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성·자동화·친환경…3박자 갖춘 삼바 제2캠퍼스
4월부터 5공장 착공
11만평 부지에 4개 공장
쿠키 찍어내듯 건물 지어
5공장 공사시간 1년가량 단축
물류 등 자동화 운영 시스템 구축
탄소저감 기술도 적용
17일 오전 찾은 인천 송도 삼성바이오직스의 제2바이오캠퍼스 부지. 이곳에서는 제5공장과 생산지원동, 유틸리티동의 건설이 한창이었다. 5공장 현장에 세워진 여러 대의 크레인은 쉴새 없이 자재들을 날랐고, 건설 근로자들은 보안검사를 통과한 뒤 현장으로 걸음을 재촉했다. 현장 곳곳에 갖춰진 남녀 화장실과 휴게시설도 눈길을 끌었다. 삼성바이오는 지난 3월 5공장 증설 계획을 발표하고 4월부터 5공장 착공에 돌입하면서 2캠퍼스의 본격적인 구축을 시작했다.
제2바이오캠퍼스는 지난해 7월 매입한 송도국제도시 11공구의 35만7000㎡(약 11만평)부지에 들어선다. 2캠퍼스에 들어설 4개 공장(5~8공장)의 생산능력은 모두 72만ℓ로, 기존 1캠퍼스의 생산능력 60만4000ℓ와 합치면 삼성바이오의 총 생산능력은 132만4000ℓ에 달할 전망이다. 2캠퍼스에는 현재 건설 중인 5공장을 필두로 6, 7, 8공장이 차례로 들어설 예정이다. 4곳의 공장은 각각 18만ℓ의 생산능력을 갖춘다.
5공장은 당초 2025년 9월 완공 예정이었지만 계약물량이 늘면서 완공 일정을 5개월가량 당겼다. 노균 삼성바이오 EPCV 센터장(부사장)은 "전체 수급상황과 예측 시장상황을 분석한 결과, 하루라도 빨리 공급 능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5공장은 2025년 4월 가동될 예정인데, 이달 기준 공정률은 약 32%다. 5공장 증설로 예상되는 고용창출 효과는 약 5000명으로 예상된다.
2캠퍼스의 특징은 효율성과 자동화, 친환경으로 요약된다. 효율성의 핵심은 ‘쿠키컷’ 방식이다. 쿠키컷은 쿠키 틀로 똑같은 반죽을 찍어내듯이 특정 디자인을 반복해 동일한 디자인과 구조, 기능을 갖는 건물을 짓는 것을 뜻한다. 앞서 1캠퍼스의 4개 공장을 지으며 터득한 방식이다. 당초 5공장 건설에는 24개월이 소요된다. 같은 규모의 3공장 건설에 든 35개월보다 11개월 짧다. 6, 7, 8공장에도 쿠키컷 방식을 도입할 예정이다. 여기에 건물의 구성 요소를 공장에서 제조한 다음 현장에서 조립하듯 건설하는 ‘모듈식 건축’도 적극 활용한다.
5공장을 비롯한 2캠퍼스에는 자동창고와 자동 물류이동시스템 등 자동화 시스템이 도입된다. 기존에는 사람이 직접 샘플과 의약품 등을 직접 운반했는데, 2캠퍼스 중앙에 스파인 브릿지(Spine Bridge)를 구축해 샘플 등을 다른 건물로 자동으로 이동시킨다. 약재와 같은 화학물질의 주입 역시 무인충전시스템으로 자동화된다.
친환경을 위해 탄소저감 기술도 대거 적용됐다. 공조를 위한 열원은 인근 발전소에서 사용된 뒤 남은 폐열을 활용한 온수열로 대체한다. 동시에 친환경 고효율 보일러와 태양광 발전 시스템 역시 도입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감축이 예상되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총 1만1070tCO₂e(이산화탄소 환산톤)에 달한다.
2캠퍼스는 항체의약품 중심으로 건설되지만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신규 모달리티(치료 접근법)를 위한 추가 투자 가능성도 있다. 노 센터장은 "송도에 유휴부지를 보유하고 있는데, 관련 기술과 시장이 확보된다면 메신저리보핵산(mRNA)이나 항체·약물접합체(ADC)와 같은 다른 모달리티에 대한 검토와 투자 계획이 있다"고 설명했다. ADC의 경우에는 생산 과정에서 독소가 활용되는데, 이를 항체의약품 중심의 2캠퍼스에 둘 수 없기에 별도의 장소에 생산설비를 둘 예정이라고도 부연했다.
노 센터장은 2캠퍼스의 공격적인 투자에 따른 공급과잉 우려에 대해서는 "수급 밸런스를 항상 검토하고 예측하고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항체의약품 수요가 다른 산업보다 크게 성장하고 있어 적정 템포로 따라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판단 속도에 따라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는 올해 매출 가이던스를 지난해 대비 20% 이상으로 상향 조정한 3조6016억원으로 수정했다. 완전 가동을 시작한 4공장의 매출이 빠르게 늘고 있어서다. 이에 대해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는 "4공장은 지난해 10월 부분가동을 시작으로 올해 6월 완전 가동을 시작했다"며 "이달 초에 매출 성장률을 20% 이상으로 발표할 만큼 잘 성장해오고 있다"고 자신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해 10월까지의 수주량은 이미 지난해 전체 수주량을 넘어섰다.
송도=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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