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4.6%대 금리 떴다…예금 만기 돌아오자 은행의 손짓

하남현 2023. 10. 18.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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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회사 간 자금 확보 경쟁이 재현되는 조짐이다. 지난해 4분기 이후 유입된 예금의 만기가 속속 다가오자, 풀릴 뭉칫돈을 겨냥해 금융회사들이 속속 고금리 상품을 내놓으면서다.

저축은행을 비롯한 금융회사들이 1년전 '금리 경쟁'을 재현하고 있다. 서울 시내 저축은행 모습. 연합뉴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연 4% 후반의 금리를 주는 저축은행 예금 상품이 잇달아 나왔다. 1년 만기 기준으로 더블저축은행(4.61%), CK저축은행(4.6%), 동양저축은행(4.6%) 정기예금은 연 4.6% 이상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저축은행 전체 1년 만기 예금 평균금리는 지난해 3월 18일 연 3.74%에서 이날 4.24%로 0.5%포인트 올랐다. 통상 저축은행보다 금리 수준이 낮은 시중은행도 최근 들어 예금 금리를 연 4%대로 속속 높였다.

지난해 4분기 어지러웠던 금융 시장의 여진이 남아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9월말 이른바 레고랜드 사태가 발생하자 채권 시장 자금 조달길이 끊긴 금융회사들은 예금 수신 금리를 높이는 식으로 대응했다. 이때 유치했던 예금 만기가 돌아오자 급격한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 금융회사들이 다시 금리 경쟁에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금융권에선 올해 4분기 예금 만기 규모가 1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정근영 디자이너

지나친 수신 금리 인상 경쟁은 조달 비용 상승에 따른 대출금리 상승으로 귀결된다. 또 급격한 ‘머니 무브’에 따른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이에 금융당국도 대응에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이날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금융감독원 및 관련 협회와 함께 재발 방지책을 내놨다.

금융당국은 95%인 은행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를 내년 6월까지 유지한다. LCR은 30일간 예상되는 순 현금 유출액 대비 고(高)유동성 자산의 비율이다. 금융당국은 당초 올해 말 LCR을 100%로 상향할 예정이었는데, 이 경우 은행채 발행이 과도하게 늘거나 수신 경쟁이 심화할 수 있어 시기를 미뤘다.

김소영 부위원장은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금융시장 안정 기조가 유지되고 있는 만큼 과도한 자금 확보 경쟁이 재발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올해 4분기 만기 도래 자금 규모가 예년에 비해 다소 큰 점을 감안해 경각심을 갖고 자금이동 상황을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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