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꿈 있나" 국감 나온 김동연에 쏟아진 이재명 질문
17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의 화두는 ‘서울-양평 고속도로’였다. 이날 참석한 행안위원 19명 중 11명이 관련 질의를 했다.국민의힘 의원들은 김동연 경기지사가 7월과 8월 기자회견을 열고 국토교통부의 대안(강상면 종점)에 반대한 것을 놓고 “분열을 조장한다”고 항의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원안(양서면 종점)에 IC(나들목)를 추가해야 한다”는 김 지사의 주장을 두둔했다.
서울-양평고속도로에 여야 격돌
첫 질의자로 나선 전봉민 국민의힘 의원은 “김 지사의 기자회견을 보면 원안과 대안 중 어떤 것이 나으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정치적인 부분만 중요하다고 하고 있다”며 “지사가 국민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 경기도민의 목소리를 듣고 도민들이 더 유익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도지사의 첫 번째 임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박성민 의원도 “정동균 전 양평군수와 김부겸 전 총리도 인근 땅을 매입했다”며 “원안보다 대안이 경제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원안과 변경안(대안)을 비교해봐야 하느냐는 지적이 틀린 말은 아니지만 빨리 추진할 수 있는 방안을 봤을 땐 변경안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새로 해야 할 가능성도 있어 시기적으로 불리하고, 주민 숙원과 정부가 약속한 것이 있어서 원안 추진을 주장했다”고 답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10명 중 8명이 김 지사를 옹호하며 “분열의 책임은 대안을 제시한 국토교통부에 있다”고 맞받아쳤다. 문진석 민주당 의원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해 확정된 사업인데 민간 용역사가 대안을 제시하면서 분열이 시작됐다”고 주장했고, 최기상 의원도 “왜 원안대로 추진해야 하는지 설명해달라”고 요청했다. 같은 당 강병원 의원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강산면 일타강사냐? 아니면 일타 선동꾼이냐. 어떻게 생각하느냐”며 김 지사의 의견을 물었다.
김 지사의 공약인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와 ‘기회 소득’ 등도 국감에서 언급됐다. 송재호 민주당 의원이 “경기북부특별자치도를 추진할 의지가 있냐”고 묻자 김 지사는 “21대 국회에서 특별법을 마무리 짓기 위해 주민투표를 오는 2월 9일까지 반드시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나는 김동연’ 항의에도 또 소환된 이재명
여당 의원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경기도 국감에서도 이 대표를 다시 소환했다. 지난해 국감에선 이 대표 관련 질의가 쏟아지자 김 지사가 “나는 김동연”이라고 불만을 표한 바 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3월 정부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일본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을 유치하겠다고 발표하자 이 대표가 ‘일본 퍼주기’라고 비판한 것을 언급했다. 그는 “민선 7기(김동연 지사) 경기도는 2018년 11월 강제징용 기업으로 인정된 일본 아지노모토와 투자업무협약을 체결했다”며 “윤석열 정부가 일본 기업을 유치하면 ‘일본 퍼주기’고, 이재명이 유치하면 고용·경제 활성화냐”고 비판했다.
같은 당 정우택 의원은 이 대표의 아내 김혜경씨가 연루된 경기도 법인카드 의혹을 언급하며 “감사관실에서 전수조사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이와 관련 “저희 감사 결과를 보니까 최소 61건에서 최대 100건까지 사적사용이 의심이 된다. 그래서 업무상 횡령‧배임으로 경찰청에 (수사 의뢰를 했다)”고 답했다. “법카 사적 유용 건수가 수십건, 액수는 수백만원에 이른다”며 지난 4월 경기도 감사 결과를 재차 언급했다.
조은희 의원은 이 대표가 경기지사 시절 추진했던 ‘기본주택’ ‘먹거리 전략 5개년 계획’ ‘경기교통공사 설치’ 등에 대한 무용론을 제기하며 “이 정책을 계속 이어받을 것이냐?”고 물었다. 김 지사는 기본 주택에 대해선 “저희 나름대로의 서민주택 정책을 펴겠다”며 선을 그었고, 먹거리 전략 5개년 계획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뭘 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기교통공사에 대해선 “버스 등 여러 면에서 기여한 부분이 있다. 없앨 생각은 없다”고 답했다.
권성동 의원은 “김 지사가 정치 문제를 자주 언급하고 정치 행사에 참석하는 것을 보니 대통령에 대한 꿈을 버리지 않은 것 같다”며 대선 도전 의향을 물었다. 김 지사는 “그런 생각 지금 해본 적 없다”고 일축했다.
최모란 기자 choi.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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