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지아 39점 정관장, 'AQ-외인 쌍포' 터졌다

양형석 2023. 10. 18.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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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17일 기업은행과의 경기서 메가와 지아 동반 활약에 힘입어 3-0 완승

[양형석 기자]

정관장이 팀명을 바꾸고 치른 시즌 첫 경기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가져갔다.

고희진 감독이 이끄는 정관장 레드스파크스는 17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IBK기업은행 알토스와의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25-15,25-15,25-23)으로 승리했다. 정관장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전력을 크게 보강한 기업은행을 완파함으로써 봄 배구 복귀를 위한 상쾌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정관장은 아시아쿼터 선수인 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가 47.37%의 공격성공률과 서브득점 2개, 블로킹 1개를 곁들이며 21득점으로 맹활약했고 지오바나 밀라나(등록명 지아)도 18득점으로 뒤를 이었다. 중앙에서는 박은진이 블로킹 3개와 함께 8득점, 정호영도 71.43%의 공격 성공률로 9득점을 보탰다. 특히 시즌 첫 경기를 통해 고희진 감독을 가장 흐뭇하게 만든 선수는 역시 단 한 경기 만에 팀의 쌍포로 거듭난 메가와 지아였다.

인도네시아 출신 아포짓 지명한 정관장
 
 이슬람교인 메가는 종교적인 이유로 히잡을 쓰고 경기에 나선다.
ⓒ 정관장 레드스파크스
 
정관장은 전통적으로 뛰어난 외국인 선수를 많이 거느렸던 팀이다. 2009-2010 시즌과 2011-2012 시즌엔 괴물 외국인 선수 마델라이네 몬타뇨의 활약으로 챔프전 우승을 차지했고 외국인 득점왕을 거느렸던 시즌도 무려 9번에 달한다. 지난 시즌까지 19번의 시즌을 소화한 V리그 여자부에서 정관장보다 많은 득점왕을 거느렸던 구단은 없었다. 하지만 몬타뇨 이후 그 어떤 외국인 선수도 정관장을 우승은커녕 챔프전으로도 이끌지 못했다.

정관장은 지난 시즌에도 35경기에서 1015득점을 올렸던 외국인 선수 엘리자벳 이네 바르가(KPS 체믹 폴리스)와 리그 정상급 아웃사이드히터 이소영을 보유하고도 정규리그 4위로 봄 배구 진출에 실패했다. 팀의 주공격수였던 엘리자벳이 무려 41.30%에 달하는 높은 공격점유율을 책임지며 42.95%의 성공률(3위)을 기록했음에도 정관장이 봄 배구에 닿기에는 2% 부족했다는 뜻이다. 

정관장 구단과 고희진 감독은 다가올 시즌 외국인 선수의 공격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이를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서 찾기로 했다. 그렇게 정관장은 많은 구단들이 아시아의 배구강국 태국 국적의 세터와 아웃사이드히터 지명에 집중하는 틈을 타 185cm의 신장을 가진 아포짓 스파이커 메가를 전체 3순위로 지명했다. 세계랭킹59위 인도네시아 선수를 지명한 것은 배구팬들도 미처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정관장의 '파격'은 5월에 열린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도 계속 이어졌다. 전관장은 40% 내외의 공격점유율을 책임질 수 있는 아포짓 스파이커를 지명하던 과거의 관행을 깨고 전체 4순위로 186cm의 신장을 가진 미국 출신의 아웃사이드히터 지아를 지명했다. 지아는 1998년생으로 미국과 프랑스, 푸에르토리코, 이탈리아 리그를 경험한 선수지만 크게 알려진 선수는 아니었기에 역시 다소 의외의 지명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정관장이 서브리시브에 참여할 수 있는 아웃사이드히터 지아를 지명할 때만 해도 공격력이 좋은 이선우와 고의정(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을 적극 활용하기 위한 지명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고희진 감독은 캄보디아에서 열린 동남아시안게임과 6월에 열린 아시안 발리볼 챌린지컵 등을 통해 아시아쿼터 메가의 기량을 수시로 확인했다. 그리고 정관장은 지난 8월 트레이드를 통해 고의정을 도로공사로 보냈다. 

시즌 첫 경기서 76% 점유율로 39득점 합작
 
 지아는 시즌 첫 경기서 팀 내 가장 높은 공격점유율과 함께 가장 많은 서브 리시브를 받아냈다.
ⓒ 정관장 레드스파크스
 
고희진 감독이 다가올 새 시즌 어떤 선수들로 주전 라인업을 꾸릴 지는 알 수 없었지만 분명한 사실은 아포짓 스파이커 메가를 그저 아시아쿼터를 채우기 위한 '명분쌓기용'으로 영입하진 않았다는 점이다. 그리고 시즌이 개막하고 17일 기업은행을 상대로 첫 경기를 치르면서 외국인 선수와 아시아쿼터에 대한 수수께끼가 풀렸다. 정관장은 지아가 아웃사이드히터, 메가가 아포짓 스파이커로 선발 출전했다.

지아는 이날 팀 내에서 가장 많은 39.81%의 공격점유율을 책임지며 서브득점 1개를 포함해 18득점을 올렸다. 지난 시즌까지 보여줬던 정관장의 전통적인 색깔을 고려하면 다소 낮은 공격점유율이었다. 하지만 지아는 이날 정관장이 받아낸 52개의 서브 리시브 중 25개를 책임지면서 무려 48.08%의 높은 리시브 점유율을 기록했다. 팀 내에서 가장 많은 공격을 시도한 선수가 서브 리시브 역시 가장 많이 책임진 것이다.

하지만 이날 경기를 지켜본 배구팬이라면 지아가 공수에서 무리를 한다는 느낌은 크게 받지 못했을 것이다. 지아의 옆에는 36.89%의 공격 점유율을 나눠 가지며 47.37%의 성공률로 21득점을 올린 아시아쿼터 메가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아와 박혜민이 2세트 점수 차가 많이 벌어졌을 때 각각 김세인과 이선우로 교체된 것과 달리 메가는 경기 내내 단 한 번도 벤치로 들어가지 않고 풀타임을 소화했다.

이날 가장 고무적이었던 부분은 지아, 메가와 염혜선 세터의 호흡이었다. 대표팀에 단골로 소집되던 염혜선 세터는 올해 대표팀에 선발되지 않고 소속팀에 잔류했다. 덕분에 아시아쿼터 메가, 외국인 선수 지아와 호흡을 맞출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았고 덕분에 시즌 첫 경기부터 두 선수와 좋은 호흡을 과시했다. 팀에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공격수와의 호흡이 원활하지 않았던 기업은행의 폰푼 게드파르드 세터와 비교되는 부분이었다.

정관장에게 시즌 첫 승 만큼 기쁜 사실은 기업은행을 3-0으로 완파한 현재의 전력이 아직 '완전체'가 아니라는 점이다. 지난 시즌이 끝난 후 어깨수술을 받은 주장이자 토종 에이스 이소영이 건강하게 복귀한다면 첫 경기서 60%의 공격성공률과 72.73%의 리시브효율을 기록한 박혜민이 주전 자리를 장담할 수 없을 만큼 정관장의 전력은 더욱 탄탄해진다. 정관장의 고희진 감독이 이번 시즌 봄 배구 복귀, 그 이상을 목표로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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