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취직시켜줄게" 직원 사칭해 1억5000만원 뜯어냈다

이수민 2023. 10. 17.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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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직원을 사칭하면서 현대차에 취업시켜주겠다는 명목으로 지인에게 돈을 뜯어낸 브로커 일당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경기 화성서부경찰서 로고. 사진 연합뉴스TV 제공


17일 경기 화성서부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현대차에 입사시켜주겠다며 2020년 1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8차례에 걸쳐 피해자 김모씨에게 1억5000만원을 뜯어낸 박모씨를 사기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박씨는 김씨로부터 ▶노조위원장 청탁금 ▶사원 주식 구입금 ▶추천인 보증금 등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수개월간 수천만원씩을 받아 간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의 사기 행각에는 가족들도 가담했다. 평소 박씨 가족과 친분이 있었던 김씨는 ‘아들(박씨)이 현대차그룹 남양연구서에 다닌다’는 얘기를 여러 차례 전해 들었다. 김씨에 따르면 이들은 “뒷돈을 줘야 추천을 통해 입사가 가능하다”며 “박씨 역시 이런 방식으로 입사했다”고 주장했으나, 이는 모두 거짓이었다. 박씨는 무직으로 현대차 직원이 아니었음에도 김씨를 만날 때마다 현대차 근무복을 입고 나오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박씨는 김씨가 현대차 취업에 관심을 보이자 뒷돈을 요구했다. 그는 2020년 1월 “남양연구소가 경력직 직원을 채용한다. 현대차는 노조 힘이 세기 때문에 노조위원장에게 위로금을 줘야 한다”며 금품을 요구했고 김씨는 선수금으로 2000만원을 입금했다. 이후에도 박씨는 수개월에 한 번씩 취업 관련 절차가 진행중이라며 갖가지 이유로 돈을 받아갔다.

김씨는 처음 돈을 건넨 지 2년여 만인 지난해 6월 ‘합격 문자’를 받았지만 이 역시 꾸며진 내용이었다. “내년 1월로 입사가 확정됐다’고 말한 박씨 측 주장은 추천인 보증금 1200만원을 더 가져가려는 수법이었다.

이 같은 방법으로 김씨가 박씨에게 준 돈은 총 1억5000만원. 코로나19로 취업 일정이 무기한 연기되고 있다는 거짓 설명이 반복되자 김씨는 지난 4월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경찰은 박씨 이외 공범이 있을 것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대차 인사팀을 사칭한 공범 등을 찾고 있다”며 “피해자도 김씨 이외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수민 기자 lee.sumi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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