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 낮지만 순종적" 수천만원에 여성매매…中 뒤집은 중매사

지난 2020년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서 한 부부가 중국 전통 결혼식을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중계하고 있다.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AFP=연합뉴스

중국 공안이 중매를 가장해 장애 여성을 인신매매한 혐의로 한 중국 블로거를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17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팔로워 약 14만명의 블로그를 보유한 이 남성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장애 여성의 장애 정도와 외모, 성격 등 세부 정보를 제공하며 결혼을 주선해왔다. 중국 사법 당국은 이 행위가 장애 여성에 대한 사실상의 인신매매로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 남성이 게재한 한 동영상에는 “21세 여성, 80%의 지능을 가졌지만 순종적임”이라는 설명과 함께 18만 8000위안(약 3500만원)이라는 가격이 제시됐다. 다른 영상에선 “언어 장애를 가진 24세 여성이 16만 위안(약 3000만원)”이라고 했다.

SCMP는 “이 장애 여성들에는 대게 6만 위안(약 1100만원) 이상의 가격이 책정됐고, 블로거의 소개비는 2만 위안(약 370만원)이었다”며 “이 남성의 행동은 중국 대중의 분노를 불렀다”고 전했다.

현재 이 남성이 운영하던 블로그는 폐쇄된 상황이다.

다만 해당 남성은 자신이 빠른 결혼을 돕는 중매사에 불과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애 여성의 부모로부터 허락을 받았고, 제시된 금액은 중국의 결혼 관습 중 하나인 ‘차이리’(彩禮·결혼지참금)라는 것이다. 차이리는 중국에서 남녀가 결혼할 때 남자 쪽이 여자 쪽 가족에게 주는 지참금을 뜻한다.

그간 중국 정부는 농경 사회의 유물인 차이리가 매매혼을 조장하는 등 사회 문제가 되자 폐지를 위해 노력해왔지만, 뿌리 깊은 악습은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