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한포기가 6700원' 생강·대파값도 껑충..김장 초비상
작황 부진에 수요 늘며 가격 인상
정부, 물가안정 위해 비축물량 공급
가을배추 공급물량 충분할 전망
서울 양천구에 거주하는 자영업자 윤정희(57) 씨는 올해 이른 김장을 위해 대형마트에 들렀다가 치솟은 배춧값에 화들짝 놀랐다. 윤 씨는 "평소보다 이른 김장 계획을 세웠다가 배춧값을 보고 생각을 고쳐먹었다"며 "배추는 물론 김칫소 재룟값도 모두 올라, 예산을 맞추려면 김장량을 줄여야 할 것 같아 미루게 됐다"고 말했다.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를 비롯해 고춧가루·파·마늘 등 재룟값이 줄줄이 오르고 있다. 다만 정부는 가을배추가 본격적으로 생산되기 전까지 일시적인 배추의 공급 부족 해소를 위해 비축물량을 공급한다는 계획이어서 올해 김장용 가을배추 공급량은 충분할 전망이다.
1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배추 한 포기 평균 소매가격은 6715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 달 전(5476원)보다 22.6% 오른 것으로 평년(5505원) 수준도 크게 웃도는 가격이다. 배추 외에 열뭇값도 kg당 3345원으로 평년(2482원) 대비 34.7% 인상됐다.
배추 외에 김치 양념에 들어가는 부재료 가격도 훌쩍 뛰었다. 국산 고춧가루(1kg)는 3만5824원으로 1년 전(3만884원)보다 16.0% 올랐고, 같은 기간 대파(3957원)와 쪽파(1만776원) 가격도 1kg당 각각 22.5%, 47.3% 인상됐다. 이밖에 생강(1kg)은 1만7791원으로 평년(1만274원) 대비 73.2% 치솟았고, 양파와 깐마늘도 한 달 전보다 각각 7.3%, 17.7% 올랐다.
김장 필수 재료인 소금 가격 인상 폭도 심상치 않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금 물가 상승률은 17.3%로 지난해 8월(20.9%) 이후 1년 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상승 폭은 지난 6월 6.5%에서 7월 7.2%, 8월 12.4%에 이어 지난달 더 커졌다.
최근 배추를 비롯한 채솟값 인상은 올여름 집중호우와 태풍 등 이상기후로 작황이 부진해지면서 생산량에 타격을 입은 것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이달 들어 기온이 급격하게 낮아진 점도 채소류 가격 하락을 더디게 해 농산물 가격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소금의 경우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가 불거지며 수요가 급증해 가격 인상을 부추겼다.
김장 재룟값이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값싼 수입 김치 수요도 늘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올해 9월 누적 국내 김치 수입량은 21만2495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8만8001t)보다 13.0%(2만4494t) 증가했다. 수입량은 늘었지만, 같은 기간 수입액은 1억2450만 달러(약 1683억원)에서 1억2215만 달러(약 1652억원)로 오히려 줄어 저렴한 중국산 수입 김치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다음 달 본격적인 김장철을 앞두고 공급 부족이 발생하자 정부도 물가 안정 총력전에 나서는 모습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민생물가안정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번 주부터 2주간 배추 총 2200t을 집중 공급하고, 이달 말부터는 정부에서 천일염 총 1000t 물량을 50% 할인한 금액으로 공급하는 등 배추·대파·사과 등 가격이 불안한 12개 농산물에 대해 최대 30% 할인 지원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밖에 기술지도와 약제·영양제를 무상 지원하는 등 저온에 따른 생육 저해 가능성에도 대비하기로 했다.
다만 이번 가격 인상은 가을배추가 본격적으로 생산되기 전까지 일시적인 배추의 공급 부족에 기인한 것으로 올해 김장용 가을배추 공급량은 충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 가을배추 재배면적은 1만3856ha 수준으로 평년 대비 2.6% 많아 공급량은 충분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김장 수요가 집중되는 다음 달 배추 수급도 안정적일 전망이다. 가을배추는 통상 10월 중순부터 12월까지 생산되며 전체 출하 물량의 약 70%가 11월에 집중된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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