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4대 은행 모두 좋았다…3분기 S&P 실적 청신호 [신인규의 이슈레이더]

신인규 2023. 10. 18.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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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금리 급등에도 美 증시 선방
소매판매 탓 오른 채권수익률
BoA 3분기 호실적
실적 시즌 초반 호조

[한국경제TV 신인규 기자]
<앵커> 우리 시장에 중요한 이슈, 국내 해외 막론하고 살펴보는 이슈레이더 시간입니다. 신인규 기자 나와 있습니다. 신 기자, 어떤 이야기 준비했습니까?

<기자>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큰 요인 가운데 하나죠. 미국 증시가 미국 국채수익률 급등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다우는 오히려 강보합권으로 소폭 상승 마감했죠. 미국의 경기를 떠받치는 기업 실적이 생각보다 좋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지탱해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는데, 오늘은 미국의 기업 3분기 실적 현황과 전망에 대한 이야기들을 가져왔습니다.

<앵커> 이슈콕에도 짚었지만 미국 국채 수익률 급등하면서 미 증시 직접 투자하시는 분들 잠도 잘 못 주무셨을 텐데, 월가에선 이 국채수익률 급등이 소매 판매 데이터가 잘 나왔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경기가 좋으려면 사람들이 돈을 써야 하는 건 맞는데, 써도 너무 쓴 것 아니냐는 거죠. 원래 시장의 9월 소매판매 예상 시나리오는 한 달과 비교해 0.3% 정도 오르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실제 데이터는 전월비 0.7% 상승이었습니다. 예상을 많이 뛰어넘는 수치가 나온 겁니다. 여기에 지난달 소매판매도 상향 조정됐습니다. 그 동안에 시장이 알던 숫자는 8월 소매판매 전월비 0.6% 상승이었는데 이것도 0.8%로 높아졌습니다.

<앵커> 말 나온 김에 소매 판매 세부 데이터 살펴보죠. 이런 경제 지표는 자세히 뜯어봐야 시장 방향성이나 실제 투자 방향 보이니까요.

<기자> 소매 판매의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미국 사람들도 돈을 쓰기는 쓰는 데 비싼 것 안 사고 싼 것 사려는 모습이 보인다는 점을 읽을 수 있습니다.

9월 한 달 동안 판매가 가장 늘어난 부문은 중고 잡화나 아웃렛 매장 판매 같은 ‘기타 상점 판매’였습니다. 전월 대비 3%나 증가했고요. 다음으로 높은 곳이 온라인 구매였습니다. 온라인 쇼핑은 보통 매장 물건보다 싸니까 사는 거죠. 미국은 주마다 세금이 다르기도 해서, 뉴욕 매장에서 물건을 직접 보고 실제로 살 때에는 바로 옆 뉴저지 주소로 온라인 주문해서 물건 구매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요 부분은 앵커께서도 겪어보셨을 테니 잘 아실 거고요.

다시 미국 소매판매 세부내용으로 돌아가보면, 꼭 안사도 되는 소비재라고 해서 재량 소비재 또는 임의 소비재라고 분류되는 의류와 가전제품 판매는 전달보다 각각 0.8% 줄었습니다. 상대적으로 고급품을 파는 백화점 판매는 지난달과 같은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팁 때문에 요새 불만이 많은 외식 부문 판매는 그래도 한 달 전보다 0.9% 늘었습니다.

<앵커> 예상보다 소비를 많이 하면 인플레이션이 생각 못하게 더 오를 수 있고, 그러면 연준이 기준금리를 더 높이거나 계속 높은 수준으로 이어갈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투자심리 때문에 채권 수익률 높아지는 구조인데요. 실제로도 미국 국채 수익률 크게 튀었는데 그래도 미국 증시는 나름 선방했습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투자심리가 놀라울 정도’라는 말이 월가에서도 나옵니다. 뉴욕생명자산운용의 윤제성 최고투자책임자는 오늘 증시를 보면서 ‘어메이징 바이더 딥’이라고 표현하더라고요.

<앵커> 월가에선 그래도 견조한 투자심리 요인, 3분기 실적 기대감으로 보는 겁니까?

<기자> 그런 분석이 많습니다. 간밤에 뱅크오브아메리카를 끝으로 미국의 4대 은행 실적이 모두 나왔습니다. 네 곳 다 예상보다 잘 나왔습니다. 뱅크오브 아메리카는 3분기 영업수익이 252억 달러, 주당순이익은 0.9달러로 집계됐습니다. 예상치인 매출 251억 3천만 달러, 주당순이익 0.83달러보다 높았습니다.

미국은 분기 회계연도상 보통 금융주가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하고 그 다음주에 기술주, 그 주 마지막 즈음에 대형 에너지주, 이런 식으로 돌아가면서 섹터별로 실적이 차례대로 나오는데요. 시작이 반이다, 혹은 시작이 반일까?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 좋은 실적들을 대형 은행주들이 보여준 겁니다.

<앵커> 뱅크오브아메리카, 예상보다 실적 잘 나왔다고는 하지만 고금리에 은행주는 실적 좋을 수밖에 없지 않습니까?

