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북, 하마스에 무기·전술 전수…대남 공격에 활용 가능성”
군 당국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북한과 여러 분야에서 직간접적으로 연계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17일 “최근 상황 평가 결과 하마스가 북한과의 무기 거래와 전술 교리, 훈련 등 여러 분야에서 직간접적으로 연계돼 있다고 판단한다”며 “북한이 하마스의 공격 방법을 대남 기습 공격에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무기 거래의 정황으로 대전차 무기를 꼽았다. 하마스가 사용한 F-7로 불리는 대전차로켓포는 북한이 RPG-7을 수출할 때 사용하는 명칭이라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이스라엘 국경 지역에서 발견된 122㎜ 방사포탄도 북한 연루설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한글로 ‘방-122’라고 표기된 점이 북한제 122㎜ 방사포탄을 뜻한다는 것이다.
또 하마스의 이번 기습은 북한이 그동안 강조해 온 전술 교리와 상당히 유사하다고 군 당국은 분석했다. ▶휴일 새벽 기습공격 ▶대규모 로켓 발사로 로켓포 방어체계인 아이언돔 무력화 ▶드론 공격으로 각종 감시·통신·사격통제 체계 파괴 후 침투 등이 그것이다.
군 당국은 패러글라이더를 이용한 하마스의 침투 방식도 북한이 전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합참 관계자는 “2010년대 중반 우리 전방 지역에 과학화경계시스템 구축이 완료됨에 따라 북한은 패러글라이더를 이용한 공중 침투훈련을 강화하고 있다”며 “2016년 12월엔 패러글라이더 등을 활용해 청와대를 타격하는 훈련을 공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정보 당국은 북한이 개성공단에서 남측 기업의 생산 설비를 무단 가동해 패러글라이더를 만들고 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분석 중이다. 복수의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2016년 2월 개성공단 폐쇄 당시 패러글라이더를 생산하던 한 기업이 완제품과 원부자재 상당량을 두고 왔다. 소식통들은 “레저용 제품을 군사용으로 전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북한이 특수부대의 후방 침투나 생화학무기 살포용으로 활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이스라엘의 아이언돔이 상당수 로켓포를 요격해 피해를 줄였다고 평가하면서도 조기경보 체계에 허점이 발생해 하마스의 이상 징후를 신속히 포착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수도권을 겨냥하는 북한의 장사정포 300여 문을 집중 감시해야 할 필요성도 거론됐다. 이를 위해 군 당국은 대북 감시 범위를 제약하는 9·19 군사합의 효력 중지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9·19 군사합의에 따른 비행금지구역 설정으로 군단급 무인정찰기(UAV) 운용이 제한돼 갱도나 산의 후사면에 숨은 북한 장사정포의 움직임을 포착해 적시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정영교·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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