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연구팀 "대기오염 심하면 알레르기성 비염 위험도 높아진다"
초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이 심하면 알레르기성 비염(Allergic Rhinitis, AR)이 발병할 위험도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전에도 대기오염이 AR의 원인이라는 연구 결과가 제시된 적이 있었지만, 정설로 굳어지지는 못했다. 연관성이 없다는 연구 결과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대규모 인구 집단을 장기간 분석한 후 얻은 결과여서 시선을 끌고 있다.
중국 저장대 의과대학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biobank)에서 AR 전력이 없는 성인 37만9488명을 평균 12.5년 동안 추적하면서 AR 발병 상황을 체크한 논문을 '환경 과학 기술(Environmental Science and Technology)' 저널에 최근 발표했다.
연구팀은 노출된 대기오염 수준과 AR 발병 위험 사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했고, AR 관련 유전자 보유와의 관계도 조사했다.
초미세먼지 늘면 비염 발병 위험 상승
이들이 노출된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당 10㎍(마이크로그램, 1㎍=100만분의 1g) 상승할 때 AR 발병 위험은 51%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PM10)는 10㎍/㎥ 증가할 때 발병 위험이 45% 증가했고, 거친 먼지는 5㎍/㎥ 증가할 때 발병 위험은 28% 증가했다.
자동차 배기가스 등을 통해 배출되는 대기 오염물질인 이산화질소(NO2)는 10㎍/㎥ 증가할 때 AR 발병 위험이 14% 증가했고, 이산화질소를 포함한 질소산화물(NOx)이 20㎍/㎥ 증가할 때 발병 위험이 10% 증가했다.
연구팀은 "이들 대기오염 물질 오염이 심할수록 AR 발병 위험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기 오염물질의 농도가 현재 유럽연합(EU)의 대기 질 기준치보다 낮은 경우에도 대기 오염 노출 늘면 AR의 위험 증가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꽃가루가 유발하는 AR에 대해서만 적용했을 때도 대기 오염물질과 AR 간의 연관성은 계속 관찰됐다.
통계적으로 명확한 상호작용을 나타내지는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유전적 위험이 높은 사람이 대기오염에 노출된 경우 AR 발생 위험이 가장 높았다.
미세먼지가 알레르기 항원 운반
또, 미세먼지가 상피세포에 대해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해서 상피 세포의 투과성을 증가시킴으로써 알레르기 반응 세포를 동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미세먼지 속의 중금속이나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 등이 알레르기 염증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일부에서는 이산화질소 등 교통 관련 대기 오염물질은 꽃가루와 상호작용하고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제시하기도 한다.
연구팀은 "대기 오염 물질에 대한 장기간 노출은 특히 유전적 위험이 높은 인구 집단에서 AR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면서 "유전적으로 취약한 집단을 AR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는 대기 질을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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