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가 상기시킨 북한의 청와대 모의타격

강현태 2023. 10. 18. 03: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패러글라이더 활용한 공중침투
北, 靑 모의타격 훈련서 공개
하마스와 가까운 무장단체 등을
통해 전술교리 흘러갔을 가능성
북한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이 지난 2016년 청와대, 정부서울청사 등을 방사포로 포격하는 영상을 공개했다(자료사진). ⓒ조선의오늘/뉴시스

북한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성공을 참고해 대남 전술을 구체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비대칭 공격'으로 요약되는 하마스 전술 '효용성'이 입증된 만큼, 북한 역시 관련 방안을 고심할 거란 관측이다.

합동참모본부는 17일 이스라엘-하마스 무력분쟁이 우리 군에 주는 시사점과 관련해 "하마스와 북한이 무기거래·전술교리·훈련 등 여러 분야에서 직간접적으로 연계돼 있다고 판단한다"며 "북한은 하마스의 공격 방법을 대남 기습공격에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특히 무기거래와 관련해선 북한·하마스 간 직접적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면서도 하마스와 가까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등을 통한 간접적 유입 가능성을 언급했다.

북한이 최근 이란·시리아 등과 활발히 군사교류를 진행해 온 데다 "헤즈볼라는 하마스와 관계가 깊어 (북한과도) 연계돼 있지 않은가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외신 보도에 따르면, 하마스를 적극 지원하는 무장단체 및 하마스 예하 무장단체가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제 122㎜ 로켓이 이스라엘 인근 국경지역에서 발견됐다.

군 관계자는 외신 보도를 토대로 로켓에 "'방-122'라고 쓰여 있다"며 "우크라이나와 연평도 포격 당시에도 '방-122'가 쓰여 있는 게 식별됐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남부 가자지구 인근에서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를 향해 자주포를 발사하고 있다(자료사진). ⓒAP/뉴시스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
北 비대칭 공격 양상과 유사

군 당국은 이번 하마스 공격의 특징으로 △휴일 새벽 기습공격 △대규모 로켓 발사를 통한 아이언돔(이스라엘 미사일 방어망) 무력화 △드론을 활용한 감시·통신·사격 통제체계 파괴 이후 육해공 침투·공격 등을 꼽았다.

특히 우리 군이 예상하는 북한의 '비대칭 공격 양상'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북한의 전술교리 전수나 훈련 지원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설명이다.

일례로 이번 기습공격 과정에서 하마스는 패러글라이더를 활용한 공중 침투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지난 2016년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관하에 평양 인근에서 '청와대 타격 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며 "패러글라이딩으로 (침투)하는 영상도 공개했다. 이런 노하우가 하마스에 전수됐을 가능성이 있지 않나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비에리 키부츠에서 이스라엘 군인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공격으로 파괴된 가옥 옆을 지나고 있다(자료사진). ⓒAP/뉴시스

같은 맥락에서 군 관계자는 과거 하마스가 로켓을 많이 발사하지 않고, 소규모 인원 중심의 '치고 빠지기' 전술을 주로 활용했다며 대규모 인원·대대적 폭격으로 요약되는 이번 기습공격을 수 년간 철저히 준비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군 관계자는 "하마스에 북한의 전술교리가 명확하게 들어갔다는 첩보는 없다"면서도, 이번 하마스 전술을 "정규전에서 띨 수 있는 비대칭 공격 양상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중동 국가나 무장단체들이 북한과 교류가 활발하고, 그런 단체와 하마스가 밀접한 관계"라며 "(북한 전술교리가) 하마스로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군 당국은 북한 전술교리의 '타당성'이 이번 기습공격을 통해 입증된 만큼, 북한이 역으로 하마스 사례를 참고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하마스가 보여준 대로, 다량의 로켓 발사를 통해 혼란을 야기한 뒤 과학화 경계시스템을 무력화시켜 특수전 부대를 대거 침투시키는 비대칭 공격 방안을 더욱 구체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가자지구 라파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부상한 한 남성을 구조해 돌보고 있다(자료사진). ⓒAP/뉴시스

軍, '방심' 이스라엘 반면교사 삼기로

군 당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력을 자랑하는 이스라엘이 기습을 허용한 데 대해선 과신과 방심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군 관계자는 이스라엘이 기습을 당한 것과 관련해 "우리도 상당히 놀랐다"며 "결국 방심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해당 관계자는 이스라엘이 월등한 정찰·감시 장비를 확보하고 있다면서도 "최종적으로 판단해 운용하는 건 사람이다. 사람에 의해 방심하거나 잘못 판단하지 않았나 추정한다"고 밝혔다.

이에 군 당국은 이스라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대비태세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합참은 △한미 연합 정찰·감시 자산의 유기적 운용을 통한 북한 이상징후 집중 감시 △북한 장사정포에 대비한 대화력전 수행방안 발전 및 요격체계 전력화 추진 △북한 특수전 부대의 육해공 침투에 대비한 작전 구체화 △가짜뉴스 등 심리전 대응 △드론 운용 대비 등을 통해 대비태세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