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 건너뛰고 11월 유통대전…롯데 vs 신세계 ‘역대급 할인’ 행사
이태원 참사 1주기(10월 29일)를 앞두고 유통 업계는 올해 핼러윈 데이를 조용히 넘길 예정이다. 예년처럼 별도 마케팅이나 프로모션을 하지 않고 추모 분위기에 동참하겠다는 취지다. 대신 롯데와 신세계 등 주요 업체는 다음 달 열릴 대규모 통합 할인 행사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백화점과 대형마트, 편의점 등은 올해 별도의 핼러윈 데이 마케팅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기존에는 매장을 핼러윈 분위기로 꾸미고 할인 행사 등을 진행했지만, 이번에는 차분한 분위기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핼러윈 관련 상품을 지난해보다 대폭 축소해 최소한으로 비치하고 있고, 관련 이벤트는 진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이소도 호박 바구니 등 핼러윈 관련 상품을 전년 대비 40% 축소해 판매하고 있다. 편의점 업계는 핼러윈 데이를 건너뛰고 다음 달 ‘빼빼로 데이’ 행사를 준비 중이다.
매년 핼러윈 행사를 진행해온 에버랜드·롯데월드 등 테마파크도 올해는 관련 축제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마찬가지로 호텔 업계의 핼러윈 기념 패키지도, 식품 업계의 핼러윈 시즌 한정 상품도 올해는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지난해 15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이태원 참사 이후 핼러윈 마케팅을 되돌아보자는 목소리가 커져서다.
롯데와 신세계는 핼러윈 데이 대신 다음 달 있을 통합 할인 행사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엔 이태원 참사 영향으로 행사가 줄줄이 취소됐으나 올해는 본격적인 ‘11월 유통 대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과거 11월은 추석과 크리스마스 사이 ‘소비를 쉬어가는 비수기’로 여겨졌으나, 최근엔 유통 기업들이 각종 할인전을 펼치며 경쟁이 심해졌다.
롯데 유통군은 다음 달 2~12일 대규모 통합 할인 행사를 연다.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롯데슈퍼·롯데온·세븐일레븐·롯데홈쇼핑·롯데하이마트·롯데멤버스 등 8개 계열사가 참여한다. 롯데 유통군은 지난해 ‘롯키데이’라는 이름으로 통합 행사를 처음 열었다. 캐릭터 ‘벨리곰’을 홍보대사로 앞세웠다. 그러나 행사 기간 중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며 규모를 대폭 축소한 바 있다. 이에 올해는 콘셉트를 바꿔 변화를 시도할 계획이다.
롯데의 통합 할인 행사는 2019년부터 이어진 신세계의 ‘쓱(SSG)데이’를 견제하려는 의도도 있다. 쓱데이는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SSG닷컴·신세계인터내셔날·신세계면세점·스타벅스·이마트24 등 20개 계열사가 참여하는 연중 최대 규모의 행사다. 올해 쓱데이는 다음 달 13~19일 열릴 예정이다. 롯데는 쓱데이보다 열흘가량 행사를 먼저 시작해 수요를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신세계는 지난해 G마켓의 할인 행사인 ‘빅스마일데이’와 쓱데이를 동시에 열며 2조원 규모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했으나, 당시 이태원 참사로 행사를 취소했다. 올해는 규모를 더 키워 역대 최대 할인전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고물가 시대에 고객들의 생활비 부담을 덜어주는 특가 상품과 함께 체험 요소를 강화한 이벤트를 준비 중”이라며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을 목표로 다양한 협업도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선을 기자 choi.sun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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