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널A 미디어데이] 1년 전 강등 위기 벗어나 파이널A로…최원권 대구 감독 "올해는 즐거운 긴장감"

[풋볼리스트] 조효종 기자= 최원권 대구FC 감독이 즐거운 긴장감을 갖고 파이널A 도전에 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18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나인트리 프리미어 로카우스 호텔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3 파이널A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정규 라운드에서 6위 안에 진입한 울산현대, 포항스틸러스, 광주FC, 전북현대, 대구FC, 인천유나이티드 감독과 선수 대표가 참석해 파이널 라운드에 임하는 출사표를 던졌다.

본 행사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정식 감독 1년 차' 최 감독은 개막 미디어데이에 이어 다시 한번 참가하게 된 미디어데이 현장에 대해 "조금 낫긴 한데, 아직도 불편하고 어색하다"며 멋쩍게 웃었다.

최 감독은 작년 대구FC 감독대행으로 지휘봉을 잡았다. 강등권 경쟁을 펼치다 파이널 라운드 직전부터 마지막 경기까지 7경기 4승 3무 무패 행진을 달리며 일찍 잔류를 확정했다. 1년 만에 강등권 경쟁을 벌이던 파이널B에서 파이널A로 올라온 소감을 묻자 최 감독은 "하늘과 땅 차이다. 작년은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은 시기였다"며 "지금도 정신없긴 하다. 연패하면 스트레스가 장난이 아니다. 여기 기라성 같으신 감독님들 계신 것 봐라. 긴장된다. 즐거운 긴장을 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대구는 파이널A에서 아시아 무대 진출을 목표로 경쟁에 임한다. 최 감독은 도전을 앞둔 선수단 분위기에 대해 "아주 팽팽한 분위기 속에서 하다가 (파이널A로) 올라가니까 선수들뿐 아니라 우리 스태프들까지 팀 분위기, 훈련 분위기가 정말 좋아졌다. 일단 1차 목표를 달성한 거지 않나. '이 정도도 잘했다'는 생각을 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확실히 여유가 생기긴 하는 것 같다. 선수들이 책임감이 컸는데 조금은 내려놓을 수 있는 상황이 되니까 오히려 능률은 올라가고 있다. 자율적인 분위기 속에서 긍정적인 긴장감이 형성되고 있다. 작년부터 이런 분위기를 느낄 틈이 없었다. 더 기대가 된다"고 설명했다.

파이널A 진출의 공은 팬들에게 돌렸다. "어느 팀을 만나든 결승처럼 했다. 간절하게 해서 한 골 넣고 이겼다. 한 경기 한 경기 정말 사력을 다했다. 우리 대구 팬들이 정말 많아졌다. 원정 경기까지도 오셔서 목이 터져라 응원해 주신다. 그러니까 선수들이 후회 없이 죽어라 뛰어서 결과가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더 큰 주목을 받았으면 하는 '언성 히어로'로는 스리백을 구성하고 있는 홍정운, 김진혁, 조진우를 꼽았다. 최 감독은 "모든 선수들이 정말 잘해줬는데, 특히 우리 스리백 선수(홍정운, 김진혁, 조진우)들이 거의 풀로 경기를 뛰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정)태욱이가 이적하면서 걱정도 들었지만 이 선수들이 있어 확신도 있었다. 세 선수 다 프로 첫 팀이 대구다. 어릴 때부터 같이 고생하면서 성장했기 때문에 이 3명으로 충분히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다. 그만큼 주목받지 못하는 게 아쉬운 마음이 있다"고 한 뒤 "아니다. 주목하면 안 된다. 건방져질 수 있다"며 웃었다.

이어 다른 선수들도 언급했다. "또 (황)재원이나 (이)진용이, (고)재현이도 있다. 우리는 어떻게든 이 선수들의 포텐(잠재력)이 터져야 사는 팀이다. (이)용래, (이)근호 (홍)철이 같은 베테랑 선수들도 훈련을 정말 열심히 했다. 프로 생활하면서 가장 열심히 한 것 같다고 하더라. 그런 문화를 만들어줘서 고맙다. 어린 선수들이 그 모습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들겠나. 같이 운동장에서 나가서 죽어라 뛰는 거다. 우리가 울산, 전북, 광주처럼 공을 차지 못해도 경기는 이겨야 한다. 그러려면 한 발짝 두 발짝 더 뛰는 수밖에 없다. 중요한 순간에 바셀루스, 재현이, 근호, 세징야나 에드가는 말할 것도 없고, 이 선수들이 해결사 역할도 해줬다. 모든 선수들이 잘해줬다"고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조진우, 최영은, 홍정운, 김진혁(왼쪽부터, 이상 대구FC).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번 시즌 시작할 때만 해도 1981년생인 최 감독은 K리그1 최연소 감독이었다. 이제는 감독대행을 맡은 후배 감독들이 현역 시절 같은 팀에서 뛰기도 한 김진규 FC서울 감독대행(1985년생)과 정조국 제주유나이티드 감독대행(1984년생), 그리고 염기훈 수원삼성 감독대행(1983년생)까지 3명이나 생겼다. 그중 정 감독대행과 염 감독대행은 지난해 최 감독과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

최 감독은 "김진규 감독대행이나 정조국 감독대행과는 오래전부터 친하다. 청소년 대표 때부터 알았다. 20년 이상 된 친구들이라 전화를 해볼까도 했지만, 감독 대 감독으로서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하진 않았다. 정말 능력 있는 친구들이고 축구계에 필요한 지도자들이다. 지도자로서 그릇을 키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분명히 힘들 거다. 나는 그들의 마음을 안다. 그렇지만 공부도 열심히 하고 성실한 친구들이라 잘 해낼 거라고 생각한다. 김진규 감독대행과 정조국 감독대행, 그리고 염기훈 감독대행도 응원하고 싶다"고 메시지를 전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