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천하람 대구가 밀어달라"…이준석계 'TK 진출' 밑작업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8일 대구를 찾아 자신과 가까운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을 언급하며 “대구가 밀어달라”고 호소했다. 지난 16일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흘리며 현 여권 지도부를 직격한 지 이틀 만이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대구 남구 대구아트파크에서 열린 대구·경북(TK) 언론인모임 ‘아시아포럼21’ 정책토론회에서 “요즘 여론조사 분석 기사를 볼 때마다 ‘TK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라는 문구를 자주 본다”며 “보수의 성지와도 같은 이곳이 점점 갈라파고스화 되어가는 것 아니겠냐”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전국 지지율이 하락했는데도, TK에서는 유지되거나 소폭 하락한 것을 들어 ‘TK의 정치적 고립화’를 지적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또 “천하람 위원장은 대구에서 학교에 다녔는데도 대구에서 정치하는 것을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며 “말 잘하고 똑똑한 이 사람도 대구에서 정치하려면 이곳에서 원하는 (편향된) 메시지를 내야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대구가 정치적 고립을 벗어나려면 천 위원장 같은 사람이 대구에 출마할 수 있도록 여러분이 촉구해 달라”며 “내년 총선에서 공무원 출신이 출마해 당선된들 뭐할지 뻔하지 않으냐. 차라리 야당과 싸울 줄 알고, 방송 가서 말이라도 할 수 있는 천 위원장 같은 사람을 국회의원으로 만들어보자”라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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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생(37세)인 천 위원장은 대구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나왔지만, 2020년 치러진 21대 총선에서는 연고가 없는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에 출마해 낙선했다. 이후 이 지역 당협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또래인 이 전 대표와 정치적 행보를 함께 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 전 대표가 ‘천하람 대구 출마’를 언급하면서 TK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시도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이 전 대표가 눈물의 기자회견을 하면서 보수층의 주목도가 확 높아졌는데 이참에 천 위원장 출마설을 통해 지역 쇄신론까지 띄운 것 아니겠냐”며 “윤 대통령과 여권의 변화를 바라는 TK지지층에 어필할 수 있다고 봤을 것”이라고 했다.
나아가 여권에서는 “내년 4·10총선에서 이준석계가 TK지역에 출마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윤 대통령과 친윤 지도부는 과거 보수 정권 때처럼 TK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는데 그 틈을 노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수도권의 전직 당협위원장은 “만약 이 전 대표가 신당을 꾸린다면, 승부처는 보수 유권자가 가장 많은 TK일 것”이라며 “해볼 만하다는 분위기가 감지되면 본인을 비롯한 이준석계 인사들이 출마할 가능성도 크다”고 전망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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