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착같이 노력했는데... 탈북 청년에게 연쇄로 닥친 불운

김상목 2023. 10. 18.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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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예술영화 개봉신상 리뷰] <믿을 수 있는 사람>

[김상목 기자]

 영화 <믿을 수 있는 사람> 포스터 이미지
ⓒ 찬란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연출한 곽은미 감독을 접한 건 그의 2017년 단편 <대자보>를 통해서였다. 해당 작품은 그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단편영화상에 해당하는 '선재상'을, 청룡영화상에서 청정원 단편영화상을 수상한다. 수상실적이 전부는 아니지만 그 외에도 수십 군데 넘는 영화제에서 수상을 이어가면서 <대자보>는 그해 독립단편영화의 '얼굴'들 중 하나가 되었다.

단편은 제목 그대로 이제는 찾아보기 힘들어졌지만 사건이 터질 때마다 가끔 회자되곤 하는 '대자보'를 다룬다. 대학 내에서 성추행을 저질렀던 교수의 복직이 다가온다. 때맞춰 교수의 비리 문제를 제기했던 주인공에게는 고소장이 날아온다. 용감하게 교수의 성 비위를 고발했지만 갓 스물 초반의 주인공에게 서슬 시퍼런 고소장은 공포 그 자체다. 그렇게 불안한 심경 속에 동아리 방을 찾았는데 하필 절친한 동기는 가열찬(!) 투쟁을 해야 한다며 대자보를 쓰자고 한다. 망설이는 주인공을 의아하게 여긴 친구와 주인공의 갈등, 그리고 오랜만에 들어온 신입부원이 상황을 파악하고 슬금슬금 도망치는 장면이 이어진다.

이야기는 동아리의 두 동기가 원하지 않았던 상황에 대응해 고뇌하며 갈등하는 과정을 흑백으로 담아낸 작업이다. 대개 이런 사회고발 소재의 단편영화는 정의의 편인 주인공이 혈기에 불타 분노하며 부딪히는 단선적인 전개로 치닫기 쉽다. 아니면 어찌할 수 없는 현실의 벽 아래 좌절하는 결말이거나. 하지만 영화는 정공법을 취하되 과정과 실존에 주목하는 변주를 능수능란하게 구사한다. 당연히 문제를 제기해야 할 사안인데도 무력한 개인에게 전가될 불이익이 두려워 망설일 수밖에 없는 평범한 이들의 감정에 주목한 재현이다. 그렇게 설득력을 강화하는 섬세한 묘사가 일품이라 보편적 공감대를 획득했던 기억이다.

그런 감독의 다음 작품은 궁금할 수밖에 없다. 상당한 기대감 속에 차기작을 기다렸지만 어째 통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그렇게 한참이 지나 장편을 준비한다는 풍문이 들려왔다. 그리고 6년의 간격을 두고 장편데뷔작이 마침내 공개되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노력이 보답을 받지 못하는 현실 앞에서
 
 영화 <믿을 수 있는 사람> 스틸 이미지
ⓒ 찬란
 
관광가이드로 일하기 위해 주인공은 여행사에서 면접을 준비하는 중이다. 시켜만 주시면 잘할 수 있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질문에 답하는 주인공의 (면접담당자에겐 보이지 않는) 손끝은 그의 조마조마한 심정을 증폭시킨 것처럼 마구 떨리고 있다. 영화 속 시계에서 해당 시기는 2010년대 중반, 한참 '유커'라 불리는 중국의 중산층 (구매력을 확보한) 관광객들이 한국 관광에 나설 때이다. 주인공이 중국어를 구사할 수 있어 도전했을 취업 현장이다.

