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황희찬 연속골 '쾅쾅'…베트남전 전반전 2-0으로 앞선 채 종료 (전반 현장)

권동환 기자 2023. 10. 17.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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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수원월드컵경기장, 권동환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이 동남아 베트남과의 평가전에서 전반전을 2-0으로 앞선 채 마쳤다. 경기를 지배하면서 멀티골을 폭발했으나 상대 역습에 결정적 위기도 두 번 내주는 등 아쉬운 점도 드러났다.

위르겐 클린스만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17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시작된 친선 경기 베트남전에서 전반 5분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의 선제골, 전반 26분 황희찬(울버햄프턴)의 추가골을 묶어 전반전을 2-0 리드하고 후반전을 맞게 됐다.

이날 경기에선 지난 2017년부터 올 초까지 베트남 대표팀을 맡아 아세안축구연맹(AFF)컵 우승 1회, 준우승 2회 그리고 FIFA랭킹 100위 이내 진입을 이뤄낸 박항서 감독이 등장해 양팀 선수들을 격려하고 본부석에서 이날 경기를 지켜봤다.

클린스만호는 튀니지전에서 유럽파 공격 자원들을 대거 동원해 오히려 베트남 선수들과 팬들이 환호하게 할 장면을 연출했다.

4-4-2 포메이션을 꺼내든 가운데 골키퍼는 기존 김승규(알 샤바브) 대신 2018 러시아 월드컵 주전이었던 조현우(울산)이 나섰으나 백4는 최근 주전 수비라인이 모두 나왔다. 왼쪽부터 이기제(수원),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정승현, 설영우(이상 울산)이 포진했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박용우(알 아인)가 포진했으며 황희찬(울버햄프턴), 이강인(PSG)이 좌우 미드필더로 나섰다. 공격형 미드필더엔 이재성(마인츠)이 섰다. 투톱은 손흥민, 조규성(미트윌란)으로 짜여졌다.

내년 1월 아시안컵 모의고사로 가정하고 주전급 선수들을 전반전에 최대한 투입해 대량 득점을 만든 뒤 후반에 로테이션을 해보겠다는 클린스만의 의도로 풀이됐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일본을 16강으로 이끈 프랑스 출신 필립 트루시에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대표팀은 4-4-2로 맞섰다. 당 반 럼이 골키퍼 장갑을 꼈고, 보 민 트룽, 판 뚜언 타이, 도 주이 마인, 부이 호앙 비엣 안이 백4를 구성했다. 중원엔 도 훙 둥, 응구엔 투안 안, 응우옌 호앙 득, 쯔엉 티엔 안이 배치됐고, 최전방에서 응우옌 딘 박과 팜 뚜언 하이가 한국 골문을 노렸다.

한국은 초반부터 6~7명이 뒤에서 진을 친 베트남을 상대로 일방적인 공격을 펼친 끝에 전반 5분 선제골을 낚았다. 전반 3분 박용우의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몸을 푼 한국은 2분 뒤 첫 골을 터트렸다. 태극전사의 전방 압박에 흔들리던 베트남이 코너킥을 허용했고 이를 이강인이 왼발로 올리자 공격 가담한 김민재가 머리받기를 시도했고 볼이 그의 어깨를 맞은 뒤 골이 됐다.

나흘 전 튀니지전에서 헤더골을 넣고도 마지막에 상대 발을 맞고 들어간 탓에 자책골로 기록되는 불운을 겪었던 김민재는 이번 베트남전에선 확실한 자신의 득점을 기록했다. 김민재가 뒤에서 웅크리고 있다가 순식간에 나타나다보니 점프할 때 주위에 어떤 베트남 선수들도 마크할 수 없었다.

이후에도 베트남 수비라인을 유린하던 태극전사들은 전반 13분 황희찬이 찬 오른발 슛이 상대 수비를 맞으며 코너킥으로 이어졌다. 이강인이 직접 차기보단 아크 정면으로 내줘 상대 허를 찔렀는데 오프사이드 판정이 나왔다.

전반 15분엔 튀니지전 멀티골 주인공 이강인의 슛이 왼쪽 골포스트를 빗나가 수원월드컵경기장에 모인 4만 관중을 탄식하게 만들었다. 이강인이 상대 미드필드 한복판에서 오른쪽 수비수 설영우에 패스를 내줬고 설영우가 다시 이강인에 리턴패스할 때 반박자 빠른 왼발 슛으로 연결한 것이다. 당 반 럼도 꼼짝 못하는 슛이었으나 볼이 골대를 벗어났다.

