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이스라엘 방문 전날, 하메네이 “가자 사태에 대응”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의 전쟁이 확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38만 명에 달하는 지상군을 투입해 하마스 섬멸작전을 예고한 가운데 하마스를 지원하는 이란이 대응을 천명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확전을 막기 위해 18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전격 방문한다.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17일 이스라엘을 향해 “팔레스타인인들을 겨눈 범죄와 관련해 심판받아야 한다”며 “우리는 가자지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응답해야 하며,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란 국영 매체를 인용해 보도했다. 하메네이는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을 학살하는 것을 세계가 목격하고 있다”면서 “가자지구에 대한 폭격은 즉시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알리 파다비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부사령관도 이날 “가자에서 범죄가 계속된다면 다른 나라의 무슬림 국민도 시오니스트에 맞서는 분쟁에 가담할 수 있고, 이스라엘에 또 다른 충격이 닥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 발언을 두고 이란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사태에 직접 개입할 수 있음을 내비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2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을 이스라엘에 급파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만나게 한 뒤 요르단·사우디아라비아·이집트와 의견을 조율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재탈환하고 팔레스타인인을 추방할 경우 이는 전체 이슬람 진영이 참전하는 ‘중동전쟁’의 도화선이 될 가능성이 크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공개된 CBS ‘60분’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점령한다면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8일 이스라엘에 이어 요르단 암만을 방문해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과 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을 비롯해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과도 만날 예정이다.
미국은 이스라엘 인근에 전략자산을 대대적으로 전개했다. 워싱턴포스트는 군 당국자를 인용해 “현재 4000명 이상의 미 해군이 이스라엘 연안 미군 함대에 합류할 예정이며, 세 번째 항공모함 전단도 이스라엘로 이동하기 위해 지중해에 있다”고 보도했다. NBC도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스라엘 지원을 위해 병력 2000명을 중동에 파견하기로 결정했다”며 “병력은 24시간 이내에 배치될 수 있게 준비된 상태”라고 전했다.
하마스 군사 조직인 알카삼 여단의 대변인 아부 오바이다는 16일 “지상 공격을 감행한다는 점령자(이스라엘)의 위협은 두렵지 않고 우리는 준비가 돼 있다”며 “가자지구에는 200~250명의 인질이 있고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인질 22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하마스 전 수장인 칼레드 메샤알은 17일 알아라비TV에 “6000명에 달하는 팔레스타인 남성과 여성이 시오니스트 감옥에 수감돼 있다”며 “우리는 이들과 교환하는 대가로 이스라엘 포로들을 풀어주겠다”고 말했다.
워싱턴=김형구 특파원, 박형수·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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