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임금협상 잠정합의…‘고용세습’ 조항 개정키로

강기헌 2023. 10. 17.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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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는 2023년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은 마련했다고 17일 밝혔다. 기아 노사는 이날 오토랜드 광명에서 16차 본교섭을 열었다. 사진은 지난 9월 광주 서구 기아 광주공장 출입구 모습. 연합뉴스

기아는 2023년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은 마련했다고 17일 밝혔다. 기아 노사는 이날 오토랜드 광명에서 16차 본교섭을 열었다.

기아 노사는 단체협약 문구에 남아있던 장기근속자 자녀 우선채용 조항을 개정하는 데 합의했다. 논란이 된 조항은 단체협약 27조 1항으로 ‘재직 중 질병으로 사망한 조합원의 직계 가족 1인, 정년 퇴직자 및 장기 근속자(25년 이상)의 자녀를 우선 채용한다’는 규정이다. 기아 안팎에선 이 문구가 고용세습을 조장한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시정 명령 등을 통해 단협에 고용세습 조항을 둔 기업 노사에 해당 조항 폐지를 압박해왔다.

고용세습을 담은 단체협약 조항은 실제 채용에서 적용된 적이 없어 사실상 사문화한 문구다. 이에 기아 사측은 2014년부터 고용세습 문구 삭제를 요구했지만 노조가 받아들이지 않았다. 비슷한 단협 조항을 유지하던 현대자동차에선 노사 합의로 2019년 해당 문구를 삭제한 바 있다. 기아 노사는 또 청년 실업난 해소를 위해 300명의 신규 인원을 채용하기로 합의했다.

미래 경쟁력 확보 방안도 마련했다. 현재 진행 중인 신공장의 성공적인 건설 및 양산을 위해 노사 간 협력하기로 했다. 또 신사업 및 미래차 핵심 부품에 대한 국내 투자 확대, 미래 사업 전환에 따른 국내 물량 확보와 고용안정을 위해서도 공동으로 노력하겠다는 내용을 합의서에 담았다.

노사는 기본급 11만1000원(호봉 승급분 포함)을 인상키로 합의했다. 경영성과금 300% 800만원과 생산 판매 목표 달성 격려금 100%도 지급한다. 특별 격려금 250만원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재래시장 상품권 25만원에 무분규 타결 무상주 34주도 지급한다. 기아 관계자는 “자동차 산업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미래차를 둘러싼 글로벌 업체 간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노사가 미래 발전과 고용안정이라는 큰 틀에 공감해 합의에 이를 수 있었다” 며 “이번 합의를 토대로 경영 목표 달성과 미래 경쟁력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잠정합의안 조합원 찬반투표는 오는 20일 진행될 예정이다. 앞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지난달 2023년 임협을 타결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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