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전기차 수요 둔화에…원자재값, 날개없는 추락

권해영 2023. 10. 18.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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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기차 수요 둔화에 리튬, 코발트, 니켈 등 배터리 핵심광물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가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전기차 수요가 늘어나기 시작하면 배터리 원자재 가격이 다시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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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 올 들어 70% 급락
니켈·코발트는 각각 40% 내려
중국 수요 둔화·원자재 공급 과잉이 원인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전기차 수요 둔화에 리튬, 코발트, 니켈 등 배터리 핵심광물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감에 발생한 원자재 공급과잉도 가격 하락의 원인으로 꼽힌다.

17일(현지시간) 글로벌 원자재 시장조사업체인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리튬 가격은 2022년말 t당 8만달러에서 현재 2만3000달러로 올 들어 70% 이상 폭락했다.

배터리 핵심 소재로 '하얀 석유'라고 불리는 리튬은 2021년 중반만 해도 t당 2만5000달러 수준에서 거래됐다. 이후 전기차 수요 확대에 힘입어 1년여만에 가격이 세 배 넘게 뛰었다. 니켈은 지난해 연말 t당 3만달러에서 현재 1만8000달러, 코발트는 같은 기간 t당 5만2000달러에서 역대 최저치를 약간 웃도는 3만3000달러로 가격이 하락했다. 각각 40% 가량 떨어진 수준이다.

중국 전기차 수요 둔화에 리튬 가격 하락(*단위:t당 달러, 자료: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가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올해 1~9월 중국 전기차 판매는 1년 전보다 25% 늘어났는데, 이는 지난해 증가율 100%에 크게 못 미친다. 중국 뿐만 아니라 글로벌 전기차 성장세도 둔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제너럴 모터스(GM)는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 위치한 전기 트럭 생산 공장 가동 시점을 당초 계획보다 1년 늦은 2025년 말로 연기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앞서 포드도 전기차를 연간 60만대 이상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당초 연말에서 내년 하반기로 늦춘다고 밝혔다.

수요는 줄었지만 공급은 과잉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코발트의 경우 향후 3~4년간 공급량이 시장 수요의 두 배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프랑스 투자은행(IB)인 소시에테 제네랄의 벤자민 호프 원자재 연구 글로벌 수석은 "이는 비관론의 전조라기 보다는 2021~2022년 나타난 (시장의) 비이성적 과열을 바로잡는 것"이라고 말했다.

올 들어 가속화된 배터리 원자재 가격 하락은 향후 시차를 두고 전기차 가격 인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배터리는 전체 전기차 가격의 적게는 5분의 1, 많게는 3분의 1을 차지한다. 원자재 가격 급락으로 광산 인수나 광물 채굴권 확보를 위한 기업들의 인수합병(M&A) 움직임도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전기차 수요가 늘어나기 시작하면 배터리 원자재 가격이 다시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다. 맥쿼리 투자은행의 짐 레논 선임 원자재 컨설턴트는 "중국에서 전기차 할인 전쟁이 끝나고 수요가 오르기 시작하면, 제조사들이 생산과 재고 보충을 위해 원자재 구매에 나서며 가격이 스프링처럼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세계 최대 리튬업체인 리벤트의 새라 머리사엘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전기차 배터리 원자재 가격은 앞으로도 변동성이 클 것"이라며 "호황과 불황 사이클을 자연스럽게 오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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