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태양광 모듈 4.8만 장 찍어낸다…“여기가 솔라허브”

강기헌 2023. 10. 17.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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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3.2조 투자한 美 조지아주 공장 가보니
지난 11일 미 조지아주 한화솔루션 달튼 공장에서 작업자가 태양광 모듈 생산용 소재를 점검하고 있다. 달튼 공장에선 하루 3만3000개 태양광 모듈을 생산할 수 있다. 강기헌 기자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자동차로 1시간 남짓 달려 도착한 한화솔루션 달튼 1·2공장에선 태양광 모듈 생산이 한창이었다. 50인치 텔레비전과 비슷한 크기의 모듈은 1분 남짓한 간격으로 쏟아져 나왔다. 미국 내 주택과 상업용 건물 지붕 등에 설치돼 전기를 생산하는 제품이다.

이 공장은 24시간 가동되며 하루 평균 3만3000장의 모듈을 찍어낸다. 지난 7월 가동을 시작한 달튼 2공장에서 가장 인상적인 건 분주하게 움직이는 노란색 로봇팔이었다. 2019년 완공한 1공장과 달리 이곳에서는 로봇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자동화율을 끌어올렸다. 작업자가 꼭 필요한 최종 제품 검수 공정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공정에 로봇이 참여했다.

달튼 공장은 한화솔루션이 지향하는 ‘솔라 허브’의 핵심축으로 설비 대부분은 한국에서 제작해 들여온 것이다. 최병용 한화솔루션 달튼 공장장은 “공장 설립 계획 초기부터 스마트 팩토리를 적용해 불량률을 낮추고 생산성을 높였다”며 “생산 시설은 한국에서 들여온 것이란 자부심도 있다”고 설명했다.

차준홍 기자


달튼 공장에서 차로 30여 분 거리에 있는 카터스빌에선 또 다른 태양광 모듈 공장 건설이 한창이었다. 130만㎡ 부지에선 공장 외부 뼈대를 쌓아 올리는 골조 공사가 한창이었다. 카터스빌 공장 건설을 담당하고 있는 최대연 한화솔루션 상무는 “하루 평균 400~450명을 투입해 공장 건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지난달 말 기준 공정률은 17% 수준”이라고 말했다.


태양광 공장, 한화 해외 최대 투자


한화솔루션이 카터스빌 등에 투자한 금액은 총 3조2000억원이다. 해외 투자 규모로 보면 71년 한화그룹 역사상 최대치다. 그만큼 이번 프로젝트가 중요하다. 내년 말부터 일부 가동 예정인 카터스빌 공장은 솔라허브 프로젝트의 정점이다. 카터스빌 공장이 완공되면 잉곳(폴리실리콘을 녹인 덩어리)→웨이퍼(잉곳을 얇게 절단한 소재)→셀(태양전지)→모듈로 이어지는 태양광 밸류 체인을 한 공장에서 완성할 수 있게 된다. 태양광 발전 소재부터 모듈까지 미국 내에서 생산하는 단일 공장은 카터스빌이 유일하다. 달튼 공장의 경우 셀은 한국 등에서 수입해 가공한 뒤 태양광 모듈을 생산해왔다.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제조 능력을 확장하고 있다. 달튼 공장은 2공장 가동을 계기로 모듈 생산력을 5.1GW(기가와트) 규모로 늘었다. 카터스빌 공장이 가동하면 태양광 모듈 생산 능력은 8.4GW로 늘어난다. 8.4GW는 실리콘 전지 기반 모듈을 만드는 태양광 업체 생산 능력으로는 북미 최대 규모다. 이는 130만 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과 맞먹는다. 카터스빌 공장이 완공되면 하루에 4만8000장의 태양광 모듈이 생산 가능하다. 한화솔루션 측은 “솔라허브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물류비 절감과 운영 효율성 제고 등을 통해 원가 경쟁력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화가 이렇게 미국 투자에 적극적인 건 시장 확장 전략과 정부 보조금 지원책이 맞물려서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태양광과 전기차 등 신재생 에너지 산업에 보조금을 쏟아붓고 있다. 태양광 모듈 제품에 대한 미 정부의 보조금은 최종적으로 확정되지 않았지만 현지 생산 제품에 한해 보조금을 확정할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한화도 이를 기대하고 있다. 박흥권 한화솔루션 큐셀부문 북미사업본부장은 “한화큐셀의 중요한 경쟁력은 미국에서 만든 패널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이라며 “태양발전소 건설 투자 등과 맞물려 사업 영역도 확장하면서 중국 업체와의 가격 경쟁에서 노출되는 부분도 회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조지아주 카터스빌 한화솔루션 공장 건설 현장 전경 모습. 130만㎡ 공장 부지에선 공장 외부 뼈대를 쌓아 올리는 골조 공사가 한창이었다. 사진 한화솔루션

美 행정부, 신재생 산업 적극적으로 육성


미 정부는 신재생 에너지를 미래 산업으로 키우고 있다. 쇠락한 카펫 산업단지에서 태양광 모듈 생산지로 변신하고 있는 달튼과 카터스빌은 산업 방향 전환을 그대로 보여준다.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이 올 4월 달튼 공장을 찾은 것도 이런 의미가 있어서다. 미 정부 2인자가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사업장을 공식 방문한 것은 한화솔루션이 처음이었다.

해리스 부통령은 당시 “달튼이 미국 최대 태양광 모듈 공장의 기지가 됐고 세계 최고 수준의 모듈을 생산하고 있다”며 “기후변화 대응과 청정 에너지에 투자하는 건 미국과 국민들에게 투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은 “한화솔루션은 내년까지 양질의 일자리를 2500개 이상을 창출하고 매년 수백만 가구에 청정에너지를 제공할 수 있는 태양광 모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차준홍 기자


조지아 주(州)정부도 적극적이다. 한국과 일본 등에 별도 사무소를 두고 기업 투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이날 만난 밥 코젝 미 조지아주 경제개발국 글로벌커머스본부장은 “조지아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피해를 보지 않도록 주 정부 차원에서 별도 지원하고 있다”며 “한국이 전기차와 배터리 등 신재생 에너지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조지아주와도 긴밀한 관계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달튼・카터스빌=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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