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볼 만" 與 텃밭 노리는 민주당, 전현희∙류삼영 띄웠다

성지원 2023. 10. 18.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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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한 뒤 부산ㆍ울산ㆍ경남(PK)에서도 심상치 않은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7월 3일 오후 부산 서면 쥬디스태화 앞에서 열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 영남권 규탄대회에서 참가자들과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10~13일 전국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PK지역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 40.3%, 더불어민주당 46.3%로 나타났다. 오차범위 밖 격차였다. 보궐선거 전 진행된 같은 조사(4~6일)에선 PK 지지율이 국민의힘(39.6%), 민주당(38.9%)로 미세하나마 여당 우위였는데, 보궐선거를 거치며 뒤집힌 셈이다.

한국갤럽 여론조사(10~12일)에서도 유사한 경향이 나타났다. PK지역 정당지지율은 여당(49%)이 야당(25%)을 크게 앞섰지만,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에선 PK에서 ‘잘하고 있다’는 응답(37%)이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49%)보다 10%p 이상 낮았다. 내년 총선에 대해서도 PK 지역은 ‘정부 견제를 위해 야당 다수 당선’(41%)이 ‘여당 다수 당선’(44%)과 엇비슷했다. TK(대구ㆍ경북)에서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가 58%로 부정평가(34%)를 압도한 것과는 다른 결과다.

PK중에서도 부산은 특히 최근 2년간 국민의힘 지지세가 강했다. 2021년 4·7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 박형준 부산시장이 62.67%를 얻어 압승했고, 2022년 대선에서도 부산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54.97%를 득표해 민주당 후보였던 이재명 대표(41.61%)를 크게 앞섰다. 지난해 6·1 지방선거에서도 국민의힘은 부산시장은 물론 16개 기초단체장을 싹쓸이했다.

하지만 강서구청장 선거 후 미묘하게 달라진 기류에 민주당은 “내년에 부산도 해볼 만하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인 서은숙 최고위원은 17일 통화에서 “구청장 선거 이후 지역을 다니는데, 과거 민주당 지지를 표현하지 않던 분들도 ‘내년엔 꼭 강서처럼 이겨야 한다’고 커밍아웃을 한다. 확실히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전했다. 부산 지역 한 민주당 의원도 “충청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란 윤 대통령에 대해 부산 시민은 정서적 일체감이 없다”며 “국민의힘이 계속 못 하면 TK와 달리 뒤집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지난 6월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중량감있는 인사의 차출·영입설도 나오고 있다. 부산 동구 데레사여고를 나온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은 꾸준히 부산 출마 가능성이 거론됐다. 전 전 위원장은 지난 8, 9월 두 차례에 걸쳐 민주당 부산시당 초청으로 부산에서 특강을 했다. 지난달 13일 PK 지역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PK 출마에 대한 질문을 받자 “아무것도 정한 게 없다”면서도 “국민께서 명령하는 걸 따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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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외부 인사로는 류삼영 전 총경이 영입 대상으로 거론된다. 부산에서 경찰 이력을 쌓아 온 류 전 총경은 울산중부경찰서장으로 재직 중이던 지난해 7월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했다가 직위해제 처분을 받았다. 류 전 총경은 지난 7월말 사직서를 제출할 당시 총선 출마 여부에 대해 “정치할 깜냥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민주당 부산지역 관계자는 “(경찰 출신인) 진교훈 강서구청장도 처음엔 정치 생각이 없다고 하지 않았냐”며 “류 전 총경은 경찰 항명의 중심에 섰던 분이기 때문에 상징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 내부에선 “그래도 부산은 험지”라는 신중론도 여전하다. 특히 국민의힘에서 부산 지역을 콕 집어 ‘새로운 피 수혈’을 거론하는 점이 부담이다. 부산 지역의 또 다른 민주당 의원은 “분위기가 조금 나아진 건 맞지만, (부산 시민이) 우리 당 욕을 지금 말하지 않는 것뿐이다. 우리도 잘한 게 없으니 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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