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보다 책? '도서 인플루언서' 되고 싶나요
[김은미 기자]
▲ 안예진의 <독서의 기록> 책표지 |
ⓒ 퍼블리온 |
책의 설명이 '40대 대기업 부장 고액 연봉 대신 책을 택하다'라니, 매력적인 워딩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에서는 부캐로 선택한 '도서 블로그 운영' 1년 만에 인생의 변화가 시작되었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대기업 부장 출신 도서 인플루언서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전개된다.
도서 블로그 운영 방법과 독서와 글쓰기를 통한 변화를 사람들에게 알려 도움을 주고 싶다는 작가의 경험담은 독서에 조금이라도 다가가고 싶은 사람들에게 좋은 길잡이 역할을 할 것이다. 이 책은 '작가가 독서에 빠지게 된 이유, 도서 블로그 운영 방법, 독서를 통해 얻은 행복'이라는 세 가지 큰 주제로 구분되어 서술된다.
대기업 부장, 한 아이의 엄마, 한 남자의 아내, 장녀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었지만 그 자체가 작가의 정체성은 아니었다. 그 타이틀을 끌어안고 그것들을 지켜내기 위해 바쁘게 살던 작가는 어느 순간 번아웃에 빠지게 된다. 번아웃의 실체는 불안정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었다. 특히나 직장에서의 타이틀은 가장 먼저 내려놓아야 하는 저글링 공이라는 것을 깨닫고, 그는 다음 직업을 찾기 위한 탐색을 시작한다.
그러나 국제회의 지도사 자격증 취득, 앙금 떡 케이크 자격증 과정 등록, 커피 사업에 도전하다 포기, 영어독서지도사 자격증 취득 시도, 주식 재테크 실패 등등 ... 수많은 좌절을 겪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게 불안해하지 않고 마음을 잡을 수 있게 한 것은 바로 '독서의 힘'이었다고 말한다.
독서를 시작한 이유 중 하나는 변하고자 하는 절실함 때문이었다.
독서로 얻은 가장 값진 결과는 불안과 두려움에 대한 문제를 내 안에서 찾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더 이상 마음의 불편함과 분노를 다른 사람 때문이라고 핑계 대지 않게 되었다. 내 마음에서 일어나는 감정을 한 발짝 떨어져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연습이 가능해졌다. (43쪽)
니체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려면 지금까지 내가 진실로 사랑한 것이 무엇이고, 어떤 것에 몰입해왔고, 무엇이 나의 마음을 채우고 기쁨을 주는지에 대해 질문하고 답하라'라고 했다. 독서를 하는 과정에서 무수한 질문과 마주하게 되고 해답을 찾아가는 여정에서 나 자신을 만나고 발견하고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문해력과 독서 수준에 맞지 않는 책을 욕심내서 읽으려 시도하다 보면 독서의 흥미를 잃게 된다. '독서는 무조건 재미있어야 한다. 억지로 하는 독서는 도움도 되지 않을뿐더러 인생의 변화를 가져오지도 않는다.(117쪽)'는 작가의 말에 동의한다. 포기하지 않고 계속 읽다 보면 독서의 지평은 자연스럽게 넓어지고, 다양한 분야의 도서를 접하면서 깊이 있는 독서를 할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한다.
나아가 '깊은 독서를 하면 지금까지 읽어온 많은 책이 점이 되어 선으로 연결되는 지점이 온다. (128쪽)'는 작가의 말처럼, 스치듯 지나간 것 같다고 느꼈던 책들도 언젠가는 삶 속에서 뚜렷하게 존재감을 드러내고 진한 획을 긋게 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믿는다.
무엇보다도 '독서를 하고 싶은데 시간이 없다' '라는 말은 핑계일 뿐이라는 것을 안예진 작가가 증명했다. 독서를 하겠다는 다짐과 목표 독서량을 정한다면, 시간은 만들어지고 독서를 놀이처럼 즐기는 시기가 온다는 것이다. 조금 더 나아가 자신이 읽었던 책을 데이터화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다 보면 '도서 인플루언서'라는 타이틀과 함께 경제적 이익까지 얻을 수 있다고 하니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작가는 많은 지면을 할애해서 도서 인플루언서에 도전하는 사람들을 위해 독서 술법, 글쓰기 술법, 블로그 운영 술법 등 작가가 직접 경험한 자세한 팁들을 모두 공개해 준다. 책을 꾸준히 읽고 블로그를 운영해왔던 사람들이라면 무조건 도서 인플루언서에 도전하고 싶게 만드는 강력한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수익도 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주는 인생 선순환의 성장 스토리, 읽다보면 재미와 더불어 감동으로도 다가온다.
도서 인플루언서가 되기 위해서는 글쓰기는 기본이다. 블로그 운영의 기술적인 부분 습득과 더불어 저자의 이야기를 자신의 삶에 적용하고 자신의 이야기로 탄생시키는 과정이 동반되어야 한다. 또한 읽고 쓰는 삶으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주변의 유혹을 뿌리치고자 하는 의지가 필요하다.
꿈은 한 번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구체적으로 꾸고, 내 꿈의 키를 정기적으로 재어보는 작업이 중요하다.(99쪽)
도서 인플루언서가 되기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지적인 독서를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아니면 또 다른 분야의 전문 블로거로 되고 싶은 사람이라면, 삶의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이 유용한 정보 창구가 될 것이다.
꿈을 꾸기 시작했다면 구체적으로 꿈을 키워나가는 과정에 돌입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작가가 기대하고 있는 것처럼, 자신의 꿈을 선언하고 그 꿈을 향해 걸어가면서 진정한 변화와 성장을 이루기 위한 힘을 얻는데 이 책이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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