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과수 결과 채택 안해, 이례적" 손자 잃은 강릉 급발진 의심 사고…할머니 '혐의 없음'

강주희 2023. 10. 17.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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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강릉에서 차량 급발진 의심 사고로 12살 손자를 잃고,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입건된 60대 할머니가 '혐의없음'으로 불송치됐다.

A씨 측 변호를 맡은 법률사무소 나루 하종선 변호사는 "급발진 의심 사고 형사사건에서 경찰이 국과수의 감정 결과를 채택하지 않고, 불송치 결정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며 최초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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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경찰서, 증거불충분 불송치 결정
경찰 "운전자 과실 증거로 불충분"

지난해 12월 강릉에서 차량 급발진 의심 사고로 12살 손자를 잃고,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입건된 60대 할머니가 '혐의없음'으로 불송치됐다.

17일 강릉경찰서는 할머니 A씨 사건에 대해 증거 불충분으로 '혐의없음' 불송치 결정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감정 결과는 실제 엔진을 구동해 검사한 결과가 아니라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앞서 '국과수는 차량 제동장치에서 제동 불능을 유발할만한 기계적 결함은 없는 것으로 판단되고, 차량 운전자가 제동 페달이 아닌 가속 페달을 밟아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감정 결과를 내놨다.

지난해 12월 강릉에서 차량 급발진 의심 사고로 12살 손자를 잃고,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입건된 60대 할머니가 지난 3월20일 첫 경찰 조사를 마치고 아들의 부축을 받으며 경찰서를 떠나고 있는 모습./연합뉴스

경찰은 실제 차량 운행 중 제동장치의 정상 작동 여부와 예기치 못한 기계의 오작동을 확인할 수 있는 검사가 아니기 때문에 국과수 분석 결과를 A씨의 과실에 의한 사고임을 뒷받침할 자료로 삼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 A씨 측이 제조사를 상대로 낸 민사소송에서 이뤄진 사설 전문기관의 감정 결과가 국과수 분석과 상반된 것이어서 국과수 분석 결과만으로는 A씨에게 죄를 묻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A씨 측은 '차량 결함으로 인한 급발진 사고'를 주장하며 지난 1월 제조사를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A씨 측 변호를 맡은 법률사무소 나루 하종선 변호사는 "급발진 의심 사고 형사사건에서 경찰이 국과수의 감정 결과를 채택하지 않고, 불송치 결정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며 최초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6일 강릉시 홍제동에서 A씨가 손자 이도현군을 태우고 운전한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의 급발진 의심 사고가 발생해 도현군이 숨졌다. 사고 당시 급박했던 상황이 담긴 차량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되고 A씨의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면서 A씨에 대한 선처를 구하는 탄원서가 전국 각지에서 모였다.

또 A씨 가족이 지난 2월 국회 국민동의 청원에 올린 '급발진 의심 사고 발생 시 결함 원인 입증 책임 전환 청원' 글에 5만명이 동의하면서 관련법 개정 논의를 위한 발판이 마련됐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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