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m 옆 붙더니 "꺼져라"…美, 中전투기 위협 비행 영상 공개
미 국방부가 17일(현시시간)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등 중국이 자국의 영해라는 억지 주장을 펼치고 있는 지역 상공에서 촬영된 중국 전투기의 위협 비행 사건 15건에 대한 기밀을 해제하고 관련 영상과 사진을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에 등장하는 중국 전투기들은 국제법이 규정한 국제 공역에서 적법하게 비행하고 있는 미국 전투기를 향해 의도적인 위협 비행을 가하거나 섬광탄을 발사했다. “(중국 영공에서)꺼져라”는 욕설을 퍼붓는 모습도 담겼다.
지난해 5월 24일 촬영된 영상에는 동중국해 상공을 비행하고 있는 미국 군용기 바로 아래에 중국 전투기가 근접한 장면이 담겼다. 중국 전투기는 수직 거리 3m까지 근접해 위협했다.
지난 5월25일 촬영 영상엔 미군기 옆에서 비행을 하던 중국 전투기가 의도적으로 미군기 정면으로 돌진하며 난기류를 일으켰고, 중국 전투기가 발생시킨 난기류에 미군기가 심하게 흔들리는 장면이 담겨 있다. 이어 7월 12일엔 중국 전투기가 미군기에 275m 거리로 근접 비행을 하다가 미사일 회피용 섬광탄을 잇따라 발사했다. 영상에는 중국의 위협에 놀란 미군 전투기 비행사는 “섬광탄! 섬광탄!”이라고 외치는 장면이 담겨 있다.
미 국방부는 “중국 인민해방군의 강압적이고 위험한 행동은 국제사회 일원들이 국제법상의 권리를 위협하고 강제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중국은 동중국해와 남중국해 대부분이 자국의 영토이자 영해ㆍ영공이라고 주장하며 주변국과 마찰을 빚고 있다.
특히 남중국해의 경우 중국을 비롯한 필리핀,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대만, 베트남 등 주변 국가들이 영유권을 놓고 극심한 갈등을 빚고 있다. 2016년 국제상설재판소(PCA)는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긋고 선 안쪽 90%가 자국 영해라고 고집하는 중국의 주장을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지만, 중국의 억지 주장은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
국제법상 엄연한 국제공역을 비행하는 외국 항공기에 대해 중국이 의도적으로 극도로 위험한 위협 비행 행위를 반복하는 배경은 해당 지역이 자신의 영공이라는 주장을 이어가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중국은 지난 16일 유엔의 임무를 수행하던 캐나다 공군 정찰기에 대해서도 근접 비행으로 위협을 가했고, 지난해 호주군 해상 초계기도 대만 영공 인근에서 중국군 전투기와 충돌 직전까지 가는 상황을 빚기도 했다.
이와 관련 한·미·일 정상은 지난 8월 ‘캠프 데이비드’ 회동에서 도출한 공동성명을 통해 “최근 우리가 목격한 남중국해에서의 중화인민공화국에 의한 불법적 해상 영유권 주장을 뒷받침하는 위험하고 공격적인 행동과 관련하여, 우리는 각국이 대외 발표한 입장을 상기하며 인도-태평양 수역에서의 어떤 일방적 현상변경 시도에도 강하게 반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3국 정상이 언급한 ‘규칙 기반 국제질서’을 저해한 행동은 지난 8월 5일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군도 세컨드 토마스 암초(중국명 런아이자오ㆍ필리핀명 아융인) 지역에 좌초된 필리핀 군함에 보급품 등을 전달하려던 필리핀 해경선을 향해 물대포를 발사한 일을 뜻한다. 3국 정상이 현상변경 시도의 주체로 중국을 적시한 것은 당시가 처음이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kim.hyounggu@joongang.co.kr,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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