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식’ 홍창현, “케리아가 살살 패줬으면 좋겠다. 우리가 이기고 싶으니까” [롤드컵]

차종관 2023. 10. 18.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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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리퀴드(TL)의 정글러 ‘표식’ 홍창현. 사진=차종관 기자

“‘케리아’ 류민석이 살살 패줬으면 좋겠어요. 저희가 이기고 싶으니까”

17일 서울 종로 롤파크에서 ‘2023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스위스 스테이지에 진출한 선수들과 취재진이 인터뷰하는 ‘스위스 애셋 데이’가 진행됐다. 쿠키뉴스가 건넨 안부 인사에 팀 리퀴드(TL)의 정글러 ‘표식’ 홍창현은 “2달 전에 한국에 돌아왔다. 조금 쉬다가 한국 부트캠프 샌드박스로 가서 열심히 준비했다”라고 화답했다.

홍창현이 속한 팀 리퀴드는 ‘2023 LoL 챔피언십 시리즈(LCS)’ 스프링에서 정규 시즌 8위를 기록하며 플레이오프에도 진출하지 못했다. 하지만 서머와 챔피언십에서 부활하며 LCS 3시드로 롤드컵에 진출했다. 홍창현은 “처음에는 (팀원들과) 서로 생각이 다르고, 콜도 갈렸다. 하지만 합을 맞추다 보니 잘 돼서 꾸역꾸역 올라오게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지난해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의 DRX 소속으로 롤드컵 우승을 거머쥔 바 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른 유니폼을 입고 롤드컵으로 돌아왔다. 심경이 어떻냐는 질문에 홍창현은 “DRX 유니폼만 입다가 다른 유니폼을 입으니까 처음에는 어색했다. 하지만 이젠 완전히 적응했다. 롤드컵은 즐기자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그때는 ‘잘해야겠다’, ‘꼭 우승해야겠다’는 마음이었지만 지금은 축제처럼 신나게 즐기고 있다”고도 전했다.

지난 해 DRX 소속으로 롤드컵에 진출한 인물은 홍창현과 디플러스 기아의 ‘데프트’ 김혁규 뿐이다. 두 선수는 롤드컵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나눴을까. 진출하지 못한 전 동료들이 부러워하진 않았을까. 홍창현은 “전 동료들에게는 질투와 시기가 섞인 이야기들을 들었다. (롤드컵 진출 실패에 대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 같다. 김혁규와는 근황과 여러 잡담을 했다”고 밝혔다.

팀 리퀴드는 조 추첨식에서 LCK의 T1과 매칭됐다. 팀 리퀴드의 유튜브에는 T1에 매칭되자 유쾌한 반응을 내놓는 리액션 영상이 올라오기도 했다. 홍창현은 이와 관련 “부담은 딱히 없다. 또 T1을 만난다는 게 되게 웃기고 재밌었다”면서도 “잘하는 팀과 이렇게 큰 무대에서 만난다는 게 설렜다”고 기대감을 그러냈다.

팀 리퀴드(TL)의 정글러 ‘표식’ 홍창현. 사진=차종관 기자
 
T1과 팀 리퀴드의 대결은 어떤 구도로 펼쳐질까. 홍창현은 “탑은 ‘서밋’ 박우태가 각성한다면 작년 대회의 ‘킹겐’ 황성훈(한화생명e스포츠)처럼 이겨줄 거라고 믿는다. 미드는 ‘페이커’ 이상혁이 약세를 보인다면 일단 성공이다. T1의 바텀이 많이 무서운데, 류민석이 좀 살살 패줬으면 좋겠다. 저희가 이기고 싶으니까”라고 웃어보였다.

팀 리퀴드는 T1을 이기기 위해 어떤 비밀병기를 준비했을까. 홍창현은 “LCS는 조커픽이 많고 선수들이 창의적이다. 그 마음으로 잘 비벼볼 것이다”고 말했다.

홍창현은 올해 해외리그에서 활동했지만 그를 기억하는 많은 한국 팬들은 꾸준한 응원을 보냈다. 이에 그는 “동료들에게 ‘창현아, 너 진짜 팬이 많은 거 같다’라는 말도 들었다. 새벽에 경기를 하는데도 응원해주시는 게 너무 감사하다. 꼭 좋은 모습으로 보답드리겠다”고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승리 후 역동적인 세리머니는 홍창현의 트레이드 마크 중 하나다. 이번 대회에서도 업그레이드 된 세리머니를 볼 수 있을까. 그는 “사실 LCS에서 세리머니를 2번 밖에 안 했다. 올해 LCK에 세리머니 상까지 생겼다보니 다 세리머니를 하더라. ‘세리머니로 뭔가 보여주겠다’는 마음보다는, 세리머니가 희소성이 떨어진 만큼 ‘안 해야겠다’는 생각이다”라고 답해 취재진의 아쉬움을 불렀다.

홍창현 그리고 그의 동료들은 이번 대회에서 어떤 수확을 얻어갈 수 있을까. 홍창현은 “첫 번째 목표는 8강에 드는 것이다. 엄청난 노력을 할 거고, 그 과정은 다 드러날 것이다. 8강 이후에 대한 생각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그는 팬들에게 “저희를 끝까지 응원해달라”고 당부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차종관 기자 alone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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