용케 일자리를 얻은 뒤 긴장 가득한 가운데 그는 첫 번째 투어 가이드에 나선다. 하지만 신입의 어설픔이 확연히 드러난다. 관광객들도 그가 초짜라는 걸 확인한 후 가이드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제멋대로 개별 관광에 나선다. 이를 제지하지 못한 주인공에게 남겨진 건 부모가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고자 억지로 맡기고 간 어린 남자애뿐이다. 아이는 무료한지 그림을 그리고, 그 곁에서 주인공은 가이드 표식으로 깃발을 쥔 채 생각에 잠긴다. 여행사와 가이드의 주 수입원 중 하나인 화장품 판매도 영 신통찮다. 기운이 쑥 빠질 만도 하다. 역시 월말 실적은 최하위다.

하지만 주인공은 이를 악문다. 선배 가이드들이 호응을 유도하는 안내 기술과 접대 노하우를 따라다니며 배우고 훔친다(!). 가이드들의 영업 비밀이라 메모는 가능하지만 녹음은 불가라는 불문율도 슬쩍슬쩍 선을 넘어가며 말이다. 그러다 들통이 나는 바람에 선배에게 면박을 당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어떻게든 관광 가이드 일로 성공하고자 악착같이 노력한다. 당연히 주인공이 기울이는 그런 노력은 업계에 자리를 잡고 돈을 벌기 위해서다.

그런데 왜 그렇게 수모를 무릅쓰고 집착하듯 일에 매달리는 걸까? 당연히 이유가 있다. (그 이유는 영화 초반부터 밝혀진다) 그리고 이유가 있기에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금언처럼 주인공은 조금씩 인정을 받기에 이른다. 그 출발은 맨 처음 가이드 때 자신이 돌보던 남자애가 선물처럼 부모 장바구니에 넣어둔 화장품 하나, 그리고 고맙다며 전해준 그림 한 장이다. 이 보잘 것 없는 선물은 주인공에겐 마치 마중물처럼 받아들여진다. 성심성의껏 안내한 덕분에 관광객들에게 포옹도 받고 선물도 얻는다. 순간 표정이 환해진다. 영화를 보던 관객들도 덩달아 흐뭇해질 법한 찰나다. 한숨 겨우 돌린 뒤부터는 이제 조금씩 꿈을 꾸기 시작한다. 한국사회에서 살아남아 안정된 삶을 누릴 수 있다는 꿈을.

하지만 한국의 사드 배치로 인해 중국 정부가 보복성 조치인 '한한령'을 내리면서 중국 특수를 내리던 관광업계에 한파가 들이닥친다. 당장 주인공이 일하던 여행사도 개점휴업 상태에 빠진다. 주인공은 이직을 위해 여기저기 알아보지만 그가 가진 핸디캡은 낙인이 되어 발목을 잡는다. 당장 돈 들어갈 곳이 있는데 답답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그는 (작은 일탈로 선을 종종 넘기는 하지만) 결정적으로 타락하기를 거부한다. 이 고비를 넘기면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거라는 희망과 함께. 그렇게 견디고 버티는 주인공에게 과연 한국사회는 그가 원하는 대답을 내릴 것인가.

우리가 모르는 새 쌓아올린 장벽 바깥의 존재들
 
 영화 <믿을 수 있는 사람> 스틸 이미지
ⓒ 찬란
 
주인공인 '한영'은 20대 탈북민 여성이다. 그는 동생 '인혁'과 함께 국경을 넘어 중국으로 탈북한 후 오랜 시간이 걸려 천신만고 끝에 마침내 한국으로 입국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엄마는 북한에 남은 상태다. 한영이 중국어를 습득한 것도 장기간 중국에서 체류했기 때문이다. 천신만고 끝에 남매는 모두 탈북민으로 인정되어 한국에 정착하게 되었지만 (이조차 넘지 못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동생은 정작 그토록 원하던 남한 땅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을 거듭한다. 그는 누나의 연락도 잘 받지 않고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게다가 브로커를 통해 비싼 수수료를 물어가며 북한에 남은 엄마를 위해 송금도 해야 한다. 한영의 삶이 팍팍할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이유다.

