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보증·머티리얼즈…‘3조’ 대어가 온다

문지민 매경이코노미 기자(moon.jimin@mk.co.kr) 2023. 10. 17.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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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에도 이어지는 공모주 열풍

10월에도 공모주 열풍이 이어지는 분위기다. 하반기 대어로 꼽힌 두산로보틱스가 수요예측에서 86조원의 기관 자금을 끌어모은 데 이어, 공모주 청약에서도 33조원의 개인 자금을 쓸어 담으며 올해 최대 규모로 기업공개(IPO) 절차를 마쳤다. 사이버 보안 전문기업 한싹도 수요예측부터 공모가가 회사 측 희망범위 상단을 뚫더니, 공모주 청약에서도 1437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10월 공모주 시장이 좋은 출발을 알린 가운데, 올해 최대어로 꼽히는 서울보증보험과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바통을 이어받는다. 두 기업 모두 3조원 몸값이 거론되는 대어다. 그 외 에코아이, 컨텍 등 다수의 중소형 공모주에 대한 관심도 이어지는 중이다. 고금리 장기화 우려에 증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공모주 열풍이 이어질지 투자자 관심이 쏠린다.

두산로보틱스 일반 공모가 시작된 지난 9월 21일 한국투자증권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고객들이 공모주 청약을 위해 상담을 받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제공)
갈수록 커지는 공모 규모

몸값 ‘3조’ 최대어 나올까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 3분기 IPO 공모 금액은 8110억원으로 전분기(4760억원) 대비 70% 증가했다. 하반기 대어 중 하나로 꼽힌 파두가 1625억원을 모집했고, 필에너지(956억원), 넥스틸(805억원) 등의 공모 규모도 컸다. 4분기에는 규모가 더 확대될 전망이다. 이미 두산로보틱스가 4212억원의 공모금을 끌어모았으며, 서울보증보험과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각각 2758억~3617억원, 5246억~6369억원의 공모 규모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특히 3조원대 몸값이 거론되는 서울보증보험과 에코프로머티리얼즈에 투자자 관심이 집중된다.

먼저 공모 절차를 밟는 기업은 서울보증보험이다. 서울보증보험은 지난 10월 13일부터 19일까지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 중이다. 공모가 확정 후 같은 달 25~26일에는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에 나선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이다.

서울보증보험은 13년 만에 상장에 나서는 공기업이라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된다. 지난 1969년 설립된 보증보험 전업사인 서울보증보험은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과 개인이 주 고객이다. 사실상 사업 구조는 보증보험에 특화된 손해보험사에 가깝다. 안정적인 사업 구조와 연말 배당주로서 매력이 부각된다. 회사는 지난 2년간 50%의 높은 배당 성향을 유지했다.

다만 흔히 말하는 성장성이 뛰어난 업종은 아니다. 사업 구조가 경기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경기가 나빴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도 1879억원으로 전년 동기(3241억원) 대비 40% 이상 줄었다. 향후 경기 전망도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에서 실적 우려가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여기에 신주 발행 없이 100% 구주 매각을 위한 목적으로 IPO를 진행한다는 점도 투자 매력을 반감시키는 요인이다. 그럼에도 예상 기업가치는 2조7580억~3조6168억원 수준이다. 회사는 기업가치를 산출하기 위해 올해 상반기 기준 순자산가치(4조8158억원)에 비교 기업(삼성화재·DB손해보험·코파스·트래블러스)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인 0.95배를 적용했다. 여기에 할인율 21~40%를 반영했다. 이를 기준으로 한 공모가 희망범위는 3만9500~5만1800원이다.

에코프로그룹 계열사 에코프로머티리얼즈도 투자자 눈길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10월 30일부터 11월 3일까지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다. 공모주 청약은 11월 8~9일 받는다.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며 공동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다.

