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놈 목소리' 현장서 바로 분석한다…경찰 수사 전격 도입

경찰이 보이스피싱 용의자의 목소리를 이미 확보된 음성과 바로 비교해 분석할 수 있는 ‘보이스피싱 음성분석 모델’을 전격 도입한다.

경찰 ’수사지원시스템’에서 보이스피싱 음성분석 모델을 실행한 화면. 사진 행정안전부

행정안전부는 오는 19일부터 보이스피싱 음성분석 모델을 전국 경찰 수사 현장에 투입해 운영을 시작한다고 18일 밝혔다.

보이스피싱 음성분석 모델은 용의자의 음성을 기존 범죄 가담자의 음성과 비교·분석할 수 있게 해 범죄자를 특정하고 영장 신청, 검거 등의 과정에서 보다 빠른 수사를 가능하게 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올해 2월 보이스피싱 음성분석 모델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서 먼저 사용해 왔다.

지금까지는 경찰이 수사 과정에서 음성 감정이 필요한 경우 국과수에 의뢰를 해야 했고, 결과를 회신받기까지 2~3주가량이 소요돼 영장 청구 등 시급한 수사 절차를 진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경찰이 사용하게 되는 음성분석 모델은 음성 데이터를 1대1로 비교해 유사도를 즉시 판별해낼 수 있는 현장용 버전으로, 국과수가 외국에서 도입해 사용해온 기존 음성분석 모델보다 성능을 약 77% 향상했다.

앞서 올 2월부터 모델을 사용해온 국과수는 지난달까지 78건의 사건에 대한 음성 감정을 실시해 경찰 등의 수사에 결과를 제공했다.

이 모델을 활용해 국과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 많은 사건에 기여할 수 있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국민의 안전한 일상과 직결되는 분야는 데이터 기반의 과학 행정이 우선적으로 필요한 영역”이라며 “관계기관과 함께 데이터 분석과 활용도를 높여 국민의 삶에 실질적 변화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