그래서 한영은 자기만의 꿈을 위해 바칠 시간도 여유도 부재한 상황이다. 그래도 노력해서 관광 가이드 자격증도 따고 조금씩 업무 관련 인정도 받게 되면서 이것저것 유예된 꿈들을 떠올리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의 소박한 희망은 번번이 외부적 요인에 의해 가로막히고 만다. 그래서 낙담하고 좌절하고 다시 일어서기를 반복한다. 하지만 주위 사람들은 그런 한영의 심정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 동생은 아예 대화를 단절해버리고 급전이 필요할 때만 연락할 뿐이다.

그런 속앓이 가운데에도 자리를 잡아나갈 때쯤, 중국에 머물 때 친남매 수준으로 그들과 절친했던 중국인 소녀 '리샤오'가 한영을 의지해 찾아온다. 자신도 한국에서 일하면서 자리를 잡고 싶다는 뜻을 전한다. 하지만 한영은 이곳이 리샤오(와 자신은 물론 남동생까지 셋 모두)가 꿈꾸던 그런 곳이 아니라며 만류한다. 그렇지만 리샤오는 한영이 자신과의 약속을 잊어버린 채 얽매이지 않으려는 의도로 오해한다. 군식구 취급받는 것처럼 느낀 리샤오와 한영 사이는 멀어진다. 그렇게 한영은 두 명의 동생과 모두 단절되고 만다. 결코 자신의 뜻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하지만 말 못할 시련 가운데에도 (사소한 일탈을 저지르긴 하지만) 한영이 나쁜 길로 빠지지 않도록 붙잡아두는 건 동료 탈북민으로 한 집에서 기거하는 '정미'와 정착 후에도 신변보호(혹은 감시자) 격으로 주기적으로 연락하는 형사 '태구'의 존재 덕분이다. 이들의 조언과 보호 덕분에 한영은 쇠고랑을 차거나 벼랑 끝으로 내몰리지 않고 유예될 수 있다. 아마 그들이 없었다면 한영의 극중 모습은 보다 더 비참해졌거나 어둠의 세계에 가까웠을 테다.

그러나 비록 지금은 힘겹지만 조금씩 나아질 것이라 믿었던 한영의 생각이 시간이 지나면서 희박해지는 과정과 동시에, 그들과의 인연도 (서로 전혀 원하지 않지만) 마침표에 가까워진다. 이 영화에서 실제로 악의적인 태도를 가진 이들은 아무도 없다. 다만 그들 각자의 사정이 그렇게 이끌 뿐이다. 하지만 한영에게 '믿을 수 있는 사람'이던 몇 안 되던 이들과의 결별은 한영의 각오가 무너지는 데 결정타가 된다. 결국 한국사회에서 성실히 노력해 적응하면 '믿을 수 있는 사람'으로 인정받을 수 있으리라 기대하며 동아줄처럼 매달렸던 주인공 곁에는 누구도 남지 않는다. 그 길의 끝에서 한영이 짓는 표정은 절망과 의지 사이 어딘가에 부유한다. 누구도 영화가 끝난 후 한영의 미래에 대해 단언할 수 없을 테다. 감독조차도 말이다.

탈북민 묘사의 새로운 단계로 접어든 확장성
 
▲ "믿을 수 있는 사람" 스틸 영화 스틸 이미지
ⓒ 찬란
 
영화는 의도적으로 탈북민 주인공의 사정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으려 한다. <믿을 수 있는 사람>에서 한영이 탈북민이라는 것은 그저 '흙수저' 배경이거나, 혹은 '그룹-홈' 출신 보호위탁아동이거나, 미등록 이주민 같은 불리한 조건과 별반 다르지 않게 주어지는 제약이다.

이 작품에서 굳이 민족문제나 분단모순은 영화의 전개를 결정짓는 요소로 활용되지 않는다. 그저 한국사회에서 자리를 잡고 사는 데 불리한 조건의 하나로, 혹은 '이등국민' 취급받기 좋은 조건으로 자리할 뿐이다. 그래서 주인공을 관리하는 형사의 존재나 일부 장면을 제외한다면 그저 가진 것 없고 부모 덕 보기 힘든 또래 세대 취업난민 청년들과 한영의 상황이 그리 다르게 보이지 않는다. 이런 면모가 본 작품이 탈북민 소재를 다루는 여타 작품들과 대비되는 대표적인 차별지점이다.

