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선의 마켓 나우] 시장의 양면성 이겨내는 투자 다각화 전략
“최고의 시절이자 최악의 시절이었다. 지혜의 시대이자 어리석음의 시대였고, 믿음의 세기이자 불신의 세기였다. 빛의 계절이면서도 어둠의 계절이었고, 희망의 봄이지만 절망의 겨울이기도 했다.” 디킨스의 소설 『두 도시 이야기』(1859)에 나오는 구절이다. 대조와 양면성의 본질을 생각하게 하는 이 구절은 오늘날 미국 주식 투자자가 직면한 도전과 기회를 잘 표현한다.
올해 주가 상승은 경기회복에 대한 경제적 근거보다는 인공지능(AI) 혁명에 대한 기대감에 기인했다. 미디어주·통신주, 기술기업, 온라인 리테일 등에 치우친 시장 집중도도 문제다. 시장 집중도는 유효주식수로 측정한다. 유효주식수는 ‘지수 산출에 유효하게 기여하는 종목수’다. 유효주식수가 낮을수록 시장 집중도가 높다. S&P500 지수는 유효주식수가 120개였던 2018년 3월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2023년 6월 기준 60개로 크게 줄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장기간 고금리를 유지하면 주식시장은 금리 변동에 민감해지고 높은 변동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최근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은 기술주와 성장주의 상승세로 인해 역사적 평균치를 상회한다. 장기간 저금리로 인해 부풀려진 밸류에이션은 미래 수익을 과대평가해 투자자를 현혹할 수 있다. 올해 S&P500 상승의 원동력이었던 장기 성장주의 움직임은 경기둔화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기업은 투입 비용의 감소와 별개로 판매 가격을 인상하고 이를 더 높은 수준으로 유지해 이익을 얻는다. 기업은 인플레이션 하락으로 가격결정력이 약화하여 이윤 유지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현재 투자 환경은 인플레이션 상승과 경기 침체 우려가 공존하는 특수한 상황이다. 하방 보호와 회복력을 갖춘 포트폴리오 구성과 다각화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글로벌 경제 회복이 더딜 것으로 예상한다면 성장 잠재력이 높은 아시아 시장에서 기회를 찾는 것도 해법이 될 수 있다.
배당을 통한 일관된 수익 창출은 총 수익률에 중요한 기여를 한다. 주가 하락 시기에는 안정적 배당을 통해 수익률을 높이는 것이 유의미한 보호 수단이다. 특히 차입금리가 높을 때 배당의 매력도가 올라가는데, 투자자들이 잠재적인 주가 상승보다는 현재 소득을 추구하려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중앙은행이 제한적인 통화정책을 시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시장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다. 따라서 하방 보호와 회복력에 집중하는 방어적이면서 다각화된 자산배분 전략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시장의 변동성을 슬기롭게 헤쳐나갈 뿐 아니라 변화하는 투자 환경에 맞는 매력적인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
마이클 선 이스트스프링인베스트먼트 퀀트투자 부문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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