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 쏟아내라" 하마스보다 센 헤즈볼라, 이스라엘과 교전 격화

박소영 2023. 10. 18.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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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병원 폭발 참사로 이스라엘과 하마스 등과의 긴장이 한층 고조된 가운데 이스라엘 북부에선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와 교전이 격화되고 있다.

이스라엘 군인들이 17일 레바논 국경과 가까운 북부 국경 지대에 검문소를 배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오전 이스라엘 북부 국경지대에서 레바논 영토로부터 발사된 대전차 유도 미사일 공격으로 이스라엘군 4명이 다쳤다. 앞서 전날에는 이스라엘군과 헤즈볼라가 교전했고, 그 과정에서 헤즈볼라 대원 5명이 숨졌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이스라엘 영토에 침투하려던 대원들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지난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북부 국경지대에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교전이 이어지고 있다. 헤즈볼라 측은 전날까지 이스라엘과 교전으로 10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충돌이 격화하면서 전쟁 확대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가자지구 병원 참사와 관련, 헤즈볼라는 "거리와 광장으로 가서 격렬한 분노를 표출하라"며 레바논 시민들의 분노를 부추겼다. 실제로 레바논인 수백명이 수도 베이루트에 있는 미국 대사관 앞에서 불을 지르는 등 격앙된 시위를 벌였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는 레바논과 관련한 경보 수위를 끌어올렸다. 미 국무부는 이날 레바논 여행경보를 기존 3단계 '여행 재고'에서 최고인 4단계 '여행 금지'로 상향 조정했다. 피라스 막사드 중동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이 가까워질수록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사이의 전쟁 가능성은 점점 더 높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헤즈볼라는 하마스보다 잘 훈련돼 있고, 수만개의 로켓과 이스라엘 영토 깊숙한 곳을 타격할 수 있는 정밀 유도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 2006년 이스라엘과 레바논 전쟁 이후 시리아·이라크 등에서 이슬람국가(IS)와 싸우면서 헤즈볼라 대원들의 전투력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 인해 레바논과 전면전은 이스라엘 역사상 유례없는 대규모 전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NYT는 전했다.

레바논 시위자들이 18일 수도 베이루트 미국 대사관 앞에서 열린 가자지구 병원 참사와 관련한 시위 도중 불을 지르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와 관련 미 백악관에선 헤즈볼라가 이번 전쟁에 참여할 경우, 미국 병력을 사용할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다고 미국 인터네 매체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미국 의회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세력이 개입할 경우 미군 파병을 승인하는 법안을 마련하고 있다. 공화당 소속인 마이클 맥콜 미 하원 외교위원장은 CNN에 "중동 상황이 매일 악화하고 있어 필요한 경우에 대비해 법안 초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했다.

백악관은 이번 전쟁 발발 초기부터 이스라엘에 미군을 파병할 계획이 없다고 거듭 밝혀왔다. 하지만 이란과 이란의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가 참전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하면서 미군 투입 시나리오도 검토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전 지난 하루 동안 계속 가자지구 북부를 공습해 가자시티 여단의 대전차 유도 미사일 배치 책임자 무하마드 아와달라 등 하마스 고위직 2명을 사살했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이스라엘군은 "무고한 민간들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가자지구 남부 주요 도시인 칸 유니스 인근의 알 마와시에 국제사회에서 지원이 제공되는 인도주의 구역을 만들었으니 대피하라"고 촉구했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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