지난 2014년 설립된 전구체 제조 기업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하이니켈 전구체를 에코프로비엠에 납품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에코프로비엠이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2.8%에 달한다. 2차전지 업종 내에서도 성장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전구체 기업이라는 점이 투자 매력으로 꼽힌다. 전구체는 배터리 양극재에 들어가는 원료다.

다만 최근 2차전지 업종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점은 악재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지난 9월 20일 기준 중국 CNGR을 비롯해 국내 포스코퓨처엠, 엘앤에프, 코스모신소재를 비교 기업으로 선정했는데, 이후 이들의 주가 흐름이 내리막을 걷고 있다. 9월 20일부터 10월 11일까지 포스코퓨처엠 주가는 17% 하락했으며, 엘앤에프(-16%), 코스모신소재(-2%) 등이 모두 내리막을 걸었다. 중국 심천 증시에 상장된 CNGR 역시 같은 기간 주가가 약 2% 하락했다.

상황이 이렇자 회사는 고평가 우려에 적정 기업가치를 하향 조정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10월 11일 정정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기업가치 산출에 적용한 기업가치(EV) 대비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배수를 기존 76배에서 67.5배로 낮췄다. 이에 따라 공모가 희망범위 상단도 기존 4만6000원에서 4만4000원으로 내렸고, 최대 할인율도 32%에서 27%로 조정했다. 공모가 희망범위 하단은 3만6200원으로 유지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서울보증보험은 수익성과 안정성이 양호하고 배당 성향도 높아 중장기적인 가치주로 보인다”면서도 “낮은 성장성과 주가를 움직일 만한 동력이 부족한 점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내다봤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에 대해서는 “높은 성장성을 지닌 2차전지 전방 산업이며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하고 있다. 다만 원자재 가격의 높은 변동성과 지속적인 단가 인하 요구에 따른 수익성 하락 가능성은 위험 요소”라고 지적했다.

독보적 사업 모델 갖췄다

가격 부담 덜한 중소형주 눈길

눈길을 끄는 중소형 공모주도 여럿이다. 특히 에코아이와 컨텍을 주목해야 한다는 평이다.

탄소배출권과 친환경 컨설팅 사업을 영위하는 에코아이는 성장성과 수익성에서 모두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탄소배출권이 전 세계적인 관심사로 떠오르는 만큼 에코아이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에코아이는 오는 10월 19~25일 수요예측 진행 후 10월 30~31일 공모주 청약에 나선다. KB증권이 대표 주관사. 회사 측 공모가 희망범위는 2만8500~3만4700원이다. 이를 기준으로 한 시가총액은 2817억~3430억원이 될 전망이다.

우리나라 기업 중 유일하게 세계 주요 국가에 위성통신 기지국을 구축해 운영하는 컨텍도 눈여겨볼 만하다. 저궤도 위성통신과 위성 데이터 수요가 증가하며 지속적인 수혜가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SK증권에 따르면 매출이 지난 2020년 51억원에서 2021년 58억원, 2022년 128억원까지 증가하며 가파른 외형 성장세를 보인다. 컨텍은 오는 10월 20~26일 수요예측에 이어 10월 31일부터 이틀간 공모주 청약에 나선다. 회사 측 공모가 희망범위는 2만300~2만2500원이며, 예상 시가총액은 2921억~3238억원이다. 대신증권이 대표 주관사다.

나승두 SK증권 애널리스트는 “두 회사 모두 비교 기업이나 공모가 선정 과정에서 크게 무리가 없었다”며 “두 곳 모두 우리나라에서 독보적인 사업 모델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프리미엄을 받을 가치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도체 설계자산(IP) 전문 기업 퀄리타스반도체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회사는 지난 10월 6~13일 수요예측을 거쳐 같은 달 18~19일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다. 이병화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10월 IPO 기업 중에는 퀄리타스반도체가 눈에 띈다”며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이 1325억~1529억원으로 국내외 동종 상장사와 비교해 저렴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높은 수준의 IP 자체 개발력과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라고 덧붙였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30호 (2023.10.18~2023.10.2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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