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인 속상해”…‘민폐의 온상’ 된 콘텐츠 촬영팀, ‘억울한’ 속사정도 [D:이슈]

장수정 2023. 10. 18.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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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도 최대한 외적인 부분 신경쓰려 노력 ”

강압적인 시민 통제부터 쓰레기 무단 투기, 불법 주차까지. 드라마, 예능 제작진이 민폐 논란에 곤혹을 치르고 있다. 물론 바쁘게 돌아가는 현장 분위기를 핑계로 막무가내식 태도를 보이는 스태프들도 있다. 다만 전후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폭로에 억울한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

지난 16일, 배우 우도환, 이유미 등이 출연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Mr. 플랑크톤’ 촬영팀이 촬영장에 쓰레기를 불법 투기했다는 주장이 한 매체를 통해 보도됐다. 보도에 따르면 제주 서귀포시 화순 인근에서 촬영이 이뤄졌는데, ‘Mr. 플랑크톤’ 팀이 촬영이 끝난 이후 생수통, 담뱃값, 촬영 정보가 적힌 종이 등을 현장에 두고 떠났다. 버려진 쓰레기 등을 촬영한 사진도 함께 담겼었다.

‘Mr. 플랑크톤’에 출연하는 우도환, 이유ⓒ

이에 네티즌들 사이에선 ‘스태프들은 왜 바뀌지 않나’라는 싸늘한 반응이 이어졌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6일에는 웹예능 ‘전과자’ 스태프가 고려대학교 촬영 당시, 학생들을 제지하는 과정에서 강압적인 태도를 보여 불쾌함을 유발했다는 폭로가 나와 사과한 바 있다. 박보검, 아이유 주연에 ‘폭싹 속았수다’ 팀은 고창 청보리밭 축제 현장에서 촬영을 진행하면서 유채꽃밭을 구경하기 위해 방문했던 시민들의 접근과 촬영을 막아 불편을 초래했다는 지적을 받았었다.

이 외에도 병원에서 촬영을 진행하던 중 환자 가족의 통행을 막았다는 폭로에 사과한 JTBC 드라마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을 비롯해 넷플릭스 ‘마스크걸’, ‘오징어 게임2’,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피라미드 게임’ 등 올해만 10편이 넘는 드라마, 예능 콘텐츠가 촬영장 민폐 또는 갑질 의혹에 휩싸여 해명과 사과를 했었다.

개선은 없는 무의미한 논란이 거듭되는 것에 따가운 시선이 이어지고 있다. 논란의 내용과 횟수만 보면, 콘텐츠 촬영에 임하는 스태프들은 자신들이 장소를 독점한 양 민폐를 끼치고, 뻔뻔한 태도를 보이는 무례한 집단인 것처럼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SNS,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폭로, 확산이 빨라진 가운데, 억울함을 토로하는 사례도 없진 않다. 전날 불거진 논란의 주인공이었던 ‘Mr. 플랑크톤’의 제작사 하이지음스튜디오 측은 해당 폭로에 대해 오해였다고 해명했다. 폭로가 나오기 전인 지난 15일 화순금모래해변에서 오전~오후에 걸쳐 촬영을 진행했고, 촬영 종료가 일몰 후 완료돼 당일 및 다음 날 오전 이틀에 걸쳐 청소를 할 계획이었다는 것. 그러면서 “확인해 본 결과, 제작진이 금일 오전 더욱 주의를 기울여 청소를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

콘텐츠의 제작진들 또한 사전 공지를 통해 촬영 현장에서의 주의를 당부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소속이 다른 여러 팀이 함께 일을 하게 되는 콘텐츠 촬영 현장의 특성상 이들을 전부 통솔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한 드라마 촬영팀 스태프는 “요즘에는 스태프들도 현장에서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조심을 하고 있다. 우선 촬영 현장의 분위기 자체가 바뀌었다. 촬영을 하다 보면 급하게 움직이다 다른 부분까지 신경을 못 쓸 때가 있겠지만, 그럼에도 최대한 논란의 여지를 남기지 않기 위해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 최근 논란이 많아져 더 주의를 기울이기도 한다”라며 “물론 일부 스태프들이 논란이 될 법한 실수나 잘못을 저지르고는 있지만, 이것이 ‘스태프들은 이렇다’라고 평가하는 것으로 이어지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촬영 환경의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논란이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영화 스태프는 “영화의 경우 제작부가 확실히 있고, 그래서 필요한 경우 외부에서 청소업체를 부르는 등의 체계가 잡혀있다. 그런데 드라마는 그렇지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드라마 스태프 또한 “제작팀이 담당을 하게 되는 영역인데, 드라마는 제작팀 인력이 영화에 비해 많지 않다. 그래서 필요한 경우에 아르바이트를 구하거나 연출부가 겸업을 하는데 그럴 때 관리가 잘 안 되는 경우들이 있다”라고 말했다.

영화,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시리즈물을 오가며 촬영 중인 한 촬영 스태프는 “전보다는 나아졌다곤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시간 안에 마무리를 해야 한다는 압박이 있다. 대부분의 현장은 정신없이 돌아간다. 물론 당연히 누군가에게 불편함을 끼쳐선 안 되지만 현장에서 집중을 하다 보면, 외적인 부분까지 고려하는 것이 쉽지 않다. 스태프들에게 화살이 돌아가는 것이 맞나라는 생각도 해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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