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의 다보스' 참석 어쩌나…이-팔 전쟁에 기업 수장들 예의주시

미래투자 이니셔티브, 리야드서 24~26일 개최
블랙록·JP모건 회장 등 참석 예정
현재는 참석 압도적이나 상황 달라질 수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전쟁 여파로 '사막의 다보스 포럼'으로 불리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미래투자 이니셔티브(FII)' 참석을 두고 기업 수장들이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FII는 오는 24일부터 26일까지 사우디 수도인 리야드에서 진행된다. 2017년부터 매해 열린 FII는 사우디의 실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경제 어젠다를 홍보하기 위해 만든 행사로 전 세계의 정상급 인사를 포함해 월가 대형은행, 각 기업 수장 등이 참석한다.

이번 행사에는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회장,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 빌 윈터스 스탠다드차타드 회장 등 금융권 주요 인사가 참석할 예정이다. 또 인도 최고 부호인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회장을 비롯한 아시아인 연사가 70여명 참석할 예정이다.

다만 가자지구에서 발생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상황이 이들의 참석 여부를 결정 지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 공습을 단행한 이후 하루하루 상황이 변화하고 있으며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연일 인도주의적 재난을 완화해야 한다는 호소도 이어진다.

특히 중동이 이처럼 대혼란을 겪으면서 사우디도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사우디는 이스라엘과의 국교 정상화 협상은 중단했으며 빈살만 왕세자가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 등과 직접 회동하고 이란 정부와 대화를 나누는 등 이번 사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당장은 대부분이 예정대로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최대 투자자 역할을 하며 금융, 미디어, 스포츠 등 각종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쏟고 있는 사우디의 영향력을 염두에 둔 조치다. 주최 측은 행사 참석을 등록한 사람이 5000명이 넘지만, 전쟁 이후 참석을 취소한 경우는 2건뿐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NYT는 "가자지구의 사상자가 증가하면 모든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아랍 지도자들이 친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달래기 위해 이스라엘에 더욱 강경한 입장을 취하도록 압박할 수 있다"며 "사우디의 접근 방식에 변화가 발생하면 기업 수장들 입장에서도 이해관계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참석자는 침묵을 유지하고 있지만, 일각에서 빈살만 왕세자가 행사를 취소해주길 바라고 있다고 NYT는 분위기를 전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