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 출신 신입사원, 단 한명도 없었다…이런 공공기관 71곳
지난해 신입사원을 뽑은 공공기관(266개) 중 절반 이상이 지방대 졸업생 채용 권고 기준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국회 교육위원회 유기홍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공공기관 지역인재 채용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명 이상을 신규 채용한 공공기관은 266곳이었으며 이 중 139곳(52.5%)이 ‘지방대 육성법(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 상 지역인재(지방대 졸업생) 채용 권고 기준인 35%를 충족하지 못했다.
지방대 졸업생 뽑은 공공기관 절반 미만
지방대육성법(13조)은 공공기관과 상시 근로자 300명 이상인 기업은 신규 채용인원의 35% 이상을 지방대 졸업자로 뽑도록 권고하고 있다. 권고 기준 이상의 지역인재를 채용한 기관·기업은 정부가 홍보와 취업알선, 융자, 투자, 자금조달 등을 지원할 수 있다.
한 명 이상을 뽑은 나머지 68개 기관도 지방대 채용 비율이 높지 않았다. 지난해 17명을 신규채용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지방대 출신이 2명이었다. 예술의전당은 지난 4년간 23명을 신규채용하면서 지방대 출신은 2명만 뽑았다. 국책 은행인 산업은행의 지방대 졸업자 채용은 신규 채용 236명 중 64명(27.1%), 수출입은행은 61명 중 11명(18%)이었다.
감독 위원회 논의 전무…유명무실 지방대육성법
현장에서는 지방대 채용 권고 기준이 너무 높다거나, 블라인드 채용 방식과 지역인재 우선 정책이 상충한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4년간 32명 중 8명의 지방대 출신 지원자를 뽑은 B기관 측은 “지역인재에 대해서는 서류전형에서 가점을 주고 있지만, 최종 면접 때는 블라인드 평가로 이뤄지기 때문에 평가자가 지원자의 출신 대학을 알 수 없다. 때문에 결과도 해마다 달랐다. 지방대 출신이 뽑힐 때도, 아닐 때도 있다”고 설명했다. 4년간 지방대 출신을 한 명도 뽑지 않은 C기관 측은 “신규 채용 인원이 모두 석사 이상의 연구원이었기 때문에 해당 통계에서는 제외된 것”이라며 “석·박사 급 연구원 중에는 지방대 출신도 꽤 있다”고 해명했다.
공공기관들의 지역인재 채용이 권고 기준보다 낮은데도 정부가 이를 방관했다는 게 유기홍 의원실의 지적이다. 지방대육성법 8조에 따르면 교육부 장관 소속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위원회’는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채용실태를 심의·조정하고 실적이 부진한 공공기관에는 확대를 요청할 수 있다. 하지만, 위원회는 지난 3년간 지역인재 채용실태 분석 및 평가에 관한 사항을 안건으로 올린 적이 한 번도 없었다는 것이다. 유 의원은 “현행 지방대육성법상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채용비율 35%는 권고 사항으로 규정되어 있어 실효성이 없다”며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채용비율을 상향하고 법률에 직접 규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최민지 기자 choi.minji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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