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외면하더니" 美바이든, 아랍 지도자 마음 잡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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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을 18일(현지시간) 전격 방문키로 하면서 가자지구를 둘러싼 일촉즉발의 사태를 해결할 실마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부터 미국 행정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지도자를 설득하며 75년간 중동 내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분쟁을 완화하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그렇지 않았다고 AP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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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 신경쓰느라 중동 이슈 등한시
아랍 수장들 설득 가능할 지 주목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을 18일(현지시간) 전격 방문키로 하면서 가자지구를 둘러싼 일촉즉발의 사태를 해결할 실마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중동 국가 간의 외교가 사태 해결에 한층 중요해진 상황이지만, 집권 초기부터 중동 이슈보다는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는 데 몰두해온 바이든 행정부를 바라보는 아랍 지도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16일(현지시간) CNN방송 등에 따르면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이스라엘 방문 일정을 공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 방문 중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나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보여줄 예정이다. 또 이스라엘은 하마스로부터 자국민을 보호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뿐 아니라 인근 아랍 국가도 방문한다. 그는 이스라엘에 이어 같은 날 요르단 암만을 방문해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을 비롯해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도 만날 계획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7일 하마스의 공습 이후 이스라엘을 지지한다고 여러 차례 밝혔지만, 동시에 이번 무력 충돌이 '중동전쟁'으로 확대하는 상황은 피해야 한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피력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랍 지도자들과 원활한 대화로 충돌을 완화하는 것이 중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아랍 지도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중동 방문을 크게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미국의 치열한 전시 외교가 현재까지는 중동의 아랍 국가를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이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미 바이든 대통령에 앞서 중동 국가를 연이어 돌아다니며 지도자들을 중재하고 있는 블링컨 장관은 아랍 지도자들의 불편함을 몸소 체험했다.
지난 14일 밤 블링컨 장관이 사우디아라비아 무하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나러 갔을 당시 빈 살만 왕세자가 나타나지 않아 블링컨 장관이 몇시간을 대기했고 다음 날 아침에야 겨우 만나는 일이 있었다.
또 블링컨 장관은 같은 날 이집트를 방문했는데, 시시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가자지구에서 발생한 전쟁이 중동 전체의 안정을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고 한다. 또 "이스라엘의 대응이 정당한 자기방어를 넘어 가자지구 주민들에 대한 '집단처벌'로 변질되고 있다"며 이스라엘의 지상전 계획을 비판했다.
AP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방문한 이후 요르단과 이집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지도자를 만날 때 비슷한 말을 들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아랍 지도자들의 이러한 반응은 바이든 행정부가 집권 초기부터 중동 이슈에 큰 관심을 쏟지 않는 일명 '조용한 외교'를 해온 것에서 비롯됐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부터 미국 행정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지도자를 설득하며 75년간 중동 내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분쟁을 완화하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그렇지 않았다고 AP는 설명했다.
이러한 바이든 행정부의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 바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의 통화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1년 취임 이후 2년여 만에 처음으로 지난 14일 아바스 수반과 통화했다.
조나단 로드 신미국안보센터(CNAS) 선임연구원은 "걸프 파트너 국가들이 이스라엘에 대해 빠르고 결단력 있는 대응을 미국이 내놓는 것을 지켜보고 있으며 이에 대해 경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요세프 무나이에르 아랍센터 팔레스타인-이스라엘 프로그램은 "핵심 이슈가 해결되지 못하고 남아있는 한 이를 무시하는 건 사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서 "그것이 모두에게 교훈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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