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보고… 만지고… 만들고… 오감으로 성경 배우는 이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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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애굽기를 읽어나갈 땐 이스라엘에서 수입한 무교병(누룩 없는 빵)을 직접 먹어봤다.
교회학교 아이들을 중심으로 성경공부가 재미있고 신앙성장에도 유익하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교회에 성도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코로나에 맞선 성경 통독이상일(44) 목사가 전북 군산삼학교회로 부임한 건 팬데믹으로 목회 활동이 꽁꽁 막히다시피한 2020년 7월이었다.
청년부와 장년 성도는 이 목사에게 직접 성경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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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는 이레 동안 무교병을 먹을지니 그 첫날에 누룩을 너희 집에서 제하라….”(출 12:15)
출애굽기를 읽어나갈 땐 이스라엘에서 수입한 무교병(누룩 없는 빵)을 직접 먹어봤다. 앞서 노아 방주가 등장하는 창세기에서는 방주 모형을 직접 만들어보기도 했다. 먹어보고 들어보고 만져보는 등 ‘오감’을 총동원해 성경을 공부하는 교회가 있다. 교회학교 아이들을 중심으로 성경공부가 재미있고 신앙성장에도 유익하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교회에 성도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이 모든 일이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지난 3년 동안 벌어졌다.
이상일(44) 목사가 전북 군산삼학교회로 부임한 건 팬데믹으로 목회 활동이 꽁꽁 막히다시피한 2020년 7월이었다. 평소 성경공부와 통독에 관심이 컸던 이 목사는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순 없었다. 이듬해 새해 첫 주일부터 전 교인을 대상으로 성경공부와 통독을 시작했다. 교회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성경 강의도 진행했다. 방역수칙을 지키다 보니 중단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멈추진 않았다.
성경 강의 커리큘럼은 하나부터 열까지 이 목사가 구성했다. 유치부에서 청소년부에 이르는 모든 교육부서가 3년에 걸쳐 성경 1독할 수 있도록 짰다. 매주일 설교 본문도 성경 통독과 연결되도록 했다. 1년차에는 창세기부터 룻기, 2년차에는 사무엘상부터 말라기, 3년차에는 마태복음부터 요한계시록까지 배운다. 청년부와 장년 성도는 이 목사에게 직접 성경을 배운다. 1년 1독이 기본이지만 2~3독 하는 교인도 많다.
이 목사는 17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아이들이 어리기 때문에 성경을 읽어도 이해하지 못할 거라는 생각은 큰 오산”이라며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성경을 가르치면 아이들은 흥미를 보이고 성경의 본질을 그대로 흡수한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어떻게 성경에 흥미를 가질 수 있을까. 이 목사는 특별한 방법을 고안해냈다. 성경연구기관인 오감성경사역원과 동역해 시·청·후·미·촉각인 오감활동과 레크리에이션을 접목했다.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생활(민수기)을 접할 때는 메추라기를 직접 구워 먹었다. 예수님의 열두 제자로 분장해 보고 젠가 블록에 성경 66권의 이름을 새겨 분반공부 때 활용하기도 한다.
이 목사가 성경공부에 이토록 ‘진심’인 이유는 다음세대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다. 부교역자 시절이었던 2016년 아이들에게 이단인 ‘신천지 예방 영상’을 보여주면서 그는 ‘네가 직접 아이들에게 성경을 가르치라’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 지금의 성경 강의 커리큘럼은 그가 지난 7년간 차곡차곡 쌓아온 노력의 산물이기도 하다.
성경공부의 열매는 성도의 변화로 나타났다. 나 중심으로 신앙생활을 하던 성도가 하나님 중심으로 방향을 트는가 하면 원망과 불평 속에 살던 이들은 비로소 하나님의 뜻을 구하기 시작했다.
이 목사 부임 이후 교회는 3배 가까이 성장했다. 교인 수도 늘었지만 무엇보다 감사한 건 다음세대의 부흥이었다. 지역에 소문이 나면서 교육열이 뜨거운 젊은 부부의 등록이 부쩍 늘었다. 성경말씀으로 신앙 회복을 경험한 성도들은 전도에 힘쓰기 시작했다.
한산했던 교회 주차장은 공간이 부족해 갓길에 차를 세우는 광경이 펼쳐졌다. 예배 공간도 협소해져 교회 옆 건물을 매입해 교육관으로 리모델링 중에 있다. 이 목사는 “교회 부흥은 전혀 기대하지도 상상하지도 못했던 부분”이라며 “정말 단순히 말씀만 가르쳤을 뿐인데 하나님께서 많은 새가족을 보내주셨다”고 고백했다.
이 목사는 모든 강의 동영상과 설교문, 파워포인트 자료를 교회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무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는 “수년간 공들여 만든 귀한 자료이지만 무료로 제공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이 자료를 통해 한 사람이라도 더 준비된 그리스도인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유경진 기자 yk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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