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전 대승] '살림꾼' 이재성, 2선과 3선 넘나들며 대승 '숨은 공신'으로

조규성, 손흥민, 이재성(왼쪽부터, 이상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수원] 김희준 기자= 이재성이 대표팀 살림꾼 역할을 톡톡히 맡으며 베트남전 대승에 일조했다.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은행 초청 국가대표 친선경기를 치른 한국이 베트남을 6-0으로 대파했다. 이로써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 튀니지전에 이어 3연승을 달렸고, 10월 2연전을 모두 대승으로 마치게 됐다.

이날 이재성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섰다. 기본적으로는 스트라이커와 2선을 오갔던 손흥민과 중앙에서 호흡을 맞추며 공격 상황에서 원활하게 공이 전개되도록 만드는 윤활유 역할을 했다.

이 과정에서 도움을 기록했다. 이재성은 전반 26분 하프라인 부근에서 감각적인 원터치 침투패스로 황희찬에게 1대1 기회를 선사했다. 황희찬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연결했다.

이재성은 공격 상황에서 마치 움직이는 기둥처럼 베트남 수비 사이에서 더 좋은 위치에 있는 동료에게 간결한 패스를 건넸다. 대표적인 장면이 후반 6분에 나왔다. 손흥민은 베트남 수비 사이에 있는 이재성에게 패스를 주고 왼쪽으로 침투했고, 이재성은 곧장 손흥민에게 공을 다시 내줘 순식간에 크로스 기회가 만들어졌다. 이는 베트남 자책골로 이어졌다.

공격뿐 아니라 후방 빌드업에서도 필수적인 선수였다. 이재성은 후방 빌드업이 시작할 때 3선까지 내려와 후방의 수적 우위를 만들었다. 때로는 수비에 적극적으로 가담해 공을 탈취, 공격의 시작점이 되기도 했다. 황인범의 빈자리를 성공적으로 메우는 모습은 2022년 이란전을 떠올리게 했다.

2선과 3선을 가리지 않고 중원을 활보한 이재성은 후반 19분 정우영과 교체돼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그만큼 팀을 위해 체력을 남김없이 쏟아부은 이재성에 대한 배려였다.

이재성은 대표팀의 대표적인 살림꾼으로 다른 동료들을 더욱 빛나게 하는 선수다. 이날도 묵묵히 2선과 3선을 오가며 공수 양면에 큰 보탬이 됐고, 베트남전 대승의 숨은 공신이 됐다.

사진= 풋볼리스트, 대한축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