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 할머니' 광고로 쓴 피자 가게…이스라엘, 불도저로 밀어버렸다

가게 측 "누군가 몰래 광고 게시한 듯" 반박

이스라엘군이 한밤중 팔레스타인의 한 피자 가게를 불도저로 밀어 철거시켰다. 해당 가게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에 인질로 붙잡힌 할머니의 사진을 광고에 활용했기 때문이다.

16일(현지시간) 비즈니스인사이더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방위군(IDF)은 지난 12일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인근 마을 후와라에 있는 한 피자 가게를 철거시켰다.

팔레스타인의 한 피자집 SNS 계정에 올라온 광고. [이미지출처=페이스북]

이 가게는 하마스 인질 사진을 광고에 이용해 논란이 됐다. 가게 측이 올린 광고 사진을 보면 피자 옆에 백발의 할머니가 '브이(V)' 포즈를 하고 있다.

얼핏 평범한 광고로 보이지만, 이 할머니는 이스라엘 기습 공격 과정에서 하마스에 납치된 인질로 밝혀졌다. 특히 할머니 사진의 원본은 하마스 측이 촬영한 영상으로, 해당 영상에는 할머니가 마스크를 쓴 하마스 대원의 강요로 한 손에 총을 들고 다른 손으로는 브이를 한 모습이 담겼다.

철거된 문제의 피자 가게. [이미지출처=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

논란이 일자 해당 피자가게 측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문제의 광고를 제작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가게 측은 페이스북에 "누군가 가게에 해를 끼치기 위해 몰래 광고를 게시했다"며 "우리는 모든 사람이 존엄하고 평화롭게 살기를 원한다"고 했다.

다만 이스라엘 당국은 가게가 테러 활동을 선동 및 지원한다고 판단해 강제 철거를 진행했다.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을 보면 IDF는 불도저로 가게를 밀어버렸고, 가게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파괴됐다.

한편 하마스는 현재 가자지구에 200명에서 250명 사이의 인질이 있고 몇 군데서 나눠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으로 사망한 인질의 수가 22명이라고 주장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