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세 배당소득자 폭증했다…"文정부 세법개정의 나비효과"

미성년자 부동산 임대 소득 ↑
"부의 대물림, 불평등 심화"

미성년 부동산 임대 소득자와 주식 배당소득자가 매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국세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에 이어 2021년에도 미성년 배당소득자가 급증했으며 특히 0세 배당소득자는 전년 대비 3배 넘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신생아가 태어나자마자 곧바로 주식을 증여받은 경우인 '0세 배당소득자'는 2020년 2439명에서 2021년 7425명으로 3배 이상 급증했다. 이는 4년 전 219명에 불과했던 수치보다 33배가 증가한 결과다. 2018년(372명)과 2019년(427명)에도 500명을 넘지 않았지만 20년으로 넘어가며 한 해 만에 5.7배가 늘어난 뒤 급증세로 접어들었다.

이는 주식이나 부동산 등 가치 상승이 기대되는 자산을 자녀에게 미리 증여하면 가치 상승분이 자녀에게 귀속돼 절세 효과가 발생하는 점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10년을 기준으로 성인 자녀는 최대 5000만원을, 미성년 자녀는 최대 2000만원에 해당하는 증여세를 면제받는다. 약 1000만원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다.

또한 국세청은 2020년에 미성년자 배당소득자가 급증한 이유에 대해 2021년 1월 예고됐던 세법개정을 들었다. 기존에는 증여세와 소득세 중 하나만 납부하면 됐지만, 2021년을 기준으로 증여세와 소득세를 모두 내도록 세법 개정이 예고됐기 때문에 법 개정 전 주식 증여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미성년자 부동산 임대소득도 꾸준히 증가해왔다. 미성년 임대인 수는 2017년 2415명에서 꾸준히 늘어나 2021년에는 3136명으로 나타났다. 5년 새 약 30%(721명) 늘어난 것이다.

또한 2017~2021년 미성년자들이 벌어들인 임대소득은 총 2716억3400만원으로 확인됐다. 연도별로는 ▲2017년 504억1900만원 ▲2018년 548억8600만원 ▲2019년 558억8100만원 ▲2020년 556억1800만원 ▲2021년 548억3000만원이었다.

미성년 임대인 대부분은 상가를 임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미성년 임대인 3136명 중 상가 임대 인원은 2820명이다. 특히 서울 지역의 미성년 임대 소득자는 한 해 평균 약 2000만원의 임대 소득을 올렸다.

김 의원은 "부의 대물림과 소득 불평등이 매년 심화된다"라며 "공정한 경쟁을 위한 재분배는 조세 정책의 핵심인 만큼, 관련 제도에 빈틈이 없는지 살피겠다"고 강조했다.

고기정 인턴 rhrlwjd0312@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