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과 다른 YTN 응원해"... 지분 통매각 앞둔 YTN에 '시민주주' 바람

신상호 2023. 10. 18.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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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치적으로 자극적 소재만 다루는 종편과 달리 YTN은 그렇지 않잖아요. 지금의 YTN이 유지되길 바라는 마음에 YTN 주주가 됐습니다."

윤석열 정부 차원에서 주도하는 YTN 지분 매각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YTN 언론인들이 주도하는 시민 주주 운동도 탄력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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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매각 입찰 23일 예정... 시민들 "중립 지키려는 애쓰는 모습, 지금처럼 보도하길 바라"

[신상호 기자]

 지난 2022년 12월 YTN 주주인 한전KDN과 한국마사회가 YTN 지분 매각을 결정하자,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는 준공영방송인 YTN이 보수언론과 재벌 기업에 넘어갈 경우 ‘언론의 공공성’이 사적 이익에 침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유성호
  
"정치적으로 자극적 소재만 다루는 종편과 달리 YTN은 그렇지 않잖아요. 지금의 YTN이 유지되길 바라는 마음에 YTN 주주가 됐습니다."

윤석열 정부 차원에서 주도하는 YTN 지분 매각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YTN 언론인들이 주도하는 시민 주주 운동도 탄력을 받고 있다.

전국언론노조 YTN 지부는 지난 11일부터 시민 주주 운동인 '와주라(와이티엔주주가되어주라의 줄임말)'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YTN이 권력 감시와 비판이라는 공적 책무를 앞으로도 계속할 수 있도록 시민들이 직접 주주로 참여해 격려와 비판을 해달라는 취지다.

지금 YTN은 창립 역사상 가장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YTN 지분을 소유한 공기업인 한전KDN과 한국마사회가 지분 통매각을 결정했고, 오는 23일 지분 매각 입찰이 진행될 예정이다. 매각 대상 지분은 한전KDN과 한국마사회 지분(30.95%) 전부로, 낙찰된 기업은 YTN 최대주주가 된다(관련기사: YTN 지분 '통매각'...누가 인수하든 배임·특혜·불법 논란 불가피 https://omn.kr/25j1p).

자금력을 가진 중견기업들이 매수 의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매각이 단행되면 20년 넘게 이어진 YTN 공적 소유 구조는 막을 내린다. 대다수 YTN 언론인들은 "공적 소유 구조가 무너지고 사영화가 이뤄지면, 자본이나 권력의 입김을 받는 보도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반대해왔지만, 매각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YTN 시민 주주 운동은 향후 YTN 지분을 가진 대주주의 정치적 입김을 차단하기 위한 방편 중 하나다. 고한석 YTN 지부장은 "윤석열 정권은 언론의 감시와 비판을 압수수색으로 때려잡고, 반대의견은 가짜뉴스로 매도하고, 공영 방송은 사영 방송으로 전락시키려 하고 있다"며 "시민들이 사모은 지분은 자본의 전횡을 막는 방패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민주주 "종편 보도는 불편... YTN 모습 계속 유지하길"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 YTN기자협회 소속 기자들이 지난 9월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마포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의성 없는 방송사고에 언론인 압수수색을 항의하며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의 언론 장악 시도를 규탄하고 있다.
ⓒ 유성호
 
시민주주운동이 본격화되면서 YTN 주주가 된 시민들도 늘어나고 있다. 시민들은 한결같이 "YTN이 지금처럼 보도해주길 바란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지난 11일 YTN 주식 100주를 매입하면서 시민주주운동에 동참한 최아무개씨는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종편 등 언론 보도를 보면, 지나치게 자극적이거나 혹은 사건을 희화화시키면서 시청률을 올리려는 의도를 보이는 경우가 많이 불편했는데 YTN은 그렇지 않아 자주 본다"면서 "언론들이 공적 역할을 하는 대신 특정 자본이나 이익을 대변하는 사기업으로 변질되는 경우가 많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언론은 시청자들에게 판단을 강요하는게 아니라 정보를 전달하고, 판단은 시청자들에게 맡겨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YTN은 다른 종편과 달리 그런 점에서 충실히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고, 그런 모습이 계속 유지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청한 A씨는 "주로 YTN 라디오를 많이 듣는데, 기자들이 보도를 하는 데 중립적인 표현을 쓰려고 애쓰는 것들이 눈에 띈다, 누군가의 말을 전달할 때 '주장했다'라고 보도하면서 보도에 인용된 당사자들의 말이 '사실'이 아닌 '입장'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 인상적"이라면서 "방송 보도가 흥미 위주 혹은 정치적 편향성을 부추기는 경우가 많은데, YTN은 자극적인 형태의 보도가 별로 없는 몇 안되는 언론사"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YTN은 어느 당이 정권을 잡더라도 정권의 비판 대상이 돼온 언론사로 기억한다. 오히려 그런 사실이 YTN은 중립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라면서 "(YTN 지분 매각이 이뤄진 과정에서) 딱히 할 수 있는 건 없고,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응원과 지지를 보내는 마음에서 YTN 주식을 매입했다"고 설명했다.

고한석 지부장은 "시민주주운동에 70대 어르신들도 참여 의사를 밝혀오고 있고, 아는 지인들에게도 참여를 독려하겠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셨다"면서 "시민 참여 운동을 지속하는 것은 물론 시민단체, 노조 등과도 적극 연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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