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영남당” vs “수도권에 사람 없어”…‘김기현 2기 체제’ 진통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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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지도부 재편을 단행해 '김기현 2기 체제'를 출범시켰으나 '도로 영남당'으로 회귀했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수도권·70년대생 의원들이 지도부에 전진 배치되기는 했으나, 당3역(원내대표·사무총장·정책위의장) 중 두 자리를 영남권 인사가 꿰차고 있기 때문이다.
전날 정책위의장에 기용된 3선의 유의동 의원(경기 평택을)만 수도권이고 당대표와 원내대표, 사무총장은 모두 영남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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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지도부 재편을 단행해 ‘김기현 2기 체제’를 출범시켰으나 ‘도로 영남당’으로 회귀했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수도권·70년대생 의원들이 지도부에 전진 배치되기는 했으나, 당3역(원내대표·사무총장·정책위의장) 중 두 자리를 영남권 인사가 꿰차고 있기 때문이다. 당내에서는 지도부가 말로는 수도권을 외치면서 결국은 ‘TK(대구·경북) 감싸기’에 급급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지도부는 ‘수도권 인물난’ 탓에 선택의 폭이 넓지 않았고, 내년 총선에 초점을 맞춘 실무 적임자를 뽑았다는 입장이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1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날 사무총장에 TK 재선인 이만희 의원(경북 영천·청도)이 임명된 데 대해 “사무총장을 두고 김기현 대표가 많이 고민했다. 현실적으로 적합한 인물을 찾는 데 어려움이 있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진의원 다수가 영남권 인사라는 한계에 따른 고육지책이었다는 얘기다.
전날 정책위의장에 기용된 3선의 유의동 의원(경기 평택을)만 수도권이고 당대표와 원내대표, 사무총장은 모두 영남권이다. 이 때문에 당내에선 지도부가 보선에 완패했음에도 ‘수도권 위기론’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한 중진의원은 “김 대표가 새로 당을 추스른다고 해놓고 영남당으로 돌아간다면 대표에 대한 신뢰가 생기겠나”면서 “대표 스스로 말을 뒤집으니 아쉬워하는 사람이 많다. 제대로 된 쇄신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준석 전 대표도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수도권에 사람이 없다는 건 인정한다”면서도 “사람이 없다고 해서 지형을 더 넓히지 않고 본인의 손바닥 내에서 쓰려고 하니까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 전 대표의 말대로 수도권에서 여당의 재선 이상 의원은 많지 않다. 국민의힘 전체 의원 111명 중 박진 외교부 장관을 제외하면 서울·경기·인천에 지역구를 둔 재선 이상 의원은 8명이고, 이 중 2명(유의동·김성원 의원)이 이번에 지도부에 입성했다.
지도부는 내년 총선 공천 실무를 총괄할 사무총장에 TK 의원이 임명됐다고 해서 ‘수도권 표심을 도외시한다’는 주장은 과한 해석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만희 신임 사무총장이 친윤(친윤석열)계 핵심인 전임자 이철규 의원보다 계파색이 옅다고 점도 강조한다. 지도부 관계자는 “이만희 의원의 성품과 능력을 따져봤을 때 사무총장직을 잘 수행해낼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수도권 민심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 총선 승리를 위한 공천의 원칙은 지켜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현 2기 체제’를 놓고 당 안팎에서 여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도부는 조만간 혁신위원회, 총선준비기구, 인재영입위원회를 띄우며 돌파구를 찾겠다는 계획이다. 당내에선 원외 인사들의 의견을 수렴해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도부에 원외 인사가 일부 배치된 정도로는 쇄신이 어렵다는 것이다.
한 비영남권 의원은 “영남당이 아닌 수도권당이 되려면 비영남권 인사를 향후 생길 기구에 배치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당장이라도 원외 당협위원장들을 포함해 국회 밖의 얘기를 듣는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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