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국감' 첫 무대... "대통령? 지금 생각해 본 적 없다"
[최경준 기자]
▲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7일 오전 경기도청 다목적회의실에서 열린 2023년 행정안전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과 관련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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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표현까지 써서 도지사님이 하실 것 같으면 여기 계시지 말고 국회로 오십시오." - 전봉민 국민의힘 의원
"의원님 저도 (선거를 통한) 선출직입니다. 저도 행정가로서 도정을 살피고 있지만..." - 김동연 경기도지사
전봉민 국민의힘 의원은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영화 '괴물'의 화학약품 방류에 비유한 것을 두고 "국민 분열 조장"이라고 몰아세웠다. 김동연 지사도 "후쿠시마 오염수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는 불확실성"이라며 물러서지 않고 맞섰다.
17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에서는 김동연 지사의 정책과 정치적 행보 등에 대한 국민의힘 의원들의 공세가 이어졌다. 김동연 지사는 주요 현안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며 차분하면서도 단호하게 국민의힘 의원들의 질의에 대응했다.
전 경기도지사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각종 의혹이 집중된 1년 전 국정감사와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당시 "저는 이재명이 아니라 김동연"이라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던 김 지사가 도정 1년을 지나면서 비로소 자신의 국감을 치르게 된 셈이다.
"질투 뭐라고?... 썩 아름답게 들리지는 않습니다만"
첫 포문은 전봉민 의원이 열었다. 윤석열 대통령 처가 특혜 의혹이 일고 있는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문제에 대해 김동연 지사가 지난 7월과 8월 연달아 개최한 비판 기자회견을 문제 삼았다.
전봉민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도지사가 얘기하는 건 맞고 정부가 얘기하는 건 모두 가짜라고 했다"면서 "(경기도는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관련) 협의 대상도 아닌데 다 거짓이라고 기자회견을 하지 않았나, 지사가 국민 분열을 더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동연 지사는 "양평군민을 둘로 갈라치기 한 것은 원안이 나온 뒤에 뜬금없이 (국토부에서) 변경안이 나왔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7일 오전 경기도청 다목적회의실에서 열린 2023년 행정안전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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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7일 오전 경기도청 다목적회의실에서 열린 2023년 행정안전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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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알려진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김동연 지사의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기념식' 참석을 두고 "대통령이 최종적인 꿈인 것 같다"고 몰아붙였다. 이에 김 지사는 "지금 그런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일축한 뒤, "북한과 접경지역이 가장 큰 경기도에 평화는 길더라도, 힘들더라도 가야 할 길이다. 그런 면에서 남북 협력을 위해서 해왔던 과거 정권의 여러 가지 것들은 계승되어야 한다"고 맞받았다.
김동연 지사를 향해 "굉장히 소극적이고, 어떻게 보면 서울시 행정에 질투 어린 변명을 하고 있다"는 비아냥도 나왔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기후동행 카드 사업을 두고 김 지사가 "(경기도, 인천시 등) 관계 광역단체장과 협의가 없었던 점은 아쉽다"고 말한 것을 두고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한 말이다.
김동연 지사는 조 의원의 발언에 대해 "그런 표현이 참... 질투 뭐라고 하셨나요? 하여튼 썩 그렇게 아름답게 들리지는 않습니다만"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김 지사는 "기후동행 카드보다 훨씬 월등한 'The 경기패스'를 시행할 예정"이라며 답변을 이어갔다. 경기도는 연령 제한이나 노선 제한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모든 도민에게 교통비 일부를 환급해 주는 'The(더) 경기패스' 사업을 내년 7월부터 도입한다.
김동연 지사는 "The 경기패스는 경기도민 누구나 연령 제한 없이 광역버스도 신분당선도 다 포함된다. 전국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게 연령층을 확대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구체적 계획을 설명했다.
▲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7일 오전 경기도청 다목적회의실에서 열린 2023년 행정안전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The(더) 경기패스' 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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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북부에서 대한민국 성장의 새로운 기회 만들 것"
김동연 지사는 이날 국정감사에서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기회소득, 확장재정, '360° 돌봄' 등 자신이 추진하고 있는 정책과 사업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이해와 협조를 구했다. 의원들은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추진에 대해 "경기북부 지역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정책"이라며 김 지사에게 힘을 실었다.
우선 김동연 지사는 국정감사 인사말에서 "경기북부에서 대한민국 성장의 새로운 기회를 만들겠다"며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추진에 대한 비전을 소개했다.
김 지사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를 설치하는 것은 70년간 접경지역으로, 상수원보호 구역으로 받았던 중첩규제 피해를 보상하는 차원만이 아니다"면서 "360만이 넘는 우수한 인적자원, 잘 보전된 환경으로 경기북부는 대한민국 그 어느 지역보다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지사는 또 "저는 경기북부의 성장이 정체된 대한민국 경제에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면서 "지난 9월 25일 경기북부 비전을 발표하고 바로 그다음 날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를 위한 주민투표를 중앙정부(행안부)에 요청했다. 21대 국회 임기 내 특별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위원님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행안부의 입장이 뜨뜻미지근한 것 같다"는 송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우려에 대해 김동연 지사는 "21대 국회에서 특별법으로 마무리 짓기 위해서는 내년 2월 9일까지 주민투표를 해야 하는데, 행안부에서 이 건 검토를 위한 TF를 구성했다고 들었다. 아주 환영한다"면서 "행안부에서 이 건에 대해서 저희 경기도와 언제든지 토론할 수 있고, 자료도 제공해 드리겠다"고 밝혔다.
김동연 지사는 또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는 다른 지역과의 상생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가 되면 더 많은 돈을 내서 그 돈으로 비수도권을 포함한 다른 지역과 상생하겠다"면서 "경기북부 의원님들, 국민의힘 의원님들도 이 건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동연 지사는 마지막으로 윤석열 정부의 긴축 재정정책에 대해 "소비와 투자와 순수출이 감소하는 상황 속에서 장기침체를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이것은 이념 문제도 아니고 지난 정부와 비교할 문제도 아니고 우리 경제와 민생을 위해서 충정 어린 말씀으로 방향 전환을 다시 한번 호소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경기도는 약 1조 9천억 원의 세수 감소에도 불구하고, 2023년 제1회 추경예산을 '확장 추경'으로 편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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