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피플] "더 잘 치고 싶다"는 반성, 손아섭이 만든 넘버원

배중현 2023. 10. 18.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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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데뷔 후 처음으로 KBO리그 타격왕에 등극한 NC 다이노스 손아섭. IS 포토


프로 17년 차 베테랑 손아섭(35·NC 다이노스)이 마침내 타격 1인자로 우뚝 섰다.

손아섭의 올 시즌 타율은 0.339(551타수 187안타)다. 규정타석을 채운 50명의 타자 중 1위. 부문 2~4위 선수들(구자욱·김혜성·홍창기)이 정규시즌 일정을 미리 마쳐 최종일(17일) 결과와 상관없이 타격왕 타이틀을 손에 넣었다. 2007년 데뷔한 손아섭이 타격왕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손아섭은 통산 타율이 0.320을 넘는다. 3000타석 기준 역대 타격 4위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자타공인 '타격 기계'다. 하지만 타이틀과는 인연이 없었다. 2012년과 2014년 타격 3위, 2013년과 2020년 2위에 오른 게 개인 최고 성적이다. 김태균(전 한화 이글스) 최형우(KIA 타이거즈) 이정후(키움 히어로즈) 등에 가려 '만년 2인자' 신세였지만, 올 시즌은 달랐다. NC 소속 선수가 타격왕에 오른 건 2015년 외국인 타자 에릭 테임즈, 2019년 양의지(현 두산)에 이어 손아섭이 역대 세 번째다.



손아섭은 2021년 12월 NC와 최대 64억원(계약금 26억원, 총연봉 30억원, 인센티브 8억원)에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했다. 이적 첫 시즌인 지난해 타율이 0.277(2021시즌 0.319)까지 떨어지자 "오버페이 아닌가"라는 냉정한 평가가 뒤따랐다. 30대 중반의 적지 않은 나이. '에이징 커브(일정 나이가 되면 운동능력이 저하되며 기량 하락으로 이어지는 현상)'에 대한 우려도 고개를 들었다. 손아섭은 겨우내 미국에서 절치부심 시즌을 준비했다. 무너진 타격 메커니즘을 회복하려고 부단히 구슬땀을 흘렸다.

올 시즌 성적은 근성의 결과다. 손아섭은 지난 6월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5타수 무안타에 그친 뒤 숙소에 돌아가 스윙 50개를 돌렸다. "잠을 설쳤다"고 말할 정도로 자기반성을 한 그는 이후 두 경기 연속 멀티 히트로 반등했다. 송지만 NC 타격 코치는 "(손아섭은) 항상 야구에 대해 고민하고 경기장에서는 오직 야구에만 집중한다. 그런 것들이 모여서 (타석에서) 꾸준함을 만들어 낸 거 같다"고 말했다. 7월 KBO리그 역대 통산 안타 단독 2위로 올라섰을 때 손아섭은 "그 어떤 기록도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팀을 이끄는 주장이자 베테랑으로서 남다른 각오를 두고 1년을 보냈다.



타격왕 손아섭은 최다안타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이제 그의 시선은 포스트시즌(PS)으로 향한다. 손아섭의 PS 출전은 롯데 자이언츠 시절인 2017년이 마지막이다. 화려한 개인 커리어와 달리 가을야구 성적표는 평범하다. 그만큼 이번 PS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더 잘 치고 싶다"는 손아섭이 NC 타선의 선봉장을 맡는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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