로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건 호세 베리오스 선수가 얘기했다시피 선수가 할 수 있는 건 없었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선수가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고, 그렇기 때문에 선수 입장에선 당연히 아쉬울 것이다. 아쉬울 것이라는 마음을 갖고 있고, 일단 경기 초반이었고 실점을 한 상황도 아니었기 때문에 선수 입장에선 아쉬웠겠지만, 선수가 어떻게 할 상황은 아니었다."

-시즌 막바지에 승운이 없었는데 그 부분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나.

"내가 못 던졌다(웃음)."

-구속이 덜 나와서 팬들이 좀 걱정했는데, 다음 시즌에는 더 구속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보는지.

"아무래도 내년에는 좀 더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고, 일단 올핸 복귀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남은 시간 동안 한국에서 후배들과 훈련을 하거나 만날 기회가 있을지.

"어떻게 해야 하느냐에 따라서 바뀔 것 같은데, 일단 훈련이랑 이런 거는 똑같이 할 것이기 때문에 같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딸들이 한국에 올 시간이 많지 않아서 한국 구경을 많이 시켜줘야 할 것 같은데.

"아내가 잘해줄 것이다(웃음)."

-끝으로 응원해준 팬들께 한마디.

"수술하고 재활하는 데 있어서 많이 응원해주시고 격려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내년에는 좀 더 마운드에서 좋은 경기로 기쁨을 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

▲류현진 2013~2023년 연도별 빅리그 성적

-2013년: 30경기 192이닝 14승 8패 평균자책점 3.00

-2014년: 26경기 152이닝 14승 7패 평균자책점 3.38

-2016년: 1경기 4⅔이닝 1패 평균자책점 11.57

-2017년: 25경기 126⅔이닝 5승 9패 평균자책점 3.77

-2018년: 15경기 82⅓이닝 7승 3패 평균자책점 1.97

-2019년: 29경기 182⅔이닝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

-2020년: 12경기 67이닝 5승 2패 평균자책점 2.69

-2021년: 31경기 169이닝 14승 10패 평균자책점 4.37

-2022년: 6경기 27이닝 2승 평균자책점 5.67

-2023년: 11경기 52이닝 3승 3패 평균자책점 3.46

사진=인천공항, 박지영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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