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200만 원도 안 되는 의사 적발… ‘사무장병원’ 환급금 회피 의심

이해림 기자 2023. 10. 18.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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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한의사, 약사는 대표적인 고소득 직종이다.

실제로 한 약사는 월 94만의 보수를 받는다고 신고했는데, 과거 불법의료기관에 가담한 혐의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환급해야 하는 금액 중 58억 2623만 원을 미납 중이었다.

의료법(제33조제2항)상 불법개설기관 가담 의사에 대한 처벌은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 원 이하의 벌금'이며, 약사법(제20조제1항)상 가담 약사에 대한 처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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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의사, 한의사, 약사는 대표적인 고소득 직종이다. 보건복지부 2020년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에 의하면, 의사의 평균 연봉은 2억 3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한의사가 1억 859만 원, 치과의사가 1억 9489만 원, 약사가 8416만 원으로 그 뒤를 따랐다.

과거 사무장병원·면대약국 등 불법의료기관 개설에 참여했던 일부 의료인이 현재 근무지에서 비상식적인 보수를 받는 사례가 확인됐다.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3년 9월 기준 불법의료기관 가담 전적이 있는 의료인 중 14명은 월 보수가 200만 원에 채 미치지 못했다. 월급을 의도적으로 적게 신고하고, 다른 방식으로 근로 대가를 가져가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됐다.

이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환수금 압류를 회피하기 위함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한 약사는 월 94만의 보수를 받는다고 신고했는데, 과거 불법의료기관에 가담한 혐의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환급해야 하는 금액 중 58억 2623만 원을 미납 중이었다. 월 보수가 200만 원에 미치지 못하는 14명의 의료인 중 국민건강보험공단 미납금액이 있는 사람은 7명이다. 미납금액 총액은 120억 7226만 원에 달한다.

국고 손실이 발생함에도, 불법의료기관 가담자에 대한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이다.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이 지난 20년간(2004~2023년) 불법의료기관 가담자 형사처분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의사에 대한 처벌 강도가 특히 약한 것이 확인됐다. 규정상 최고 형벌은 약사보다 의사에서 2배 강하다. 의료법과 약사법은 각각 불법개설기관에 가담한 의사와 약사에 대한 처벌규정을 두고 있다. 의료법(제33조제2항)상 불법개설기관 가담 의사에 대한 처벌은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 원 이하의 벌금’이며, 약사법(제20조제1항)상 가담 약사에 대한 처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약사에게 더 강한 처벌이 내려지는 경향이 있었다. 정춘숙 의원실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불법개설기관 가담 의사에 대한 판결(582건) 중 징역형 비율은 29.04%(169건), 가담 약사’에 대한 판결(162건) 중 징역형 비율은 49.38%(80건)였다. 가담 약사의 징역형 비율이 의사의 1.7배에 달하는 것이다.

정춘숙 의원은 “가담자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은 사무장병원 등 불법의료기관이 근절되지 못하는 주요한 원인으로 지적돼왔다”며 “불법의료기관 개설이 근절될 수 있도록 가담자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인재근 의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불법의료기관 적발과 부당금액 환수를 위해 전방위적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적발 포위망에 빈틈이 생긴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며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낮은 보수를 받는 불법의료기관 가담 의료인에 대한 정부의 지속적 관심과 추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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