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제일 싸다?…서울 청약 수십대 1 뚫고도 미계약 속출, 왜
직장인 A씨는 지난달 서울 동작구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 전용 84㎡ 청약에 당첨됐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A씨는 고민 끝에 계약을 포기했다. ‘일단 넣고 보자’는 생각으로 청약했는데, 따져 보니 분양가가 비싸게 느껴져서다. 그는 “집값이 떨어져 손해 볼 것 같았다”고 했다.
수도권 아파트 청약시장에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1순위 청약 미달 단지가 나오는가 하면, 수십 대 1의 경쟁을 뚫고도 미계약된 아파트가 잇따른다. 특히 서울 청약시장은 한두 달 전만 해도 ‘완판’ 행진을 이어갔지만, 최근 분위기가 달라졌다.
1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날 1순위 청약을 진행한 경기도 광명시 ‘트리우스 광명’은 517가구 모집에 2444명이 몰려 평균 4.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8월 주변에서 나온 ‘광명센트럴아이파크’(18.9대 1)의 4분의 1 수준이다. 8개 주택 타입 중 5개 타입이 미달했다.
서울에선 당첨자가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나왔다. 지난달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는 1순위 경쟁률 14대 1을 기록했지만, 일반분양 771가구 중 40% 수준인 300여 가구가 미계약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지난 15일부터 선착순 계약을 진행 중이다. 지난달 25대 1의 1순위 경쟁률을 기록한 구로구 ‘호반써밋 개봉’도 190가구의 38%인 72가구가 미계약됐다.
업계에선 이를 고분양가 탓으로 본다. 예컨대 트리우스 광명 전용 84㎡ 분양가는 최고 11억8600만원으로, 지난 5월 분양한 옆 단지 ‘광명자이더샵포레나’ 같은 면적 분양가(10억4550만원)보다 1억원 이상 비싸다.
지난 여름만 해도 ‘오늘이 제일 싸다’는 인식과 주택 공급 불안이 겹치며 청약시장이 과열됐지만, 고분양가로 시세 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줄면서 저항감을 갖는 수요자가 늘어난 것이다.
고금리도 한몫했다. 미국의 긴축 장기화와 금융 당국의 가계대출 조이기 여파에 최근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연 7%를 돌파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고금리 상황에 분양가도 매력적이지 않아 수요자 입장에서 ‘급할 것 없다’는 심리가 생긴 것 같다”며 “수도권에서 청약 수요는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실제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 사업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서울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지난 8월 118.9였으나 이달엔 100으로 떨어졌다. 이 지수가 100을 밑돌면 분양시장에 부정적 시각이 많다는 뜻이다.
다만 이런 현상을 청약시장 침체 신호로 보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서울 인기 지역 아파트, 경쟁력이 있는 단지는 수요가 많아 청약자가 계속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7일 서울 강동구에서 분양한 ‘더샵강동센트럴시티’는 1순위 경쟁률이 59대 1에 달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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