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볼 만" 與 텃밭 노리는 민주당, 전현희∙류삼영 띄웠다
지난 11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한 뒤 부산ㆍ울산ㆍ경남(PK)에서도 심상치 않은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10~13일 전국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PK지역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 40.3%, 더불어민주당 46.3%로 나타났다. 오차범위 밖 격차였다. 보궐선거 전 진행된 같은 조사(4~6일)에선 PK 지지율이 국민의힘(39.6%), 민주당(38.9%)로 미세하나마 여당 우위였는데, 보궐선거를 거치며 뒤집힌 셈이다.
한국갤럽 여론조사(10~12일)에서도 유사한 경향이 나타났다. PK지역 정당지지율은 여당(49%)이 야당(25%)을 크게 앞섰지만,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에선 PK에서 ‘잘하고 있다’는 응답(37%)이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49%)보다 10%p 이상 낮았다. 내년 총선에 대해서도 PK 지역은 ‘정부 견제를 위해 야당 다수 당선’(41%)이 ‘여당 다수 당선’(44%)과 엇비슷했다. TK(대구ㆍ경북)에서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가 58%로 부정평가(34%)를 압도한 것과는 다른 결과다.
PK중에서도 부산은 특히 최근 2년간 국민의힘 지지세가 강했다. 2021년 4·7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 박형준 부산시장이 62.67%를 얻어 압승했고, 2022년 대선에서도 부산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54.97%를 득표해 민주당 후보였던 이재명 대표(41.61%)를 크게 앞섰다. 지난해 6·1 지방선거에서도 국민의힘은 부산시장은 물론 16개 기초단체장을 싹쓸이했다.
하지만 강서구청장 선거 후 미묘하게 달라진 기류에 민주당은 “내년에 부산도 해볼 만하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인 서은숙 최고위원은 17일 통화에서 “구청장 선거 이후 지역을 다니는데, 과거 민주당 지지를 표현하지 않던 분들도 ‘내년엔 꼭 강서처럼 이겨야 한다’고 커밍아웃을 한다. 확실히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전했다. 부산 지역 한 민주당 의원도 “충청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란 윤 대통령에 대해 부산 시민은 정서적 일체감이 없다”며 “국민의힘이 계속 못 하면 TK와 달리 뒤집을 수 있다”고 말했다.
중량감있는 인사의 차출·영입설도 나오고 있다. 부산 동구 데레사여고를 나온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은 꾸준히 부산 출마 가능성이 거론됐다. 전 전 위원장은 지난 8, 9월 두 차례에 걸쳐 민주당 부산시당 초청으로 부산에서 특강을 했다. 지난달 13일 PK 지역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PK 출마에 대한 질문을 받자 “아무것도 정한 게 없다”면서도 “국민께서 명령하는 걸 따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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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외부 인사로는 류삼영 전 총경이 영입 대상으로 거론된다. 부산에서 경찰 이력을 쌓아 온 류 전 총경은 울산중부경찰서장으로 재직 중이던 지난해 7월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했다가 직위해제 처분을 받았다. 류 전 총경은 지난 7월말 사직서를 제출할 당시 총선 출마 여부에 대해 “정치할 깜냥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민주당 부산지역 관계자는 “(경찰 출신인) 진교훈 강서구청장도 처음엔 정치 생각이 없다고 하지 않았냐”며 “류 전 총경은 경찰 항명의 중심에 섰던 분이기 때문에 상징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선 “그래도 부산은 험지”라는 신중론도 여전하다. 특히 국민의힘에서 부산 지역을 콕 집어 ‘새로운 피 수혈’을 거론하는 점이 부담이다. 부산 지역의 또 다른 민주당 의원은 “분위기가 조금 나아진 건 맞지만, (부산 시민이) 우리 당 욕을 지금 말하지 않는 것뿐이다. 우리도 잘한 게 없으니 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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