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한 예배 중점… 말씀이 살아있는 교회

박성희 2023. 10. 18.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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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금호제일교회 김형석 담임목사
금호제일교회 전경.


1965년 서울 성동구에 세워진 금호제일교회(기독교대한감리회)는 지역사회에서 뿌리 깊은 교회다. 현재 700명의 성도 중 대부분은 이 교회에서 처음 신앙을 시작해 세례를 받고 직분을 받는 등 40~50년 동안 한 교회를 섬기고 있다.

그래서 주일이면 재개발 등으로 인해 삶의 자리는 바뀌었지만 교회는 바꾸지 않은 성도들이 멀리 원주에서 또 용산 문산 양평 의정부 등 곳곳에서 모인다. 지난 10일 교회에서 만난 김형석(60·아래 사진) 담임목사는 “오직 예배를 위해 대중교통 등을 이용해 멀리서 교회로 모이는 성도들을 위해 목회의 우선순위를 예배에 두고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18년 10월 김형석 목사는 금호제일교회 4대 담임으로 부임했다. 개척교회에서 목회를 시작한 김 목사는 금호제일교회 부임 전에 안성제일교회와 강서제일교회에서 사역했다. 교회 이름을 직접 지은 것도, 의도한 것도 아닌데 공교롭게도 이름이 같았다. 이름 외에도 지역의 전통 있는 교회지만 부임 당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김 목사는 자연스럽게 “목회하는 동안 교회의 건강한 변화와 올바른 성장을 위해 헌신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김 목사는 금호제일교회 부임 후 목회 경험을 바탕으로 ‘철저한 예배 중심의 교회’ ‘일방적이지 않은 목사’ ‘가장 먼저 따라오는 성도부터 가장 마지막에 따라오는 성도까지 포괄하는 목회’를 염두에 두며 사역을 시작했다. 부임 후 5년이 지난 지금 교회는 서서히 갈등이 봉합되고 있는 것은 물론, 교회를 떠났던 이들이 역으로 돌아오는 교회가 됐다.

금호제일교회의 가장 큰 특색은 ‘거룩한 예배’이다. 김 목사는 “성도들의 예배는 최고, 최선, 최상의 예배가 돼야 한다”며 “오늘의 예배가 인생의 마지막 예배가 될 수 있기에 후회 없는 예배를 드려야 한다. 마음과 뜻과 힘을 다해 전부를 쏟아붓는 예배를 위해 예배를 준비하는 루틴이 확실하다”고 밝혔다.

김 목사를 비롯한 모든 교역자들은 매주 토요일 오후 2시30분 예배당에 모여서 완성된 주보를 바탕으로 주일 예배 리허설을 한다. 이때 예배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순서를 살피는 동시에 찬송과 자막의 일치 등을 점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김 목사는 주일 1부 예배부터 3부 예배까지 예배 시작 10분 전 예배를 위한 기도를 총 3번 드리고 있으며, 3부 예배까지 모두 마친 후에는 모든 교역자들이 참여해 그날의 예배를 평가한 후 다음 주일 예배를 준비한다.

김 목사는 “그리스도인들은 모든 것을 하나님으로부터 받아야 하는 존재이지만 예배는 우리가 하나님께 유일하게 드릴 수 있는 것”이라면서 “왜, 무엇을, 어떻게 예배해야 하는지에 대한 예배 설교를 매년 하고 그로 인해 성도들이 예배 순서의 의미까지 정확하게 이해하며 예배를 드리고 있다”고 전했다.

금호제일교회 주일예배모습. 성도 대부분은 이 교회에서 처음 신앙을 시작해 40~50년 동안 한 교회를 섬긴 이들이다.


본문 중심의 철저한 강해설교를 준비하는 김 목사는 수요예배를 ‘수요 바이블 아카데미’로 바꿔 주일 말씀을 한 번 더 깊이 공부하는 시간으로 보내고 있다. 주일 예배에서 시간 제약 때문에 다루지 못한 부분을 더 깊이, 더 넓게 다루는 셈이다. 성도들은 같은 본문 말씀을 주일 예배, 수요 바이블 아카데미, 소그룹을 통해 총 세 번 듣고 나누고 묵상하면서 ‘말씀의 사람’으로 세워지고 있다.

김 목사의 말씀 전달을 위한 노력으로 ‘기록’도 빼놓을 수 없다. 김 목사는 부임 후부터 지금까지 모든 설교 본문과 제목, 찬양 및 교독문을 기록하고 있다. 새벽예배 및 부교역자 설교도 동일한 방식으로 기록해 설교 본문을 정할 때 말씀이 겹치지 않는지 확인하는 것은 물론, 같은 찬송을 1년에 두 번 부르는 경우도 드물게 했다. 김 목사는 “성도들이 예배를 통해 성경 말씀을 고루 듣고, 찬송도 모두 부를 수 있도록 준비한다”며 “목회자는 성도의 신앙 성장을 위해서 섬세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말씀이 쌓인 성도들은 “그리스도인은 복음을 전할 때 가장 그리스도인답다”고 고백하며 지역 전도에도 앞장서고 있다. 2019년과 2022년 두 차례 열린 ‘행복나눔 축제’를 통해 200명의 불신자를 교회에 초청했고, 이 중 100명 이상이 새 가족으로 등록했다. 김 목사는 “코로나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새 가족이 등록할 수 있었던 이유는 총 8주에 걸쳐 진행되는 ‘행복나눔 축제’ 강의를 통해 성도들이 먼저 한 영혼의 귀함을 깨닫고 자발적으로 전도에 열심을 낸 덕분”이라고 밝혔다.

현재 금호제일교회는 2019년부터 2033년까지 7년을 한텀으로 두 번 반복하는 14년의 장기계획 아래 사역을 펼치고 있다. ‘하나님 보시기에 참 좋은 교회’ ‘하나님 보시기에 참 좋은 성도’라는 두 가지 비전 아래 ‘거룩’ ‘건강’ ‘행복’ ‘화목’의 4가지 교회 기둥을 세웠다. 또 교회창립 60주년이자 7년 계획의 마지막 해인 2025년 표어는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는 교회”로 정했다. 이를 위해 현재 목회자와 성도가 함께 ‘거룩한 예배와 건강한 훈련, 행복한 사역’ 3가지를 단계별 목표로 삼았으며, 내년에는 ‘화목한 공동체’를 목표로 삼고 실천할 계획이다.

김 목사는 “우리 교회는 거룩한 예배가 중심인 교회였기에 코로나 기간에도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며 “어렵다고 말하기 전에 준비가 부족했는지를 스스로 점검하고 있다. 시대가 어려우면 더 많이 기도하고, 더 많이 묵상하며, 더 많이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예배를 통해 말씀이 차곡차곡 쌓인 성도들이 삶의 예배로 하나님께 영광 돌리고, 하나님의 나라를 이룰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박성희 객원기자 jonggy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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