이런 특유의 방향성과 색깔은 두 가지 결과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첫 번째로는 한국사회 내 탈북민 집단에 대한 현실적 규정이다. 과거에 극소수가 유입될 때는 귀순용사, 또는 자유대한의 품에 생사를 걸고 탈출한 동포로 상당한 우대를 받던 이들이지만 북한의 경제난과 기아 이후 이들 숫자가 폭증하면서 어느새 천덕꾸러기 취급이 된 지 오래다. 국내에 물경 3만 4천여 명이 넘게 존재하는 이 집단은 이제 일정한 정착금 몇 푼에 몇 가지 태부족한 지원정책만 의지해 자력갱생해야하는 운명이다.

거기에 더해 단일민족국가라는 환상적 정체성이 무너져 내리는 와중에 외국인 이민자와도 동떨어져 섬처럼 표류하는 신세다. 이 영화 속 탈북민의 묘사는 앞서 언급했듯 현재 한국사회의 주류에서 밀려나거나 편입되지 못한 존재들과 탈북민 존재감이 (사실상 난민이나 이주노동자에 대한 인식과 별반 다를 바 없게) 동일하다는 선언 격이다.

두 번째로는 위와 같은 묘사 때문에 탈북민이 겪게 되는 절박함과 실망감이 원심력으로는 더 보편적인 감정으로 다가오는 반면에, 오히려 해당 측면이 상당한 이질감으로 전해질 가능성이다. 관객들에겐 보다 익숙한 탈북민 집단의 이중적 성격이 감독의 의도에 의해 일정부분 탈색되기 때문이다. 즉 기존의 영상물들이 기본전제로 삼던 탈북민 묘사의 중심축, 한민족이라는 정체성 vs. 전혀 상이한 사회문화적 조건에서 살다온 이질성을 동시에 갖는 존재감이 희석된다는 측면이다. 넓게 보면 탈북민에 대한 보다 근원적인 성찰로 이어질 테지만 단기적으로는 그들의 사정이나 애환이 희석되는 것 같은 간극이다.

이런 온도차이는 어쩌면 탈북민 집단 외에 주인공이 동 세대 한국 청년들과 교류하거나. 혹은 타국에서 한국에 온 이방인들과 연결되는 지점이 있었다면 자연스럽게 하나의 청사진으로 보다 선명하게 그려졌을 것처럼 보인다. 물론 중국인 의동생 '리샤오'를 통해 그 역할을 소화하고자 시도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해당 지점이 조금 더 보강되었더라면 어땠을까 싶다.

하지만 전통적인 탈북민 묘사를 가능한 다르게 변주하려 했음에도 인상적인 부분도 있다. 관광 가이드로 생업을 삼지만 정작 자신을 위해서는 서울 도심 관광도 해볼 기회가 없던 한영이 파트너 정미와 함께 남산 전망대에서 벌이는 작은 에피소드는 굳이 소리 높여 외치지 않고도 해당 집단이 갖는 우리가 놓치던 설움을 일깨우는 인상적 순간으로 남는다.

기대와 절망 사이, 마지막 주인공 표정의 의미
 
 영화 <믿을 수 있는 사람> 스틸 이미지
ⓒ 찬란
 
감독의 비전을 화면에 구현하는 건 결국 배우들의 몫이다. 일단 주요 캐릭터가 모두 탈북민이기에 다큐멘터리가 아닌 한 배우들의 캐릭터 재현도가 사활적 요소일 수밖에 없다. 일단 실제 탈북민 출신 연기자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영화 내내 어색한 발성이나 대사가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 감독과 제작진, 배우들이 충분한 여유를 갖고 충실히 준비했기 때문임이 여실하다. 실제 탈북민 당사자의 심경과 태도를 화면 가득히 구현해낸 한영 역의 이설 배우 연기는 2023년 독립영화를 상징하는 '얼굴' 중 하나로 각인될 만하다. 예전 출연 드라마에서 탈북민 캐릭터를 연기한 경력이 있긴 하지만 <믿을 수 있는 사람>에서 이 배우의 연기는 드라마와는 차원이 다른 경지에 도달한다.