<기자> 그 말씀도 맞습니다. 실제로 이번에 실적이 예상보다 낮은 요인도 이자수입이 늘어난 것이 크고, 이건 고금리가 은행을 도와줬다고 봐야겠죠. JP모간을 이끄는 제이미 다이먼이 은행 이자수익이 과잉 수준이라고 스스로 말한 것도 그렇고, 최근 상황에서 은행이 땅 짚고 헤엄칠 수 있는 환경에 있는 것도 맞는 부분입니다. 그래도 두 가지 부분을 보면 오늘 실적이 어떻게 미국의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는지 살펴볼 수 있는데요. 먼저 말씀드려야 할 부분은 미국 2위의 상업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신용충당금을 쌓는 속도가 조금씩 느려지고 있다는 겁니다.

<앵커> 충당금은 손실 예상하고 쌓는 위험 대비 쿠션 같은 건데, 어떻게 됐습니까.

<기자> 3분기 뱅크오브 아메리카의 충당금은 1년 전보다 3억 3,600만 달러 늘어났습니다. 1년 전인 2022년 3분기엔 충당금을 3억 7,800만 달러 늘렸으니까 충당금을 쌓는 속도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거죠. 뱅크오브아메리카의 CEO인 브라이언 모이니한은 이번 실적 발표하면서 미국의 경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건강하지만 조금씩 둔화가 관측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수익이 늘어나는 만큼 인력과 기술 투자를 계속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때보다 조금은 낙관적인 톤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실적 좋고 충당금 적립 속도 느려지고, 그럼 은행주 다른 리스크 요인은 없을지도 살펴봐야겠습니다.

<기자> 뱅크오브 아메리카가 갖고 있는 미실현손실에 대한 걱정이 월가에서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 투자 매체 배런스 같은 곳은 이 부문만 집중적으로 다루기도 했고요. 이 은행이 갖고 있는 만기 보유 자산의 미실현손실은 장부상 1,316억 달러입니다. 전 분기에는 1,018억 달러 정도 됐으니 채권수익률 급등이 뱅크오브 아메리카의 재무제표에도 분명히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봐야겠죠. 보유 채권 가치가 낮아진 거니까요. 그래도 하나 생각해봐야 할 것은요, 이런 미실현 손익은 실제로 예금이 빠져나가서 채권을 손실 보고 팔아야 할 때 문제가 된다는 점입니다.

쉽게 말하면, 장부상 미실현손실로 잡히더라도 만기 될 때까지 채권 갖고 있으면 손실이 아니라는 겁니다. 이게 안 되는 경우는 뱅크런이 발생할 때인데, 그게 지난 3월 실리콘밸리뱅크에서 일어난 적이 있죠. 하지만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이번 제무재표 보니까 현재 예금은 1.9조 달러 정도로 확인됩니다. 지난 분기보다도 소폭 늘어났고요. 그래서 시장에서는 뱅크오브 아메리카의 미실현 손익보다는 충당금 적립 속도 둔화, 실적 상승에 주목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은행 관련 리스크를 살펴보자면, 앞으로 있을 미국의 중소형 은행들도 대형 은행주 만큼 실적이 좋을까 하는 부분이 될 수 있겠습니다. 미국의 중소기업들, 매체를 크게 장식할 정도는 아니지만 디폴트 나는 곳도 있고, 이럴 때 커뮤니티 뱅크라고 해서 소규모 상업 은행이 같이 흔들리거든요. 미국에는 우리나라와 달리 허가된 상업은행이 4천 곳이 넘습니다. 은행들이 신용 여건을 긴축하면서 나타나는 부작용들이 어느 정도일지, 이 부분은 시간을 두고 또 지켜봐야겠습니다.

<앵커> 다시 기업 실적 전반 얘기로 돌아가보죠. 아까 미국 실적 긍정적 요인 두 가지 부분이라고 했는데, 오늘 미국 기업 실적에서 또다른 긍정적 요인은 뭡니까?

<기자> 오늘 실적을 내놓은 미국 기업 가운데 분기 매출이 10억 달러가 넘어가는 곳이 열 개였는데요. 이 가운데 아홉 곳의 매출이 시장의 예상보다 높았습니다 매출이 시장 예상보다 낮게 나온 기업은 JB헌트라고 해서 미국의 화물운송 대기업 한 곳이었습니다.

오늘 실적 발표기업 가운데 시가총액이 가장 높은 곳은 미국의 대표 제약사 존슨앤드존슨인데, 이 곳도 예상보다 실적이 좋았습니다. 제약과 의료기기가 앞으로 더 잘 될 것 같다면서 가이던스라고 하죠. 회사 실적 전망도 높여잡았습니다. 화이자라든지 다른 제약사가 코로나 백신 수요 약화로 좋지 않은 분위기 속에서 존슨앤드존슨은 선방을 한 거죠.

팩트셋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S&P 500 기업들의 합산 주당순이익은 지난해보다 0.4%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 전망이 그대로 이어진다면 미국 기업들은 2022년 3분기 이후 처음으로 실적 감소에서 빠져나오게 되죠. 현재까지는 분위기가 나쁘지 않습니다.

<앵커> 신 기자, 수고했습니다.
신인규기자 ikshi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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