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피울 때 침 뱉기… 유해물질 덜 삼킬까? 전문의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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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를 피우다 유난히 침을 많이 뱉는 사람이 있다.
흡연 구역 바닥을 보면 누구의 것인지 모를 침으로 가득하다.
'멋을 부리다 습관이 돼서' '흡연할 때 침·가래가 많이 나와서' '입안의 담배 성분을 제거하기 위해서' '유해물질이 섞였다고 생각해 삼키기 찝찝해서' 등이다.
건국대 생물공학과 연구팀이 지난 2021년 흡연 구역에서 침을 많이 뱉은 바닥을 조사한 결과, 일반 공중 화장실 변기보다 서른 배 이상 더러웠다는 분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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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 뱉는다고 해서 건강에 도움되지 않아
대한환경공학회지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흡연자 10명 중 7명 정도는 흡연 시 침을 뱉는다. 또한 담배를 한 대 피울 때 평균 3.5회, 많으면 10번가량 침을 뱉는 것으로 알려졌다. 침이나 가래침을 뱉는 이유는 가지각색이다. '멋을 부리다 습관이 돼서' '흡연할 때 침·가래가 많이 나와서' '입안의 담배 성분을 제거하기 위해서' '유해물질이 섞였다고 생각해 삼키기 찝찝해서' 등이다.
사실, 담배를 피울 때 침이 저절로 나오게 되는 원리는 과학적으로 아직 밝혀진 바 없다. 가래침이 나올 가능성은 있다. 지속적인 흡연에 의한 만성기관지염 등 기관지가 안 좋아지기 때문이다. 가천대길병원 가정의학과 고기동 교수는 “담배를 피워 화학물질에 기관지가 장기간 노출되면 기관지 점막이 자극되고, 몸에서 면역, 염증 반응이 생겨 평소 가래가 많이 생긴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혹여나 침에 포함돼 있을 담배의 유해물질이 걱정된다면 침이나 가래를 뱉는 게 건강을 위해 더 나은 걸까? 전문의들은 대부분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고기동 교수는 “담배 자체가 워낙 몸에 안 좋기 때문에 그로 인한 침, 가래를 뱉는 게 건강에 크게 도움이 되지도 나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제대백병원 가정의학과 조영규 교수 역시 “흡연 중 침을 뱉고 삼키고는 건강에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설령 가래가 끓어올라 뱉는다고 해도 그게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가래가 많이 낀다면 가장 좋은 해결책은 물론 금연이지만, 어렵다면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 조영규 교수는 “흡연자들이 끈적끈적한 가래나 텁텁함을 해결하려면 거담제(가래약)보다도 물을 많이 마시는 게 가장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공중위생에도 좋지 않아
담배를 피우며 침을 뱉는 행동은 불쾌감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공중위생에도 좋지 않다. 건국대 생물공학과 연구팀이 지난 2021년 흡연 구역에서 침을 많이 뱉은 바닥을 조사한 결과, 일반 공중 화장실 변기보다 서른 배 이상 더러웠다는 분석이 나왔다. 반면, 같은 흡연 구역에서도 침을 뱉지 못하도록 유도한 곳에서는 오염도(RLU)가 현저히 낮아졌다. 또한 연구팀은 침 속에는 다양한 병원균들이 많기 때문에 흡연 중 뱉은 침을 여러 사람이 밟아 결국 각종 오염물질이 다시 실내로 들어가고, 가루로 바뀌어 공기 중에 떠다니며 감염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공중위생과 안전을 위해서라도 흡연 중 침 뱉기를 자제하고, 침을 꼭 뱉어야만 한다면 땅바닥이 아닌 휴지에 뱉어 버리는 게 좋다.
한편, 흡연은 각종 호흡기 및 순환기 질환, 구강암, 폐암 등의 원인이 돼 건강에 백해무익하다. 중앙대 감염내과 최성호 교수는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호흡기와 폐 기능 등이 떨어지게 되므로 비흡연자에 비해 호흡기 감염이 발생할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금단증상으로 인해 금연이 쉽지 않다면, 보건소나 병·의원의 금연클리닉을 방문해 상담받아보기를 권한다. 니코틴 껌이나 사탕, 패치 등 니코틴 보조제나 약물 등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자기 의지만으로 금연에 성공할 확률은 2~3%에 불과하지만,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금연 치료를 하면 성공률을 10배 이상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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