전반 17분에도 아쉬운 찬스가 흘러갔다. 유기적인 연결 뒤 손흥민이 일대일 찬스를 맞았으나 오른발 슛을 상대 문지기 당 반 럼이 왼발을 쭉 뻗으면서 본능적으로 걷어낸 것이다.

클린스만호도 위험한 순간을 맞았다. 베트남 역습 과정에서 단독 찬스를 내줬고 쯔엉 티엔 안이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황희찬을 완벽하게 제치며 왼발 감아차기를 시도한 것이 크로스바 오른쪽을 살짝 넘어간 것이다. 골결정력이 있었다면 여지 없이 실점했을 만큼 순식간에 위기를 내줬다.

잠시 주춤했던 한국은 전반 26분 프리미어리그에서 펄펄 날고 있는 황희찬이 이날 경기 두 번째 골을 터트리며 경기장 분위기를 다시 살렸다. 중원에서 이재성이 상대 수비 무너트리는 침투패스를 내줬고 이를 황희찬이 잡아 드리블한 뒤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오른발 대각선 슛을 시도해 원정팀 골망을 출렁인 것이다. 황희찬은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포르투갈과의 최종전에서 한국의 16강 진출 확정짓는 득점포를 터트린 뒤 11개월 만에 A매치 골을 넣었다.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5골을 넣으면서 특히 골결정력을 가리키는 골전환율 1위를 달리고 있는 황희찬의 킬러 본능이 불을 뿜었다.

하지만 한국은 전반 29분 안이하게 볼 처리를 하다가 웅우옌 딘 박에 위렵적인 오른발 슛을 내줘 만회골을 내줄 뻔 했다. 앞서 쯔엉 티엔 안의 골찬스처럼 키커의 결정력이 좋았다면 골이 될 수 있는 위기였다. 클린스만도 벤치에서 뛰쳐나와 아쉬움을 표시했다. 

클린스만호는 이후 왼쪽 측면에 포진한 황희찬의 드리블 돌파 등 단독 플레이를 통해 활로를 뚫고 조규성, 손흥민 등이 빈 공간 찾아들어가는 움직임으로 3번째 골을 노렸다. 하지만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6골을 넣으며 득점 단독 2위에 오른 손흥민이 전반전에선 3차례 슛을 모두 골문 밖으로 차면서 추가골을 이뤄내지 못했다. 설영우는 베트남 선수와 볼경합 도중 다리에 피가 나는 부상을 입었다. 다행히 간단한 치료 뒤 계속 플레이했다.

전반 45분엔 이재성이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단독 찬스를 맞아 오른발 슛을 날렸으나 당 반 럼에 막혔다. 러시아 혼혈로 동남아 최고의 골키퍼로 꼽히는 당 반 럼은 이날 태극전사들의 소나기 슛을 상당히 잘 막아냈다.

결국 추가시간 1분도 지나고 한국이 2-0으로 앞서면서 전반전을 마무리했다.

한편,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에 도전하는 한국 축구의 첫 상대팀은 같은 날 동남아 싱가포르로 결정됐다. 한국은 다음달 시작되는 북중미 월드컵 2차예선에서 중국, 태국과 한 조에 속했는데 다른 한 팀이 결정되지 않은 상태였다. 1차예선에서 홈앤드어웨이 방식으로 격돌하는 싱가포르-괌 승자가 막차로 합류할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두 팀이 1~2차전을 모두 마쳤고 결국 싱가포르가 이겼다.

싱가포르는 17일 적지에서 열린 2026 월드컵 아시아 1차예선 2차전 원정 경기에서 괌을 1-0으로 이겼다. 앞서 1차전 홈 경기에서 괌을 2-1로 이겼던 싱가포르는 2전 전승을 거두고 2차예선에 올랐다. 한국은 내달 16일 싱가포르와 홈 경기를 시작으로 2026 월드컵 첫 항해에 나선다. 이어 21일엔 중국으로 건너가 원정 경기를 소화한다. 태국과는 내년 3월 홈앤드어웨이로 2연전을 치른다.

싱가포르는 지난달 국제축구연맹(FIFA)이 발표한 세계랭킹이 157위에 불과한 국가로 26위인 한국과는 큰 차이가 난다. 일본인 니시가야 다카유키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데 2011년 싱가포르에 진출한 30살 한국 선수 송이영이 2년 전인 2021년 귀화까지 마쳐 국가대표로 뛰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다음달 싱가포르를 직접 방문, 현지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를 관전하는 등 싱가포르 축구 수준을 파악할 예정이다.

사진=수원월드컵경기장, 박지영 기자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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