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진 피해자 15초 쳐다봤는데…뺑소니 운전자 “몰랐다”

교차로에서 좌회전 중 직진 오토바이 들이받은 50대 운전자
경찰 조사서 ‘사람 친 줄 몰랐다’ 진술
구속돼 검찰 송치

비보호 좌회전 중 오토바이와 충돌해 오토바이 운전자가 쓰러졌으나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은 채 현장을 떠난 50대 운전자가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지난 13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혐의를 받는 장모(57)씨를 구속 송치한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장씨는 지난 8월 31일 오전 3시30분쯤 서울 도봉구 쌍문동 한 교차로에서 좌회전하다 직진해오던 오토바이 운전자를 들이받은 후 아무런 조치 없이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특히 장씨는 사고 후 인근에 약 2분간 정차하고 차에서 내려 의식 없이 쓰러져 있던 피해자를 약 15초간 내려다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장씨가 이처럼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도 구호조치 없이 현장에서 도주한 것으로 판단했다.

방치됐던 피해자는 한 시민의 신고로 10분 만에 병원으로 이송돼 뇌출혈과 치아골절 등 전치 8주의 상해를 입었다.

경찰은 CCTV 분석을 통해 사고 7시간 뒤인 오전 10시30분쯤 방학동 집에 있던 장씨를 검거했다.

장씨는 경찰 조사에서 “교통사고를 낸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현장에서 사람을 보지 못했다”며 사람을 친 줄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은 두 달의 수사 끝에 장씨가 쓰러진 피해자를 인식한 정황이 있는데도 부인한 점, 차량을 일부러 자택과 멀리 떨어진 곳에 주차해 증거를 은닉하려고 한 점을 토대로 지난 11일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구속했다.

임소윤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