처음엔 발음도 어휘도 투박하기 그지없지만 살짝 미래에 대한 열정과 희망이 엿보이던 표정과 눈빛에서, 점점 본인이 직접 탈북민이라 언급하지 않는다면 자연스럽게 신분위장(?)이 가능한 수준으로 영화 속에서 3년간 캐릭터가 변화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그 앞에 놓인 장벽은 배우가 연기하는 한영 캐릭터의 표정에서 물이 빠져나간 옷처럼 드러난다. 미묘한 변화를 관객이 알아차릴 때 살짝 소름이 끼칠 정도다. 그리고 배우의 얼굴과 시선이 전적으로 소화해야 할 분량이 상당한데, 국면에 부합되는 이설 배우의 비언어적 표현력은 상당한 경지에 올라 있다고 해도 무방한 차원이다. 영화를 본다면 꼭 집중해서 관찰해야 참맛을 누릴 지점이다.

또한 한영에게 버팀목이 되어주던 영혼의 파트너 정미 역의 오경화 배우 등 주요 배역의 연기력도 주인공 못지않게 현실의 존재감으로 다가온다. 물론 소소한 장면과 대사 한두 줄로 주인공의 심경을 구현하는 감독의 연출력도 만만찮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하는 한영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한국사회에서 그가 받을 수밖에 없는 신뢰치를 표상하는 가불 장면은 쐐기처럼 관객의 뇌리에 박힐 테다. 결국 우리는 차별하지 않는다고 단언하지만 한국사회 속에 숱한 장벽을 건설하고 있었던 것이다.

여기에서 한 가지 질문. 그렇다면 이 영화 속에서 묘사하는 대로 평범한 취업준비생의 고초와 주인공의 체험이 별반 다르지 않은 것 아니냐는 반문이 나올 법하다. 여기에 대한 대답. 평범한 대한민국 국민들은 이 땅에 태어났을 뿐이지, 한영과 동생처럼 사지를 헤치고 죽음을 각오하며 (또 다른 조국이 환대해줄 것이란 기대만 의지해) 사선을 넘나들지는 않았지 않느냐는 답변을 전할 수 있겠다. 한국독립영화에서 양산되는 청년잔혹극에 휩쓸리지 않고 주변의 등잔 밑을 섬세하게 돌아보는 <믿을 수 있는 사람>의 통찰력 넘치는 풍경은 오리지널 평양냉면처럼 첫맛은 심심하지만 여운 가득 남는 감상을 (영화와 접속하게 될 관객에게) 전해줄 테다.
 
<작품정보>
믿을 수 있는 사람 A Tour Guide
2023|한국|드라마
2023.10.18. 개봉|95분|12세 관람가
각본·연출 곽은미
출연 이설(한영 역), 오경화(정미 역), 박세현(리샤오 역), 전봉석(인혁 역),
       이노아(미선 역), 우정원(청하 역), 박준혁(태구 역)
제작 한국영화아카데미 KAFA
배급 찬란
 
2023 24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 배우상(이설)
2023 28회 아이치국제여성영화제 '개막작'
2023 11회 디아스포라영화제 '디아스포라 장편'
2023 25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지금 여기, 한국영화'
2023 5회 서울여성독립영화제 '장편 경쟁'
2023 22회 뉴욕아시안영화제 'Beyond Borders'
2023 42회 밴쿠버국제영화제 '파노라마'
2023 21회 피렌체한국영화제 'K-우먼', '한국독립영화'
2023 20회 홍콩아시안영화제 '와이드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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